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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코] 강한 패를 쥐고도 질 수 있다 - 타짜4에서 배운 부동산 투자

26.10.26 (수정됨)

안녕하세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서울에서 살고 있는 자이코입니다. 

20년 전에 나온 타짜 1편 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10번도 넘게 본 유일한 한국 영화 이기도 한데요. 최근에 타짜 4편이 극장에서 개봉되어서, 어제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타짜 4편인 ”벨제붑의 노래" 의 영화 후기이자 부동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허영만 타짜 만화 시리즈 마지막 편인데요. 이번 편은 화투 대신 텍사스 홀덤이 나옵니다. 손기술보다 심리전이 중심인 영화입니다.

그런데 어제 결말을 보고 극장에서 나오면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이거 우리 부동산 투자 이야기 아닌가?

(참고로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술을 배웠는데, 기술로 이기지 않았다]

주인공 장태영(변요한) 과 박태영(노재원) 은 이름이 같은 어릴 적 단짝입니다. 장태영은 타고난 감각과 운을 가진 사람, 박태영은 머리가 좋고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둘은 함께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합니다.

그런데 박태영은 아무리 노력해도 중요한 순간마다 장태영에게 밀립니다. 그 열등감이 결국 배신이 됩니다. 장태영은 모든 것을 잃고 죽을 뻔한 고비를 넘깁니다.

살아남은 장태영은 전설의 타짜 곽동욱(조우진) 밑에서 카드 기술을 배웁니다.

보통의 영화라면 여기서 결말이 뻔합니다. 피나는 훈련 끝에 최고의 기술을 익히고, 마지막 판에서 그 기술로 복수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릅니다.

마지막 판에서 장태영의 패는 별 볼 일 없었습니다. 반대로 박태영은 스트레이트 플러시라는 아주 강한 패를 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긴 사람은 장태영입니다.

왜일까요?

장태영이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따라오자, 박태영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저놈이 기술을 써서 더 높은 패를 만들었을 거야." 결국 박태영은 이길 수 있는 패를 스스로 내려놓습니다.

까 보니 장태영의 패가 더 낮았습니다. 뻥카였습니다.

장태영이 이긴 건 손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언제 걸어야 하는지 알았고, 판 전체와 상대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오히려 다른 곳에서 쓰였습니다. "저놈은 기술을 쓸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박태영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장태영은 그 두려움을 이용했을 뿐입니다.
 

기술은 판에 앉을 자격을 줄 뿐입니다. 승부는 패를 던질 때를 아는 사람이 가져갑니다.


[부동산 투자자에게 기술이란]

부동산 투자에도 기술이 있습니다.

임장을 다니는 법, 임장보고서를 쓰는 법, 시세를 따는 법, 전화임장으로 부사님께 정보를 얻는 법, 전세가율과 투자금을 계산하는 법.

다 중요합니다. 이게 없으면 판에 앉을 수도 없습니다. 기술 없이 판에 앉는 건 룰도 모르고 카지노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종종 봅니다.
 

  • 임장보고서는 수십 개를 썼는데 한 번도 매수하지 못한 사람.
  • 시세는 단지별로 줄줄 외우는데, 막상 좋은 물건이 나오면 "조금 더 떨어질 것 같은데" 하며 놓치는 사람.
  • 비교평가는 완벽하게 해놓고, 마지막에 "그래도 혹시" 하며 계약서 앞에서 멈추는 사람.

 

기술은 충분한데 결정적인 순간에 패를 던지지 못하는 겁니다.

기술을 쌓는 이유는 공부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패를 던질 순간에 확신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임장을 백 번 다녀도 던져야 할 때 던지지 못하면, 그 백 번은 판 밖에서 구경한 시간이 됩니다.

 

[영화에서 박태영은 왜 강한 패를 버렸을까]

박태영이 진 이유는 패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자기 패를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상대의 카드를 읽은 게 아니었습니다.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두려움을 읽었습니다.

영화 속 스승 곽동욱의 대사가 있습니다.
 

“포커 판에서 진짜 무서운 건 나쁜 카드가 아니라, 네 안에서 날뛰는 조급함이야.”


우리도 그렇습니다.

내가 열심히 비교하고 골라낸 저평가 물건이 눈앞에 있습니다. 숫자도 맞고, 투자금도 맞습니다. 그런데 하락 기사 몇 개, 단톡방의 "지금 사면 물린다" 한마디에 흔들립니다. 그리고 내려놓습니다.

실체 없는 두려움에 강한 패를 버리는 겁니다. 박태영처럼요.

반대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샀다는 소식에 조급해져서, 비교도 안 해본 물건에 덜컥 계약금을 넣는 경우입니다. 이것도 내 패를 안 보고 남의 판에 휩쓸린 겁니다.

두려움이든 조급함이든, 감정이 패를 대신 던지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럼 감정을 어떻게 이길까요?

답은 행동입니다. 내가 직접 확인한 시세, 비교 단지와의 가격 차이, 전세가율, 내 투자금. 이 숫자들이 "이건 강한 패다"라고 말해준다면, 기사 제목이나 단톡방 분위기보다 나의 행동을 믿습니다.

감정은 판마다 흔들리지만 내가 한 행동이 있으면 절대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운은 이미 나에게 와 있다]

판이 끝나고, 장태영은 박태영에게 뻥카를 보여주며 말합니다.
 

