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수도권 23만 가구+α 공급,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청년·신혼부부 금융지원까지 내용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해야 합니다.
“23만 가구가 공급되면 기존 아파트는 이제 안 봐도 될까?”
저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합니다.
11년차 투자자로 이번 발표와 유사한 경험을
2018년도에도 경험한 바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기존 아파트’를 더 자세히 봐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을 포함한 3기 신도시를 발표했습니다.
당시에도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앞으로 집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굳이 지금 사야 하나?”
기다린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공급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공급에는 발표 → 착공 → 입주 세 단계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진짜 공급은 마지막 ‘입주’입니다.
3기 신도시는 2018년부터 발표됐지만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기존 아파트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2021년까지 크게 상승했습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8년 10월 약 8.0억원에서
2020년 3월 9.1억원, 2020년 9월 10억원을 넘어섰고,
2021년 4월에는 11.1억원까지 상승했다.
불과 2년 반 사이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약 3억원 상승한 것이다.
출처: KB국민은행 월간 KB주택가격동향(리브부동산), 연합뉴스 2021.4.26
물론 그 이유가 공급 지연 하나 때문은 아닙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전세 불안, 수요 증가 등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투자자가 배워야 할 교훈은 분명합니다.
‘미래에 집이 많이 생긴다’와
‘지금 살 집이 많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번 23만 가구도 숫자보다 시간을 봐야 합니다
이번 대책은 공공택지의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약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7개월도 입주가 아니라 착공까지의 시간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이 결혼하는 사람,
직장 때문에 이사하는 사람,
아이 학교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
전세계약이 끝나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아야 할까요?
결국 상당수는 현재 존재하는 기존 주택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공급대책이 발표됐다고
기존 아파트를 무조건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투자자는 신규 공급이 실제 입주하기까지의 공백을 봐야 합니다.
그럼 어떤 기존 아파트를 봐야 할까요?
아무 아파트나 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라면 앞으로 두 가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전세가격입니다.
매매는 미룰 수 있지만 거주는 미룰 수 없습니다.
입주물량이 부족한데 전세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라면
전세가격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매 7억, 전세 4억인 아파트의 전세가 5억으로 올라간다면
매매와 전세의 차이는 3억에서 2억으로 줄어듭니다.
그 순간 세입자는 생각합니다.
“조금 더 보태서 그냥 살까?”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는 지점입니다.
두 번째는 매매가격입니다.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매매가 활발하게 일어날 여건이 더욱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금융대책까지 함께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번 정책은 모든 사람의 대출을 풀어준 것이 아닙니다.
대신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등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일부 개선하는 방향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돈은 어디로 갈까요?
현금이 많지 않은 실수요자가
처음부터 서울에서 강남접근성이 좋은 아파트를 사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의
대출을 활용해 살 수 있는 가격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부동산 사장님께 문의해보면 서울 집값이 예산 범위에 벗어나자
경기도 주요 지역으로 밀려 이동하는 수요들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최근 발표된 8월 세제개편안이 보유보다는 거주시 세금적으로 유리하다 보니
전세를 주고 있던 집에 실거주로 들어가게 되고
매입 임대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폐지로
27년도까지 양도분만 중과배제 적용되는 만큼
매도시 전세 가능한 물량들이 시장에서 더 사라지게 됩니다.
전세 상승 → 매매·전세 가격차 축소 → 실수요 매수 전환 흐름이 더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용이한 지역은
이미 전세가 씨가 마른 상황으로
생존 매매로 이미 전환된 움직임이 보인지 오래 되었습니다.
단지별로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20평대 전세, 매매 매물이 없는 단지가 상당수입니다.
‘똘똘한 한 채’만 보던 시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남과 서울 핵심지역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지역이 아니라 좋은 가격입니다.
현실적으로 매수 가능한 지역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30억 아파트가 33억이 되는 것과
5억 아파트가 6억이 되는 것은 상승률이 다릅니다.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상승률은 현재 고통스러운 수준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가장 좋은 집이 어디인가?보다
실수요자가 살 수 있으면서 아직 덜 오른 좋은 집은 어디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다음 시장에도 받아줄 수요가 풍부한 단지라면
매수를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8·13 대책, 이렇게 보겠습니다
2018년 3기 신도시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명확합니다.
공급 발표만 보고 시장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23만 가구라는 숫자만 보고 기다릴 필요도 없고,
공급이 늦는다고 아무 집이나 서둘러 사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관심 지역의
입주물량 → 전세가격 → 매매가격 순서로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공급관련 정책이 발표되면 기존 아파트를 보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제 입주까지의 공백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정책은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대안이 마련되어 있는지
결혼을 앞두고 거주할 집을 어디에 마련할지
아이 학교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경우 대비가 되어 있는지 등
개인 상황에 적용하여 준비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동산 가격은 지금 사람들이 어디에서 살고 싶어 하는지가 만듭니다.
단순히 23만 가구 공급하니까 기다려 볼까가 아니라
각자 거주하고 싶은 곳의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을 먼저 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