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자는 말에
“나는 먼저 들어갈게”라고 이야기합니다.
퇴근하고 저녁을 시켜 먹으려다가도
“집에 있는 걸로 먹자”며 냉장고를 엽니다.
사고 싶은 옷은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며칠째 결제를 미룹니다.
그렇게 이번 달은 나름대로 아꼈는데
카드값이 빠져나간 통장을 보면 생각만큼 돈이 남지 않습니다.
“큰돈 쓴 것도 없는데 다 어디로 나간 거지?”
돈을 모으고 싶지 않은 게 아닙니다.
나름대로 참고 줄이고 있는데 생각만큼 모이지 않으니 답답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월급의 절반도 저축한다는데
나는 여기서 무엇을 더 줄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더 아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럴 때는 무엇을 더 참아야 할지 고민하기 전에
지금까지 아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돈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번 고민하며 사먹는 커피 한 잔보다
별다른 생각 없이 빠져나가는 돈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아끼는데도 돈이 잘 모이지 않는 분들이
먼저 확인해보셨으면 하는 지출 세 가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리 집은 한 달에 얼마나 쓰고 있을까요?
국가데이터처의 「202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5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구주 연령 |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 |
|---|---|
39세 이하 | 282만 4천 원 |
40~49세 | 384만 7천 원 |
물론 가족 수와 주거 상황이 다르므로
이 금액보다 많이 쓴다고 무조건 낭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보다 적게 쓴다고 더 살펴볼 필요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나가는 돈을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느냐입니다.
정확한 금액은 아니어도 식비와 관리비가
대충 어느 정도 나가는지 기억합니다.
아이 학원비나 월세처럼 큰돈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액 결제나 가끔 나가는 돈까지 합치면
얼마인지 물었을 때는 답하기 어렵습니다.
한 번에 큰돈을 쓰면 기억에 남지만
몇만원, 몇천원씩 결제한 돈은 쉽게 잊습니다.
매달 나가지 않는 돈이라서
이번 달에만 이렇고 다음달에는 괜찮다고 이야기합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크게 썼다는 느낌도 없이 지출이 쌓이는 것입니다.
첫째, 금액이 작아서 쉽게 쓰는 돈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구독료와 멤버십, 소액결제입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가입했습니다.
첫달은 무료 체험이라 부담없이 시작하기도 했지만
해지를 하지 못해서 결제가 되고 그냥 냅두자 하게 됩니다.
그런데 요즘 얼마나 이용하는지와 상관없이 결제는 계속됩니다.
“얼마안되는데 뭐”
“없으면 불편하잖아”
“언젠가는 쓰겠지”
하나씩 보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월 1만원짜리 서비스 세개면 1년에 36만원입니다.
여기서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만 살펴볼 것은 아닙니다.
쓰고 있더라도 그 편리함에 계속 돈을 낼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광고를 조금 보거나 배송을 하루 더 기다리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면 구독을 끊고
그 돈을 모을 수도 있습니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모두 유지하다 보면 매달 나가는 돈은 늘어납니다.
특히 생각해봐야 할 것은 구독 때문에 늘어나는 소비입니다.
배달비가 무료라 집에서 먹으려던 식사를 주문하고
할인 쿠폰이 아까워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산다면 어떨까요?
구독료는 몇천원이어도 그로 인해
추가로 쓰는 돈은 훨씬 클 수 있습니다.
할인받은 금액만 보면 절약한 것 같지만
주문하지 않았다면 나가지 않았을 돈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서비스를 끊으면 조금 불편해지는 걸까 꼭 필요한 일을 못 하게 되는 걸까?”
“이 구독 덕분에 돈을 아끼고 있을까 오히려 더 자주 쓰고 있을까?”
조금 불편해지는 정도이거나 다른 소비를
자꾸 만들어내고 있다면 일단 끊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한달간 없이 지내보면
정말 필요한 서비스인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둘째, 가끔 나가서 생활비에서 빠뜨리는 돈입니다
이번 달에는 친구 결혼식이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부모님 생신이 있고
명절에는 선물과 교통비가 들어갑니다.
그때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달은 어쩔 수 없었어. 다음 달부터 다시 모으면 되지”
그런데 다음 달에도 다른 일이 생깁니다.
