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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기 투자 후, 추가 매수 혹은 갈아타기를 위한 가이드라인 [모찌롱]

26.08.22

 

24년 하반기, 당시 월부학교 여름학기를 보내고 있던 저는 서울 수도권 단지의 시세를 습관적으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는 23년 하락장을 지나 중상급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상급지로 진입하거나 갈아타기를 통해 더 좋은 자산으로 갈아끼우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시기였습니다) 

그때의 저의 행동(시세 확인)은 투자자로서 시세를 업데이트하고 

시장 상황을 파악하려는 목적의 시세확인과는 거리가 멀었고,  

 

1년 전인 2023년, 지방 중소도시에 투자하려고 꽤나 열심히 모았던 종잣돈을 그 때 쓰지 않고, 

조금만 더 모아서 기다렸다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서울 단지를 살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종잣돈의 규모와 투자 타이밍만 보면 23년에 투자를 하면 안 되는 것이 맞아 보였습니다. 

그랫기 때문에 허탈한 마음도 크게 들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했고, 배운대로 행동했다고 생각했는데, 

누구는 수도권에 벌써 진입하고 있는데, 나는 왜 아직도 지방에만 머물러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제 스스로와 수도 없이 싸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바로 그 2023년 투자 덕분에 덕분에 두 번째 서울/수도권 갈아타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1호기 투자 후 ‘다음’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제 경험에 기반한 추가 매수 또는 갈아타기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제가 드리는 가이드가 정답이라기보다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의 사고를 조금이나마 확장시키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첫 투자 후 찾아오는 두 가지 감정

 

1호기를 하고 나면 대부분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겪습니다.

 

하나는 막막함입니다. 

이제 겨우 한 채인데, 

목표까지 가려면 대체 몇 번을 더 해야 하는 걸까. 

계산해보면 아득해집니다.

 

다른 하나는 조급함입니다. 

다음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지금 수도권 시장을 보면 나한테까지 기회가 올 것 같지가 않습니다. 

수도권 시장은 이미 내 입장에서는 날아가고 있으니까요.

 

이 두 가지 감정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성격이 정반대라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막막함은 목표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막막함은 사람을 멈추게 만듭니다. 

아무리 해도 어차피 안 될 것 같으니까요.

 

조급함은 지금 놓치고 있는 가까운 것만 봐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부동산투자에서의 조급함은 투자자로 하여금 아무거나 사게 만듭니다. 

아무거나라도 사지 않으면 더 늦어버릴 것 같은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방향은 반대인데 결과는 같습니다. 

둘 다 제대로 된 투자를 못 하게 만듭니다.

 

두 가지 감정이 드는 것은 돌이켜보니 당연한 것이고 앞으로도 감당해야 할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이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투자자로서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다행인 것은 감정이라는 것은 내 의자와 행동에 따라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막막함은 목표를 세분화하면 줄어듭니다.

수십억 수준인 최종 목표 자산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해야할 것만 명확히 인지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미 비전보드 작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큰 계획은 정했기 때문에 그 다음은 그 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1호기 했으면 2호기, 아니면 갈아타기. 

갈아탔으면 다시 새로운 투자 또는 자산 불리기. 

이런 식으로 당장 해야 할 목표에 집중하다보면 

막막함이라는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조급함은 기준을 세우면 줄어듭니다.

기회라는 것은 기회 자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내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때 뭐가 기회인지 안 보이는 것입니다. 

기준이 있으면 시장이 아무리 올라도 내가 투자할 수 있는 곳은 남아 있습니다.

부동산투자의 특성 상 각 시장별로 시차가 존재하고 흐름도 다르며, 다시 단지별로도 선호도에 따라 가격의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24년에 제가 힘들었던 것도 잘 생각해보면 사실 손해를 봐서가 아니었습니다. 

2호기를 투자한 시장이 심정지였던 것은 맞지만, 실제로 손실이 실현된 것도 아니고

제 가치를 찾아간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제가 했던 실수는 더 크게 오른 걸 못 샀다는 ‘비교’ 때문이었습니다.

 

목표를 세분화하고 기준에 맞추어 투자를 이어왔다면, 

단순히 타이밍이 안 맞아서 놓친 물건을 보면서 분한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막연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나면 다뤄야 할 대상이 명확해집니다. 

막막해서 멈춰 있는 건지, 조급해서 서두르는 건지. 

