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와 주말을 쪼개
분위기 임장도 하고, 단지임장도 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에 예약해서 매물까지 보고 왔습니다.
역과의 거리, 학교와 상권, 연식과 세대수까지
정리했지만 마지막에는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
“그래서 어느 단지를 먼저 투자 후보로 봐야 하지?”
“여기가 더 좋아 보이기는 하는데 왜 좋은지 설명하기가 어렵네.”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열심히 했기에 더 답답합니다.
투자를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부터
어느 정도 시간을 쓴 분들까지도
이런 고민을 자주 물어보곤 합니다.
더 많이 다니고 보고서를 자세하게 쓰면
투자에 대한 판단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보만 열심히 정리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장에서 본 것을 정리하고 투자로 연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눈으로 본 건 많은데 얼마나 기억하나요?
임장을 할 때는 분명 여러가지 생각을 합니다.
‘역에서는 가까운데 매일 이 언덕을 오르기는 불편하겠다.’
‘단지는 조금 오래됐지만 아이를 키우는 가족은 여기를 좋아하겠다.’
주변 혹은 단지 사진을 찍고 다음 단지로 이동합니다. 생각은 나중에 보고서를 쓰면서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피곤하기도 하고 제대로 정리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미룹니다.
며칠 뒤 사진을 열었을 때는 단지의 모습은 기억나지만 왜 좋거나 아쉽다고 생각했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결국 역과의 거리, 연식과 세대수처럼 찾아볼 수 있는 정보만 채우게 됩니다.
여기에 처음부터 맞는 결론을 내리고 싶은 마음도 더해집니다.
‘내가 이 단지를 더 좋게 보는 게 맞을까?’
‘다른 사람은 다르게 이야기하던데, 잘못 생각한 건 아닐까?’
확신이 생긴 뒤 적으려고 하다 보면 정작 내 생각은 남기지 못합니다. 하지만 생각이 꼭 정답일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무엇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는지 남아 있어야 나중에 비교하고 잘못 본 부분도 고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요? 단순히 ‘좋다’, ‘별로다’가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연결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같은 역세권인데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역을 이용하는 두 아파트가 있습니다. 역까지의 거리도 비슷하고 연식과 평형에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도만 보면 어느 단지가 더 좋은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A단지는 역에서 나와 평지를 따라 걸으면 도착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마트와 상가가 있어 퇴근하면서 장을 보기에도 편합니다. 반면 B단지는 큰 도로를 건너야 하고 단지로 들어가는 길에 경사가 있습니다. 상권을 이용하려면 귀가 동선에서 벗어나 따로 움직여야 합니다.
단순하게 정리를 하면 두 곳 모두 ‘도보로 접근 가능’이라고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에게도 두 단지가 똑같이 느껴질까요?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리는 비슷하더라도 차도를 거의 건너지 않고 등교할 수 있는 곳과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를 건너야 하는 곳은 부모에게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입지요소가 비슷해 보여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느끼는 편리함에는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A단지 철산래미안자이 09년식 - 역까지 700m
B단지 광명브라운스톤 2단지 07년식 - 역까지 500m

그리고 이 차이는 5억이라는 가격의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가격 차이가 보인다면 빨간색에 해당하는 단지가 더 비싸네에서 끝내지 않고 질문해보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 단지에 돈을 더 지불하고 있을까?”
현장에서 확인한 거주 환경의 편리함이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주차, 관리 상태, 학교와 주변 환경이 함께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한가지만으로 가격 차이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해야 눈으로 본 것과 사람들이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가격이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돈을 버는 상품이 아닌 거주라는 관점으로 바라보세요
우리는 투자하기 위해 아파트를 봅니다. 그래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얼마인지, 투자금은 얼마나 필요한지부터 궁금해집니다. 물론 모두 확인해야 할 중요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 아파트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매일 살아갑니다. 아침에 출근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저녁에는 장도 보고, 외식도 해야합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산책하거나 인근 마트와 상권을 이용합니다.
결국 내가 직접 살지 않더라도 보유하는 동안에는 임차인이 매도할 때는 매수자가 그 집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서 투자할 아파트이지만 먼저 누군가 살아가는 집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바꿔야 할 한 가지’가 바로 이 관점입니다.
‘역이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매일 그 길로 출퇴근하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근에 상가가 있다면 생활에 필요한 가게들이 있는지 실제로 이용하기 편한 위치인지 살펴봅니다.
이런 조건이 거주자의 생활에 주는 편리함과 만족을 생각해보는 것이 거주가치를 이해하는 출발점입니다.
이때 내 취향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자동차로 출퇴근해도 그 지역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없어도 가족 단위 수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은 살펴봐야 합니다.
“이 지역에서 집을 구하는 사람은 왜 이 단지를 선택할까?”
이 질문을 가지고 임장해야 단지의 특징을 넘어 선호도의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본 것을 투자 판단으로 연결하는 세단계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어떻게 임장보고서에 남기면 좋을까요?
다음 순서로 정리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첫번째.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과 연결된 질문을 합니다.
임장을 마친 뒤 한꺼번에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기억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임장을 하면서 질문하고 직접 확인해보세요.
예를 들어 교통을 확인한다면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이 걷기에 편한 동선인지, 학교를 볼때는 아이가 실제로 어떤 길을 따라 등하교하게 되는 지 등 질문을 던져보는 것입니다.
질문을 던져야 같은 길을 걸어도 보는 것들이 달라집니다. 지도에서 가깝다고 생각했던 상권이 실제로는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내가 본 것과 생각을 함께 기록합니다.
단지를 나온 뒤 휴대전화 메모에 짧게 ‘역세권, 상권 양호’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역에서 단지까지 평지이고 귀가 동선에 마트가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이 출퇴근과 장보기를 함께 해결하기 편하겠다고 생각했다’ 로 기록합니다.
첫 문장은 직접 임장하며 본 사실, 이어지는 문장은 사실에 대한 내 생각입니다. 둘을 구분해 남겨야 나중에 판단이나 생각에 수정이 필요할 때 무엇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정리할 시간을 따로 만들기 보다는 바로 생각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번째, 단지의 차이와 가격을 함께 비교합니다
기록을 했다면 사람들이 어느 단지를 더 선호할지 그 이유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연식과 면적의 가격 흐름을 확인해봅니다. 그리고 다음 내용을 남겨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 단지와 그 이유, 현재 가격에서 내가 먼저 검토할 단지와 그 이유, 판단을 위해 추가로 확인해야 할 내용.
이렇게 적으면 단순히 ‘A단지가 좋아 보인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근거로 우선순위를 정했는지 남길 수 있습니다. 이후 실제 매물의 가격과 조건, 필요한 투자금을 확인하며 투자 여부를 검토하는 것입니다.
임장 일정과 함께 단지 두개를 골라보세요
추석을 앞두고 10월 임장을 준비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다음에 임장할 지역과 일정을 정하면서 비교해보고 싶은 두 단지도 골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도에서 역과 학교, 상권으로 가는 길을 살펴보고 현장에서 확인할 질문을 하나 적고 임장할때 본 것과 실제 다른 점을 기록하면서 비교를 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단지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판단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단 관심이 가는 혹은 비슷한 위치지만 가격 차이가 나는 단지만이라도 왜 사람들이 더 선호할지 생각해보고 그 이유가 가격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기록해놓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에 대한 근거를 남겨놓고 다시 볼 수 있게 해놓는 것입니다. 그 기록이 쌓이면 단순히 다녀온 곳에서 사람들이 어디를 왜 선호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앞마당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런 생각이 임장 보고서의 결론이 되고 투자할 기회가 왔을 때 확신을 갖고 선택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