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부 튜터 진심을담아서 입니다.
투자 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 저는 늘 이런 상태였습니다.
당시 제 상태: 이번 주는 회사 프로젝트 마감이라 임장을 못 갔습니다. 다음 주는 주말에 결혼식이 두 개 있었습니다. 그다음 주는 몸살이 났습니다. 그러고 나니 한 달이 지나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했던 생각이 기억납니다.
"조금만 정리되면 제대로 시작해야지."
프로젝트 끝나고, 경조사 지나가고, 몸 좀 괜찮아지면. 그때 되면 집중해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고 알게 됐습니다. 그 '조금만 정리되면'이 오지 않더군요.
프로젝트가 끝나니 다른 프로젝트가 생겼고, 결혼식 시즌이 지나니 명절이 왔습니다. 문제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문제로 바뀔 뿐이었습니다.
계획이 밀렸을 때 쓰는 말

계획이 밀렸을 때 우리가 쓰는 말은 보통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이유입니다.
“이번 달은 업무가 몰려서 시간을 못 냈습니다. 주말엔 가족 일정이 겹쳤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숫자와 다음 행동입니다.
“3회 계획, 1회 완료. 다음 달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 오전에 2회.”
결론적으로 숫자와 다음 행동을 적은 게 훨씬 좋은 계획입니다. 멈춰 선 그 자리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앞쪽이 게으른 게 아닙니다. 오히려 더 성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왜 못 했는지를 정확히 들여다보려고 애쓰는 쪽이니까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유를 꼼꼼히 정리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결론에 도착합니다.
"지금은 여건이 안 되네. 이것부터 좀 정리하고 하자."
그리고 멈춥니다. 더 열심히 들여다볼수록 더 확실하게 멈춥니다. 야근은 계속 있고, 아이는 또 아프고, 경조사는 또 생깁니다. 정리하고 나서 하려고 하면 그 '나서'가 오지 않습니다.
상황이 좋아서 가는 게 아닙니다
또 하나 오해하기 쉬운 게 있습니다. 계속 가는 사람들은 여건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야근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이 재우고 새벽에 강의 듣는 분이 있고, 주 6일 근무하면서 일요일 하루를 쪼개 임장 다니는 분도 있습니다.
여건이 다른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다릅니다.
"왜 못 했지?"
"그래서 이번 주엔 뭘 할 수 있지?"
첫 번째 질문은 답이 잘 나옵니다. 야근, 육아, 체력, 경조사. 설명할 거리가 넘칩니다. 그리고 설명이 정교해질수록 행동은 멀어집니다.
두 번째 질문은 답이 초라합니다. 보통 "토요일 오전 두 시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답입니다. 초라하더라도 우리의 삶을 바꾸는 질문과 집중이 훨씬 낫습니다.
한 달이면 두 질문의 차이가 안 보입니다. 1년이 지나면 보입니다.
질문이 다르면 하루가 다르고, 하루가 다르면 1년이 다릅니다.
준비가 안 된 채로 갔습니다

제가 임장을 처음 다닐 때 이야기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첫 매물 임장에서 저는 두 개를 보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힘들어서 사장님께 "오늘은 여기까지 볼게요"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그날 집에 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체력도 안 되고, 아는 것도 없고, 부동산 문 열기도 무섭고. 이 상태로는 안 되겠구나. 그때 두 가지 선택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책을 더 읽고, 강의를 더 듣고, 체력을 좀 키우고 나서 제대로 시작하는 것.
다른 하나는 그 상태 그대로 다음 주에 또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두 번째를 택했습니다. 거창한 결심은 아니었고, 기준을 아주 낮췄습니다. "오늘은 동네 한 바퀴만 돌고 오자." "매물 하나만 보고 오자."
체력이 좋아져서 간 게 아니라, 체력이 안 좋은 상태로 갔습니다. 아는 게 많아져서 간 게 아니라, 모르는 상태로 갔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니 지방 중소도시 웬만한 곳은 다 가본 사람이 됐습니다. 부동산 사장님 말씀을 다 알아듣고, 필요할 땐 반박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제는 끝까지 있었습니다. 제가 들고 다녔을 뿐입니다. 행동으로 삶을 바꾸려면 안고 가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그것을 끌고 다니는 태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오늘부터 바꿔볼 수 있는 것

세 가지만 바꿔보시면 됩니다.
첫째, 이유를 쓰고 나서 한 줄만 더 쓰세요.
"이번 달은 바빴습니다"에서 멈추지 말고, 그 아래에 "다음 달 첫째 주 토요일 오전"처럼 날짜를 적습니다. 이유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유에서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둘째, 이번 주에 확실히 할 수 있는 것 하나만 정하세요.
세 개를 적고 하나를 하는 것보다, 하나를 적고 하나를 하는 게 낫습니다. 결과물은 같은데 전자는 실패로 남고 후자는 성공으로 남습니다.
셋째, 상황이 정리되면 하겠다는 생각을 내려 놓으세요.
이게 가장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 번만 인정하면 됩니다. 정리되는 시점은 오지 않습니다.
계획은 좋은 상황을 전제로 세우면 안 됩니다. 지금 이 상황을 전제로 세워야 합니다.
'완벽은 좋음의 적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이 괜찮게 할 기회를 막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 못 하고 계신 분들이 의지가 약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하고 싶어서 못 하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어설프게 하느니 준비해서 제대로 하자는 마음이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몇 달을 흘려보냈습니다.
매물 두 개 보고 돌아온 그날은 완벽한 임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주가 있었습니다. 상황이 좋아지면 하려고 기다렸던 그 시간이, 사실 가장 좋은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가 없어지길 기다리지 마시고, 지금 그 문제를 들고 한 걸음만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완벽한 한 걸음은 평생 안 옵니다. 어설픈 한 걸음이 유일하게 가능한 한 걸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