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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투자에 대한 생각 - y=α+βx

26.08.09 (수정됨)

저자 및 도서 소개

저자인 하워드 막스가 오크트리를 운용하며 고객들에게 투자 철학과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한 메모를 엮은 책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투자에 관한 가장 중요한 원칙 20가지를 제시하고, 고객들에게 발송한 메모와 그에 대한 저자의 자세한 설명을 추가하였다. “투자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싶었다.” 라는 그의 서문처럼 알파 투자자가 되기 위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투자의 불확실성, 리스크, 역투자의 어려움 등을 강조했다.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이 요인들에 대해 내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그간의 투자 경험을 뒤돌아 봤고 나만의 투자 철학을 세우는 힌트를 얻었다.

 

 

내용 및 줄거리

 

1.리스크의 이해

책에서 투자의 원칙 20가지를 제시했지만 대부분이 리스크와 연관된 내용이다. 투자자는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승장에서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것보다 하락장에서 방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훨씬 중요하다. 시장에서 오래 살아 남아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잊지 않아야 할 부분이다. 매년 30% 수익과 -20% 하락을 반복하는 투자와 매년 7% 꾸준히 상승하는 투자를 30년 뒤 비교하면 전자는 원금의 1.8배 후자는 원금의 7.6배이다. 전자의 연평균 복리 수익률은 약 2%에 불과하다. 

 

위의 예시에서 공격적인 투자보다 방어적인 투자가 멘탈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좋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에 대해 “현대에는 기술과 정보가 발전하고 또 과거의 버블 붕괴와 여러 가지 리스크를 학습하여 대비하지 않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의 효율성이 완벽해지지 않을까?” 라는 의문을 갖았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해 모든 젊은 투자자가 하는 착각이라고 꼬집었고 과거에도 ‘이제는 완벽한 시장과 제도가 갖춰줬다’ 라는 생각이 초래한 버블들을 소개했다.

 

생각해보니 바로 얼마 전 25세 천재 투자자라고 불린 레오폴드의 이야기도 그랬다. 오픈AI의 연구원이었던 그가 AI투자를 통해 신화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월가의 신성이라는 찬사를 받은 직후 레버리지와 마진콜로 결국 강제 청산을 당했다. 또한,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을 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결국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은 많은 손실을 봤다. 최근의 두 사례 모두 기술 혁신으로 인해 낙관적인 미래를 예상했던 결과다. 리스크에 관한 저자의 생각들을 듣고 모건 하우절의 문장이 떠올랐다. “당신이 모든 시나리오를 남김없이 고려했다고 생각한 후에 남는 것이 리스크다.” 투자 시장에서 항상 겸손해야함을 가장 잘 나타내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2. 사이클과 심리의 이해 

리스크를 낮추려면 투자 사이클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 사이클에 대해 사계절, 밤낮, 태엽 감기, 롤러코스터 등 다양한 비유가 있지만 저자는 시계추에 빗대어 설명했다. 첫 번째로 시계추가 한가운데(가치와 가격이 일치하는 지점) 위치하는 시간은 잠깐이고 보통 양 극단 어딘가를 향해 있을 경우가 더 많다. 호황기에는 낙관론이 불황기에는 비관론이 팽배하며 더 극단으로 밀어 올린다. 둘째, 영원한 것은 없다. 극단으로 치달은 시계추는 결국 다시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온다. 끝없는 불황도, 끝없는 상승도 없다. 셋째, 추를 움직이는 것은 군중의 심리다. 완벽한 시장에서는 가치와 가격이 일치하는, 시계추가 가운데에 머물러야 한다. 하지만 오만함 또는 두려움이라는 시장 참여자의 심리가 추를 양 끝단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3. 2차적 사고

 그렇다면 알파 투자자로서 시장 평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현재 시계추 방향이 단기적으로 어디를 향해 움직일 지 예상할 순 없지만, 현재 시계추가 어디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기업 분석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이 해당 기업의 리스크를 간과하여 리스크 대비 낮은 수익률임에도 자본이 몰리고 있다는 현상을 파악할 수 있다. 보다 직관적으로는 이번 코스피 상승장처럼 모두가 주식을 해야 한다는 심리가 팽배하고 레버리지 상품에 거리낌 없이 자본이 몰리는 시장이면 시계추가 가운데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때 알파 투자자는 대중의 심리에 휩쓸리지 말고 대중과 반대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결정하고 그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차적 사고가 필요하다. 2차적 사고를 통해 현재 시계추의 위치가 가운데에서 벗어나 있음과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현재 추세가 계속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리스크를 낮추는 또 다른 방법은 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다. 기업의 주가가 가치보다 저렴하다면 이는 잃을 확률이 상당히 적다. 안전마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시장의 심리가 악화되어 불황의 끝쪽으로 시계추가 움직이더라도, 상대적으로 잃는 폭은 적다. 반대로 호황의 끝쪽으로 움직이다면 상승폭은 더 많다.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위해서는 2차적 사고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책에서 기업 가치에 대한 분석 방법, 그리고 2차적 사고를 통해 저평가 주식을 발견한 사례들이 소개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저자는 이런 기술적 분석보다 위에서 말한 투자 철학과 기준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함) 

 

나에게 어떤 점이 유용한가?

