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월부지니1입니다.
요즘 한창 SNS 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슬랑이”를 아시나요?
오늘 회사 동료가 ‘슬랑이’가 유행이라면서 건네 주길래 하나 집어 들었습니다.
쫀득한 감촉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손으로 주물럭거릴 때마다 슬랑이 속에 들어있는 비즈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그 소리와 감촉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해서 슬랑이를 만졌습니다. 더 좋은 소리를 듣고 싶고, 더 큰 자극을 느끼고 싶어서 비즈가 모여 있는 특정 부분만 집중적으로 꾹꾹 눌러대기 시작했죠.
그러다 ‘톡-’ 하는 소리와 함께 슬랑이의 옆구리가 터져버렸습니다.
속에 있던 점토들이 새어나왔고, 황급히 스카치테이프를 찾아 터진 부위를 누더기처럼 덧대어 붙여야 했습니다.
테이프를 붙여놓으니 예전처럼 마음껏 주무를 수도 없었고, 조금만 힘을 주면 다시 터질까 봐 아주 살살, 조심스럽게 만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곳만 지나치게 몰두한 결과,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마음 편히 즐기지 못하게 된 셈입니다.
망가진 슬랑이에 테이프를 붙이며 문득 ‘투자자의 삶’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삶은 하나의 ‘슬랑이’로 구성되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랑이의 오른쪽은 가장 큰 성취감과 이익을 가져다줄 것 같은 ‘투자’
슬랑이의 왼쪽은 나의 단단한 기반이 되어주는 ‘직장’
그리고 가장 위쪽 부분이 내 삶의 온기를 책임져주는 ‘가족과 건강’
우리는 투자에 깊게 몰입하다 보면, 종종 중심을 벗어나곤 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남들보다 더 빠르게 자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라는 슬랑이의 오른쪽에만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저녁에는 임보를 쓰고, 주말에는 임장을 다니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투자 공부에만 몰두합니다.
그렇게 한쪽 슬랑이만 집중적으로 주무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슬랑이의 왼쪽과 위쪽 옆구리가 터져나가기 시작합니다.
- 투자에 몰두하느라 성과와 신뢰를 잃어버린 회사 라이프의 균형,
- "나중에 부자 되어서 잘해주면 되지"라며 방치해 둔 가족과의 관계와 대화,
-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로 조용히 무너지고 있던 내 몸의 건강.
한번 터져버린 관계나 신뢰, 건강은 슬랑이에 붙인 테이프와 같습니다.
어떻게든 붙여서 수습할 수는 있겠지만, 예전처럼 완벽하고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깨진 건강을 돌이키기 위해서는,
투자에 쏟았던 노력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봉합 작업에 소요됩니다.
투자자에게 ‘투자’는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 삶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본업이라는 기반이 튼튼해야 종잣돈의 기반을 유지할 수 있게 되고, 가족과 건강이라는 울타리가 무너지지 않아야 투자로 번 돈도 의미를 가집니다.

혹시 지금 너무 우리 삶이라는 슬랑이의 한쪽만 강하게 쥐어짜고 계시진 않나요?
오늘 밤은 잠시 임보를 쓰기 전, 혹시 내가 소홀히 다뤄 옆구리가 얇아져 가고 있는 ‘슬랑이의 한쪽’은 없는지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투자라는 슬랑이만 만져 옆구리가 곧 터질 것만 같은 슬랑이들이 보인다면 다시 다른 쪽 슬랑이를 만지기 시작하세요. 그럼 금방 슬랑이의 터질 것 같은 옆구리가 제자리로 돌아올 거에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