하나하나는 특별한 지출이지만
일년 동안 보면 특별한 일이 없는 달을 찾기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조사비나 선물비를 전부 내지 말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관계를 위해 기꺼이 쓰고 싶은 돈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돈을 계획에서 빼놓은 채 그때그때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다 부족하면 저축을 줄이거나 모아둔 돈을 꺼내게 됩니다.
지난 일년 동안 경조사와 선물에 얼마를 썼는지 한번 더해보세요.
예를 들어 연간 120만원이 나갔다면
매달 10만원씩 모아야 하는 지출이고
그저 결제만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총액을 알아야 내 상황에 맞는 기준도 정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얼마까지 쓸지
미리 생각해두면 분위기에 맞춰 예산을 넘기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끔 나가는 돈도 반복된다면 생활비 안에 넣어야 합니다.
셋째, 필요한 돈이라고 생각해 그대로 내는 지출입니다
보험료, 차량 유지비, 대출이자처럼
쉽게 건드리기 어렵다고 느끼는 돈입니다.
“보험은 있어야 하니까”
“차는 필요하니까”
“이자는 원래 내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보험이 필요하다는 것과 현재 가입한 내용을
모두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차가 필요하더라도 유지비가 얼마인지
알고 있는지는 별개의 일입니다.
차량에 들어가는 돈도 주유비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보험료와 자동차세, 주차비, 정비비까지 합쳐야
실제 얼마가 나가는지 알게 됩니다.
대출 역시 처음 받은 뒤 그대로 갚고 있다면
현재 조건을 다시 비교해볼 여지가 있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이 지출들은 현재 내 상황에 맞는지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보험은 보장 내용과 해지 불이익을
대출은 금리뿐 아니라 변경 비용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오늘 당장 모두 바꿔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필요한 지출이니까 이 금액도 어쩔 수 없다”고
넘겼던 부분을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커피값은 매일 고민하면서 이보다 큰돈은
몇 년째 확인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월급이 그대로여도 모이는 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펴본 뒤 매달 15만 원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구분 | 기존 | 지출 조정 후 |
|---|---|---|
월 실수령액 | 300만 원 | 300만 원 |
월 저축액 | 60만 원 | 75만 원 |
저축 비율 | 20% | 25% |
연간 저축액 | 720만 원 | 900만 원 |
월급은 그대로지만 일 년 동안 모이는
금액이 180만원 이나 늘어납니다.
15만원이라는 금액만 보면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60만원을 모으던 사람에게는
저축액이 25% 늘어나는 변화입니다.
물론 지출 내역을 확인했다고
저절로 돈이 모이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줄이고 그 돈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남겨야 달라집니다.
절약한 돈이 생활비 통장에 그대로 있으면
어느새 다른 소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줄일 수 있는 금액이 정해졌다면
저축액도 그만큼 함께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매달 모으는 돈이 늘어나면
내 집 마련이나 투자를 위해
필요한 종잣돈을 준비하는 시간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지출 하나만 찾아보세요
오늘 저녁에 카드와 계좌 내역을 열어
다음 세 가지 중 내게 해당하는 것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작아서 넘긴 돈 : 이용하지 않거나 다른 소비를 늘리는 구독·멤버십
- 가끔 나가는 돈 : 일년간 얼마를 쓰는지 모르는 경조사비·선물비
- 그대로 내는 돈 : 금액과 내용을 한동안 확인하지 않은 보험료·차량비·이자
전부 한꺼번에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를 골라 얼마가 나가는지 확인하고
줄일 수 있는 금액만큼 저축으로 옮겨보세요.
커피 한 잔을 참으며 돈을 모으려 했던 마음으로
이제는 무엇을 더 참을지만 고민하기보다
내가 별생각 없이 계속 내고 있던 돈을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종잣돈 모으기 시리즈]
1) "딱히 쓴 것도 없는데.." 매달 카드값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는 사람들의 공통점
2) 나도 모르게 새는 돈 찾는 법 3단계 (못 찾을 수가 없습니다)
3) “커피값은 아끼면서 배달 음식은 3만원?” 나는 어떤 지출러일까? (+유형별 처방)
4) "얼마 모아야 종잣돈이에요?" 천만원 5천만원 1억, 금액마다 달라지는 한 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