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지역과 단지가 있었지만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예산에 맞는 다른 지역을 알아보는데
이번에는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여기도 규제되기 전에 서둘러 사야 하나?”
“이미 늦었다면 다음에는 어디를 봐야 하지?”


최근 군포의 집값과 거래량이 늘면서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을 다룬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올해 6~8월 군포 아파트 매매가격은 3.7%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매물 물량이나 거래량만 살펴봐도 가격이 주춤하는 상급지하고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당장 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거나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기다리는 사이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또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기일수록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규제를 피해서 다음 지역을 찾는 데 집중하느라
같은 돈으로 할 수 있는 더 좋은 선택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혹은 규제 지역이 되기 전에 빨리 사야할 것 같아서 놓치는 것은 없을까?
군포 다음 어디가 오를까?
지금과 비슷한 모습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2020년 상승장에서 수도권 규제 지역이 확대될 때마다 비규제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20 대책으로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 등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됐지만 당시 군포는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달인 3월 군포 아파트 가격은 한 달 동안 5.28% 올랐습니다. 4월에는 안산 단원구와 상록구가 각각 1.67%, 1.59% 오르며 월간 상승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를 수원 → 군포 → 안산 으로 이어지는 풍선효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가격 상승이 계속되자 정부는 6·17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을 다시 확대했습니다. 2020년 6월 19일부터 군포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고 안산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습니다.
과거 상승장에는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이후 규제가 그 지역까지 확대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물론 가격 상승을 규제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 군포와 안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뿐 아니라 교통 개선 기대 등 지역별 호재도 함께 있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수요가 한 지역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미 많이 오른 지역이나 규제로 묶인 지역에서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접근 가능한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상승 흐름이 주변으로 넓어졌습니다.
그렇게 21년 누적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군포 31.8%, 시흥 37.26%와 안산 32.49%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살펴보면 20평대이긴 하지만 군포의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이후로 시흥 장현지구 내에 랜드마크 급 단지와 안산 내 외곽에 위치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비슷하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다음 지역을 미리 찾아가면 되는 것 아닐까?”
실제로 그런 과정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론을 내리기 전에 그래프를 조금 더 길게 봐야 합니다.
의심이 확신이 되고, 확신이 맹신이 될 때
처음에는 의심합니다.
“군포가 올랐다고 시흥이나 안산까지 오를까?”
그런데 실제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결국 여기도 오르는구나.”
주변 단지까지 오르고 신고가 소식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에는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 안 오른 곳을 사면 되겠네. 기다리면 결국 오를 테니까.”
올라가는 모습만 계속 보다 보면 의심은 확신이 되고 확신은 맹신이 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가격도 비교하고 사람들이 왜 이곳을 찾는지 살펴봤는데, 나중에는 ‘다른 곳도 다 올랐다’는 사실이 매수의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확신이 커지는 동안 가격도 함께 올랐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과거 사례를 볼 때도 얼마나 올랐는지만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상승 다음에는 하락이 있습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오르기 전에 산 사람과 오른 뒤에 산 사람의 결과는 다릅니다. 가격이 크게 오른 뒤 매수했다면 이후 하락을 겪는 동안 언제 오를지 모르는 막막함부터 여러가지 어렵고 힘든 감정이 커져갑니다.

하락장이 찾아오고 입지적으로 아쉬운 지역내 단지들이 더 크게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가격이 움직이고 있을까요?

과거와는 다르게 군포의 단지는 전고점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다른 지역내 단지들은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고 멈춰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승장에서 함께 올랐던 단지들이 하락장에서 그 이후 최근 상승장에서 비슷하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늦게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더 크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고 중심부에 있는 집도 비싸게 사면 큰 하락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인해야 하는 것은 과거의 상승 순서가 아닌 어떤 집을 어느 가격에 샀고, 그 집을 계속 찾는 수요가 있는지입니다.
‘다음 지역도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수록 그 지역의 가치와 매수해도 괜찮은 가격인지 그래서 내가 꼭 사야하는 이유가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외곽 지역을 보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곽 지역이라도 지역 안에서 선호도가 높은 대표 단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는 위에서 예시를 들었던 안산이라는 지역내에 위치한 랜드마크 단지이며, 아까 봤던 단지와 다르게 과거 가격 흐름과 비교시 더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역 전체가 함께 오르는 시기는 있어도 이후의 결과까지 모두 같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XX지역 도 올랐다’거나 ‘XX지역은 회복이 느리다’는 말만으로 판단하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집을 놓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지역에서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은 어디인지 교통과 학군, 연식과 주거환경 중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 그 선호도가 실제 거래와 가격에 어떻게 나타났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물론 선호도가 높은 단지라는 이유만으로 사는 것이 괜찮은 것은 아닙니다. 더 좋은 집을 찾는 과정에는 가격 비교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합니다.
외곽이 올랐다면 눈을 다시 돌려보세요.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면 외곽 지역의 가격이 많이 오른 지금 시선을 다시 중심지로 돌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집을 알아볼 때는 서울이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가격이 너무 비싸 보여 자연스럽게 외곽으로 눈을 돌렸을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선택할 수 있는 가격 차이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도권의 가격이 많이 오른 지금도 그 차이가 그대로일까요? 예를 들어 서울에서 보고 있던 집이 10억이고 대안으로 보던 경기도 지역 내 집이 7억이었다면 가격 차이는 3억입니다. 그런데 외곽 집이 8.5억까지 오르는 동안 서울의 집이 10억에 머물러 있다면 가격 차이는 1.5억으로 줄어듭니다.
외곽이 많이 올랐다면 예전에는 예산 밖이라고 생각했던 서울이나 더 좋은 지역이 지금도 정말 같은 거리만큼 멀리 있는지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1억 5천만 원도 큰돈입니다. 실제 대출 가능 금액과 월 상환액을 따져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던 지역이 지금도 똑같이 어려운지는 다시 계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외곽이 올랐다고 그 주변에서만 집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선택지의 범위를 넓혀서 다시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라면 ‘규제 전’보다 ‘지금 가격’을 먼저 봐야 합니다
투자할 곳을 찾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면 ‘지정되기 전에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다음 비규제지역은 어디일까’를 찾게 됩니다.
하지만 규제 전에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더 선호하는 단지와 차이가 크지 않다면 규제가 덜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지역에 가격과 수요 공급 여건을 비교했을 때 더 나은 후보가 있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기회를 찾는 것과 규제 지역 지정 소식에 따라 지역을 정하는 것은 다릅니다.
투자라면 보유하는 동안의 가격 변동과 나중에 매도하는 상황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예상한 전세가격에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도 감당할 수 있는지, 주변에 새 아파트가 들어올 때도 사람들이 이 집을 선택할지, 내가 팔려고 할 때 매수자가 찾을 이유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지역을 선택하는 이유가 ‘다음에 오를 것 같아서’가 되는 것은 조심해야합니다.

어디가 오를까 대신 비교부터 해보세요
규제지역이 늘어나고 주변 지역의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다음에 오를 지역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 번쯤 시선을 넓혀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보고 있는 지역 안에서만 다음 후보를 찾기보다 같은 예산으로 살 수 있는 다른 지역과 단지까지 다시 비교해보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가격이 벌어져서 비교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단지가 오히려 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오른 지역이라도 여전히 선호도가 높은 이유가 있고 수요가 받쳐준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음에 어디가 오를지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진 돈으로 어떤 지역내에 어떤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규제는 집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집을 선택해야 하는지까지 정해주지는 않습니다. 다음에 오를 지역을 찾기 전에 지금 같은 돈으로 더 나은 선택은 없는지 한 번 더 비교해보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