이번에 너나위님의 재테입 강의를 들으면서 베타 투자자로 시장에 오래 살아남으며 경험을 쌓고 그 안에서 알파 투자의 기회가 왔을 때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알았다. 굳이 나는 알파 투자자가 될거야. 또는 베타 투자자가 될거야.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정체성을 나눌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이와 관련해서 저자는 투자 수익률에 대해 다음과 같은 공식을 제시했다. 

 

y=α+βx

 

β는 시장이 움직일 때 내 포트폴리오가 반응하는 강도인 시장 민감도 계수, x는 시장 수익률이다. 나스닥 평균 지수를 추종하는 포트폴리오라면 β는 1, 지수를 1.5배 추종하는 포트폴리오라면 β는 2가 된다. 여기서α는 리스크와 수익 간 비대칭성을 창출하는 능력이다. 투자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만큼 수익을 얻지만 α를 잘 다루는 투자자는 상승장에서 평균이상의 수익률, 하락장에서는 평균이하의 손실을 본다. α를 잘 다루는 방법은 2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시계추 위치에 따라 β계수를 조정하는 방법이다. 현재 시장이 과열되어 있으면 β계수를 낮추거나 현금 비중을 늘리는 방법이다. 또는 경우에 따라 금이나 채권 등 헷지 포트폴리오 비율을 높인다. 반대로 공포가 지배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하면 2,3배 지수 추종 etf를 매매하여 β계수를 높일 수 있다. 이는 비교적 쉽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통해 사람들의 심리를 알 수 있고 신용매매잔고 등 객관적인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주의점은 내가 그들 중 하나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비관론과 공포가 지배할 때 매수할 수 있는 확신, 모두가 환희에 차서 낙관론이 지배할 때 욕심을 덜어낼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α 수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때 필수 요소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가치보다 가격이 낮다고 판단되는 주식이 있으면 그 비중을 늘릴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하며, 비싸다 혹은 싸다는 기준은 어떻게 정의할 지가 문제다. 기업의 가치는 얼마 만큼의 현금을 벌어 들이느냐, 그리고 그 매출과 순이익이 얼만큼 증가할지가 문제다. 또한 경쟁 업체가 해당 시장에 진입하기 쉽냐, 어렵냐 등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PER, PBR, ROE등 주식이 얼만큼 고평가 되어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수치가 있지만 이는 섹터마다, 그리고 시장의 분위기 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것도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나의 주식 투자 방법은 β는 1로 고정한 채 β의 비중에 치중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개별주 투자를 통해 α의 비중도 가져갈 것이지만, 현재 해당 영역에서 1등이 명확한 우량주만 매수하고 그 비율 또한 β에 비해 현저히 낮게 가져갈 것이다. 또한 앞으로 1,2년은 현금 대비 주식 총 비중을 50% 이하로 유지하다가 호르무즈해협, 관세, 전쟁 등 매크로 적인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적립식 분할로 β계수가 높은 지수 추종 etf에 투입할 예정이다. 3년 이후부터는 공부와 경험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기준을 마련하여 군중 심리에 매몰되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것이다. “내가 그 공포 속에서 실제로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심리적 체력이 있는가”, “어깨에 팔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별주에 대한 공부를 통해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은 유지되었는데 매크로와 같은 외부 변수나 오너 리스크, 규제, 블록딜 등 일시적 악재가 터져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해당 주식을 매수할 것이다.(PBR,PER 등 활용) 이를 통해 α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 물론 기업 가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고, 주가가 많이 떨어짐이 지속되었을 때 인내할 수 있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정도의 방향성만 세우고 디테일은 실제로 경험하면서 각 계수와 수치를 조정하다보면 더 나은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책을 읽고 포트폴리오의 의미를 알았다. 투자자의 실력은 결과가 아닌 포트폴리오가 알려준다. 잘 설정된 포트폴리오는 대중과 반대로 움직이는 역투자를 가능케 한다. 가지고 있는 a주식이 급등하면 내 포트폴리오에서 a의 비중이 높아짐으로 a를 일부 분할 매도하여 어깨에 팔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포트폴리오의 모든 주식이 너무 올라 현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면 일부 덜어내어 하락장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의 성향과 철학이 포트폴리오에 반영되고 각 영역별 비중들이 결국 투자자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포트폴리오라는 시스템을 통해 감정을 통제하고 역투자를 실천하려면, 사전에 명확한 기준점과 허용 범위를 설정해 기계적인 리밸런싱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시장 전체의 흐름을 따르는 베타와 초과 수익을 노리는 알파의 균형을 유지하며 포트폴리오의 기초 체력을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이때 확보한 현금은 단순한 미보유 자산이 아니라, 과열된 시장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다음 기회를 잡는 강력한 보험이자 탄약이다. 결국 투자자의 정체성과 실력은 이러한 원칙들이 포트폴리오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증명된다.

 

"나는 시장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포트폴리오를 기본 골격으로 삼고, 위기라는 시계추의 극단에서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나만의 기준(포트폴리오)과 심리적 체력을 길러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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