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틈틈이 즐겨보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며칠 전 종영한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인데요, 제목 그대로 로또에 당첨됐지만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주인공을 통해 회사에서 겪게되는 ‘마음의 반전’을 함께 들여다보게 합니다.
수동적인 일상을 살던 회사의 막내 팀장인 주인공 공은태는 어느날 13억 상당의 로또에 당첨됩니다.
사직서 대신 13억을 마음에 품게된 공 팀장은 껄끄럽던 팀원에게 쓴소리를 하면서 오히려 관계를 회복하고, 기획 예산의 30%를 넘는 베팅을 하며 계약을 성사시키거나, ‘목줄을 쥐고 있는 거래처’에게 할 말 하며 갑을 관계를 반전시킵니다.
최근 10월 1주차 로또 당첨금이 약 16억이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돈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로또의 저주
미국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다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거액의 복권 당첨자 중 70%가 당첨금 수령 몇 년 뒤 재정적 압박을 받는다고 합니다. 당첨자들은 약 24개월 정도의 안정적이거나 호화로운 기간을 보내다가 당첨 후 약 3년에서 5년 사이 파산 신청이 급증한 뒤 다수가 완전한 자산 고갈을 경험합니다.
한국에서도 구체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2007년 로또 1등 당첨으로 12억을 수령한 A씨는 남동생과 누나, 가까운 친척들에게 총 5억 정도의 금액을 나눠주고, 본인은 남은 금액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A씨에게 받은 돈과 목돈을 보태 집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뒤 사업은 잘 되지 않았고 A씨는 동생의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했지만, 이후 대출상환이 늦어지며 동생과 다툼이 잦았습니다. 2019년, 결국 A씨는 말다툼 중 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합니다.
물론 앞서 말한 재정적 파산율 70%를 비껴간 30%의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 파워볼로 약 370억 원에 당첨된 티모시 슐츠는 당첨 직후 재무 설계사와 법률 대리인을 고용했습니다. 이후 대학으로 돌아가 저널리즘을 공부한 뒤, 올바른 자산 관리에 대해 알리며 당첨자들을 인터뷰하는 유튜버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파산을 피한 로또 당첨자들은,
- 철저하게 익명성을 유지
- 연금형 수령방식 선택
- 수령 직후 일정 기간 고금리 상품에 보관한 뒤 이성적으로 판단
- 직장을 바로 그만두지 않음
- 원금과 수익을 영구적으로 분리
라는 공통점을 가졌습니다.
즉, 이전부터 이어오던 일상을 바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판단을 할 시간을 두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 내가 생각하는 부자란?
로또에 당첨된다면?
누구나 한 번쯤 가볍게라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실 겁니다.
“드라마처럼 13억 정도의 당첨금은 좀.. 애매하지 않나?”
“그럼 30억 정도 당첨되면 지금 다니는 직장 관둬도 되나? 아니면, 50억은?”
예전에 막연히 생각했던 ‘부자’는
비싼 차, 명품 가방, 1등석, 강남 아파트 등의 키워드들과 함께 떠올렸는데 어떤 상상으로도 월급쟁이 직장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100억 부자 직장인이라니?!).
하지만 조금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가지고 있는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얼마가 되든 가치있는 자산을 잘 유지하며 불리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 동시에 내가 원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여기에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공간에 갈 수 있다면 최고의 행복이겠지요.
개개인이 생각하는 ‘부자’의 액수는 다르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자유/시간/가치’ 등이 가장 주된 행복의 키워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돈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돈이란 여러분이 원하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가장 어려운 것은 자신이 어떤 삶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일이다.”
책 <저스트 킵 바잉>의 저자는 꾸준히 좋은 자산을 모아야 한다고 내내 이야기 하지만, 재정 독립을 이루고 은퇴 한다면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생각해둬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 즉, 나의 정체성을 알아야 돈도 가치있는 것입니다.
다시 드라마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이제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회사 일들을 밀고 나갑니다.
진취적으로 해낸 일들 덕분에 진급도 하고, 회장과의 만남 장면을 통해 어쩌면 몇 년 뒤에는 관리직으로까지 고민할 수 있겠다는 상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당첨금은 쓰지 않았습니다.
로또 당첨으로 그의 삶이 변한 것도 맞지만, 그의 변화에 로또 당첨이 필수였던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같은 직장으로 출근하는 월급쟁이지만,
회사 안에서 나의 기반을 제대로 다지며 ‘나’라는 정체성을 더욱 뾰족하게 찾아갈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나’가 되고 싶나요.
부당한 일에 가끔은 화를 낼 줄도 알고, 내 정체성을 완성하는 일에 불필요 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과감하게 관두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 봅시다.
지금 당장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