저는 그걸 구분하는 데 그로부터 6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26년 현재, 제가 의문을 가졌던 그 자산은 결국 제 가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 갈아타기의 원천은 저축만이 아닙니다

 

갈아타기를 하려면 당연히 돈이 있어야 합니다. 

이 때 그 돈의 원천은 단순히 저축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면 실제로 돈이라는 것은 먼저 심어둔 나의 자산에서도 자라나게 됩니다.  

 

당연히 가진 돈으로 아무거나 심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원칙은 단순합니다.

내가 살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에 투자해야 그 자산이 자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투자금에 맞춰 기준을 낮추지 않는 겁니다. 

돈이 부족하다고 판단 기준까지 같이 내려버리면, 

그건 씨앗이 아니라 그냥 돌을 심는 일이 됩니다. 

기준은 강의에서 배운 그대로 적용하면 됩니다. 

새로 만들 필요도, 내 상황에 맞게 타협할 필요도 없습니다.

 

 

| 숫자로 보는 씨앗의 의미

 

갈아타기 과정을 예시를 들어 말씀드려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기와 금액은 모두 당시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정한 임의의 금액이며, 세금 등 부대비용은 제외하였습니다)

 

22년 12월. 종잣돈 5천만원으로 2.5억 짜리 지방 소형 구축 매수 

25년 3월. 2년 이상 보유 후 3억에 매도. 

25년 6월. 매도 후 현금 1억(투자금 5천만원 + 시세차익 5천만원) + 2년 동안 저축 6천만원(연간 3천만원 가정) = 1.6억으로 수도권 갈아타기

 

만약 2022년에 투자하지 않고 저축만 했다면 어땠을까요. 

같은 기간 모았을 돈은 1.1억입니다(종잣돈 5천만원 + 2년 간 저축 6천만원).

차이는 5천만원입니다. 

금액 자체도 1년에 3천만원 저축을 하는 사람 기준으로 매우 큰 돈입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부분은 단순히 금액의 규모가 아닙니다. 

 

‘시간을 앞당겼다’는 것

1.1억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수도권으로 갈아타기에는 애매할 수 있는 규모라는 판단을 했다면, 

종잣돈 규모를 좀 더 늘리기 위해서 1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라는 특성을 갖는 자본주의는 저축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습니다.

즉, 다시 1년 이상 열심히 모았을 때 내가 보던 그 단지는 진입할 수 없는 가격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축만 했다면 급지를 몇 단계 낮춰서 갔거나, 아예 진입을 못하고 다시 지방으로 가야 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씨앗을 심는 일은 자산을 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씨앗을 심음으로서 시간을 앞당기고 좋은 선택지를 늘려가는 일입니다. 

 

 

| 지방이냐, 수도권이냐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추가매수 = 지방, 갈아타기 = 수도권 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전반을 보내면서 이것은 말 그대로 선입견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방향성은 수도권이 맞습니다. 

최종적으로 가야 할 곳은 분명합니다. 이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거기까지 직행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렇다고 수도권만 보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상승장이 중반부를 지나 끝물에 다다르면 수도권에서 살 게 없어지는 구간이 옵니다. 

가격은 부담스럽고 규제는 두껍고. 

그런 상황에서 지방 앞마당이 하나도 없으면 투자 자체를 못 합니다. 

결국 시장에 기회가 없는 게 아니라, 기회가 있어도 내 앞마당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앞마당은 필요해진 다음에 만들 수 없다는 겁니다. 그때부터 지역을 파기 시작하면 이미 늦습니다.

 

그래서 수도권과 지방을 번갈아 쌓아야 합니다. 

정확히는 사이클이 다른 시장을 앞마당으로 골고루 만들어야 합니다.  

심는 행위, 즉 투자를 멈추지 않으려면, 심을 땅이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지금 당장 뭘 해야 할까요.

 

0. 투자는 마라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십시오

 

내가 지금 하는 행위가 단발적인 투자가 아니라 10년을 바라보고 하는 장기 계획의 중요한 일부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 지금 투자 가능한 금액과 1년 뒤 종잣돈을 함께 적어보십시오

 

 

막연히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종이에 숫자를 적어보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대출 가능액까지 포함해서 지금 당장 움직일 수 있는 금액을 확정하십시오.

