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돈을 벌기로 한 건
부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하고 싶은 걸 자꾸 '나중에'로 미루는 게 싫어서였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당신의 이유를 찾는 방법도 하나 남겨둘게.
돈 얘기, 집에서 꺼내기 어렵지 않아?
솔직히 처음엔 그랬다.
돈 얘기는 꺼내는 순간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누가 더 썼는지, 왜 못 모았는지.
그래서 대부분은 그냥 넘어간다.
이번 달도, 다음 달도.
우리도 그랬다.
그날 아내가 한 말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조금 더 큰 집에서 살고 싶어."
대단한 요구가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래"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때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었나
구축 전세에 살았다.
주말부부로 지낸 시간도 있었다.
파견을 나가 집을 떠나 있던 시기도 있었다.
평일엔 각자 버티고,
주말에 겨우 만나 밀린 이야기를 했다.
그 사이 아이들은 자랐다.
지금 딸은 중학교 1학년,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다.
그 시절 사진을 보면 아이들이 정말 작다.
그 작은 시간들 중 많은 부분을 나는 옆에서 보지 못했다.
그래서 무엇부터 바꿨을까
거창한 계획은 없었다.
먼저 종잣돈을 모으기로 했다.
회사에서 다들 가기 꺼리는 사업소가 있었다.
나는 일부러 그곳으로 갔다.
아내가 육아휴직을 했을 때도
저축은 멈추지 않았다.
버는 돈이 줄어든 만큼, 우리가 정한 순서대로 덜 썼다.
아끼는 게 아니라 고르는 거라고, 그때 처음 생각했다.
여기까지 읽고 '그건 원래 여유 있는 사람 얘기 아냐?' 싶다면,
조금만 더 읽어줘.
우리도 시작할 때는 '그래'라고 말할 근거가 하나도 없는 집이었다.
10년쯤 지나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10년이 지났다.
15년 다닌 회사를 나왔다.
자산도 그 사이 조금씩 쌓였다.
그런데 정작 가장 크게 바뀐 건 숫자가 아니었다.
아내가 무언가를 말할 때
이제는 대답하기 전에 멈칫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할 때도.
"그래, 해보자."
그 말을 망설이지 않게 된 것.
돈을 벌기로 한 이유는, 결국 그 한마디였다.
다른 사람들은 왜 더 열심히 모으기로 했을까
얼마 전, 종잣돈모으기 기초반 수강생들이 남긴 결심을 봤다.
"한 달 전에는 딱 10만 원이라도 더 저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수강생분 중 한 분은 이번 달,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100만 원 넘게 자산통장으로 옮겼다고 했다.
“드디어 신용카드 잘랐습니다.”
“4인 가족 외벌이가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미래를 지키고 싶었죠.”
“여보! 우리 부부도 이렇게 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너무 긴 시간 동안 모른 척 했네요.”
결심일자를 보니 대부분 8월 말, 9월 초였다.
겨우 한두 달 전이다.
거창한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다들 우리처럼, 미뤄둔 장면이 하나씩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한두 달 사이에, 10만 원이 100만 원이 된 사람도 있었다.
나는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면
이유가 분명한 사람은 오래 간다.
이유가 흐릿하면 첫 달은 열심히 해도 석 달째 멈춘다.
그래서 이번 주에 딱 이것만 해봤으면 좋겠다.
1. 요즘 '나중에'라고 미룬 장면 하나를 적는다. 여행, 이사, 부모님 용돈, 아이 학원, 무엇이든.
2. 그 장면 옆에 필요한 금액을 대충이라도 적는다.
3. 이번 달, 그 금액을 향해 한 칸만 움직인다. 자동이체 1만 원도 좋다.
종이 한 장이면 된다.
10분이면 된다.
마지막으로
아직 시작을 못 한 당신에게.
늦지 않았다.
우리도 '그래'라고 말할 근거가 하나도 없을 때 시작했다.
인생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다만 뒤돌아봤을 때, 이미 바뀌어 있다.
이 글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저녁 그 사람에게 물어봐줘.
"우리, 뭘 '나중에'로 미뤄두고 있지?"
그리고 이번엔 당신 차례다.
당신이 더 열심히 돈을 모으게 된 이유는 뭐야?
두 줄이면 된다.
이유. 한 줄
결심일자. 그날, 혹은 오늘
뭐라고 쓸지 막막하면 이렇게 시작해도 된다.
"한 달 전에는 ㅇㅇ였는데, 이번 달은 ㅇㅇ했어요."
"드디어 ㅇㅇ 했습니다."
"ㅇㅇ가 되었습니다. ㅇㅇ를 지키고 싶었어요."
"여보(ㅇㅇ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
아직 결심한 날이 없다면, 결심일자에 오늘 날짜를 적어줘.
그게 당신의 첫 시작이 된다.
그리고 하나만 더.
같이 결심했으면 하는 사람이 떠오른다면,
이 글을 그 사람에게 보내줘.
배우자든, 친구든, 동생이든.
댓글에 "ㅇㅇ아, 우리도 해보자" 한마디를 남겨두면,
그 사람이 왔을 때 제일 먼저 보게 될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