 

당장 투자금이 없는 분도 계실 겁니다. 당연합니다. 투자자는 투자할 수 있는 기간보다 투자를 못하고 기다리는 기간이 압도적으로 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년간 모을 수 있는 종잣돈 규모까지 함께 적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0원이어도 1년 뒤 5천이 되는 사람과 1억이 되는 사람은 지금 봐야 할 지역이 다릅니다. 

 

이 두 숫자가 명확하게 정해지기 전까지 지방이냐 수도권이냐는 논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2. 그 금액으로 갈 수 있는 지역을 추리십시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투자금에 맞는 단지부터 찾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 살 수 있는 매물 목록을 가치판단이 선행되지 않고 투자금에 맞추어서 뽑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입니다.

 

지역을 추리라는 것은 볼 지역을 정교하게 고르라는 의미입니다. 

종잣돈 1억으로 당장 투자하려는 분이 강남을 앞마당으로 만들고 계시다면, 

그건 시간을 앞당기는 행위가 아니라 미루는 것에 가깝습니다.

내 자금으로 진입 가능한 가격대가 실재하는 지역인가. 

여기서부터 걸러야 후보가 좁혀집니다.  

 

지역 선정은 동료, 선후배를 레버리지 할 수도 있고

프롭테크를 활용하여 지역평단가를 기준으로 검토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3. 온전한 앞마당을 만들기 위한 스케줄링을 하십시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 대충 보거나, 얕게 보거나, 일부만 보려는 계획을 잡으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단지 몇 개만 골라 본 지역은 앞마당을 만든 것이 아니라 매물 구경에 불과하고, 

정작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답은 속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다만 막연히 늦추는 게 아니라 숫자로 짜야 합니다.

  • 업무 스케줄을 먼저 깔아두십시오. 
    특히 업무량이 유동적인 분이라면 달력에 확정된 업무일정을 먼저 채워야 합니다.
  • 그 다음 투자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주당 몇 시간인지 적으십시오.
  • 앞마당 하나를 온전히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을 채우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역산하십시오.

 

경험상 100시간에서 150시간만 확보되면 앞마당 하나는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주당 20시간만 투자하면 한 두 달 남짓이면 채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 달에 하나가 안 되면 두 달에 하나로 가면 됩니다. 

비록 앞마당 개수는 줄지만 깊이는 지켜집니다. 

쓸 수 있는 6개가 못 쓰는 12개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잘못 만든 앞마당 1개 때문에 망하는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기준을 낮추고 싶어지는 순간을 경계하십시오

 

실전투자에 있어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투자금이 부족할 때 판단 기준까지 같이 내리는 것입니다.

살 수 있는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사는 것과, 

단순히 돈이 되니까 사는 건 전혀 다릅니다. 

우리의 투자기준인 (가)저환수원리의 “가치”를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다음에 따라오는 투자기준을 아무리 만족시킨다 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 마치며

 

투자를 하면서 내 위만 바라보면 한없이 좌절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방향은 분명하고 원대하게 설정하되,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투자에만 집중하고 투자라는 점을 찍는 행위를 이어나가십시오. 

그 행위가 '다음'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0

오렌지b
26.08.22 10:05

BEST | 막막함과 조급함이 아닌, 기준을 가지고 역산스케줄링해서 내가 다음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게 정말 중요할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제 마음속 깊은 곳에 막막함과 조급함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ㅎㅎ 찌롱님, 저희 조가 임장하고 임장보고서를 쓰며 다 같이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이렇게 디테일한 경험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실전반 동료로 함께할 수 있어 넘 행운입니다ㅎㅎ 넘 멋져여🤩💫💫

럭키쿼카
26.08.22 08:30

오 찌롱어르신! 갈아타기와 추가매수를 앞둔 우리 ㅋㅋ조원들한테 안성맞춤 나눔글이네요!! 우리조밖에 모르는 찌롱님.. 기준을 낮추고 싶어지는 순간을 경계하라는 부분이 제일 인상 깊습니다 투자금이 아닌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다음 투자 준비하겟습니다 감사합니다아❤️

회오리감자
26.08.22 09:29

와 찌롱님ㅋㅋ진짜 단단한 투자자... 읽으면서 몇 번을 감탄했는지 모르겠어요 진솔하게 경험 나눠주셔서 더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다르게 상승하는 지금 시장에서 어떻게 마인드를 다잡고 행동으로 옮겨가야 하는지 알려주셔서 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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