“내가 말했잖아. 너가 나보다 운이 좋다고.”


이 대사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박태영은 평생 운은 장태영에게만 있다고 믿었습니다. "저 친구는 원래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정리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판에서 가장 좋은 패를 받은 사람은 박태영이었습니다.

운이 없어서 진 게 아닙니다. 온 운을 잡지 못해서 진 겁니다.

부동산에서 좋은 물건도 운처럼 옵니다. 매일 오지 않습니다.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급하게 나온 매물, 사정이 있는 매도자가 내놓은 가격, 남들이 무서워서 안 보는 시기의 기회.

그 순간이 와도 잡지 못하면, 나중에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지?” "그 사람은 그때 운 좋게 샀지."

하지만 운은 공평하게 옵니다. 알아보고 잡을 준비가 된 사람이 따로 있을 뿐입니다. 임장, 시세 트래킹, 비교평가는 운이 왔을 때 그게 운인지 알아보는 눈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판을 읽는다는 것]

홀덤은 내 손에 쥔 카드 두 장만으로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바닥에 깔리는 공유 카드를 보고, 상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면서 판 전체를 읽는 게임입니다.

부동산도 똑같습니다.
 

  • 내 손의 카드: 내 투자금, 내 현금흐름, 내가 버틸 수 있는 기간
  • 바닥의 공유 카드: 시장의 흐름, 입주 물량, 전세가율, 금리와 대출 규제
  • 상대의 카드: 매도자의 사정, 부사님이 전해주는 분위기, 같은 단지 다른 매물의 움직임

     

좋은 물건만 보고 들어가면 내 카드 두 장만 보고 올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판만 읽고 내 패를 모르면,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패를 덮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아무리 저평가된 단지라도 2년 뒤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이면, 바닥 카드가 불리한 판입니다. 전세가 안 맞춰지면 내 투자금이 버티지 못합니다. 반대로 시장은 좋아도 매도자가 급하지 않다면, 상대 카드가 강한 판이라 가격 협상이 어렵습니다.

세 가지를 같이 볼 때 비로소 "지금이 베팅할 때인지, 접을 때인지"가 보입니다.

[제일 운 좋은 사람은 집에 갈 줄 아는 사람]

영화에 이런 대사도 나옵니다.
 

"도박장에서 제일 운 좋은 사람은 집에 갈 줄 아는 사람이다."


저는 이 대사를 듣고 지방투자의 매도가 생각 났습니다. 

좋은 패를 받는 건 매수입니다. 판에 앉아 칩을 키우는 건 보유입니다. 그런데 칩을 들고 집에 가야 비로소 내 돈이 됩니다. 테이블 위의 칩은 아직 내 돈이 아닙니다.

부동산도 똑같습니다. 시세가 오른 집은 아직 숫자일 뿐입니다. 팔아서 손에 쥐어야 수익입니다.

그런데 매수보다 어려운 게 매도입니다.
 

  • “조금만 더 오르면 팔자.”
  • “옆 단지는 더 올랐는데.”
  • "지금 팔면 아까운데."
     

이게 판을 못 떠나는 사람의 말입니다. 상승장에서 많이 번 사람이 하락장에서 다 토해내는 이유도 같습니다. 살 때는 기준이 있었는데, 팔 때는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에 갈 줄 아는 사람은 이렇게 합니다.
 

  • 살 때 팔 기준을 같이 정합니다. 목표 수익, 보유 기간, 다음 투자 계획까지. 심지어 갈아탈 단지를 살때 이미 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추후에 더 좋은 물건이 보이면 꼭 갈아탑니다. 지금 집이 아깝다는 이유로 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 꼭대기에서 팔려고 하지 않습니다. 머리끝까지 먹으려다 일어설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매도보다 갈아탈 단지에 더 집중합니다. 


패를 던질 때를 안다는 건 거는 것만 뜻하지 않습니다. 접을 때를 아는 것도 포함됩니다.

내 투자금을 넘어서는 물건, 내 현금흐름으로 버틸 수 없는 레버리지, 남들이 다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끌리는 지역. 이럴 때 일어설 줄 아는 것도 실력입니다.

투자는 한 판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닙니다. 칩을 챙겨 집에 가야 다음 판에 다시 앉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1. 기술은 판에 앉을 자격이다. 임장, 임보, 시세 트래킹, 전화임장은 꾸준히 쌓는다.
  2. 승부는 패를 던지는 타이밍에서 갈린다. 숫자로 확인한 강한 패라면 두려움에 내려놓지 않는다.
  3. 운은 이미 와 있을 수 있다. 알아보고 잡을 준비를 해 둔다.
  4. 판 전체를 읽는다. 내 패(투자금, 현금흐름), 바닥 카드(시장 흐름, 공급, 전세가율, 정책), 상대 카드(매도자 사정, 현장 분위기)를 함께 본다.
  5. 집에 갈 줄 안다. 살 때 팔 기준을 같이 정하고, 감당할 수 없는 판이면 일어선다. 테이블 위의 칩은 아직 내 돈이 아니다.
     

기술을 익히는 데서 멈추지 마세요. 하지만, 내 패를 믿고, 판을 읽고, 던질 때 던지세요. 그리고 칩을 챙겨 집에 가세요. 이시장에서 오래 남는 투자자가 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10억 달성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자이코 드림

댓글 4

사상지평
26.10.26 16:21

자이코님글 너무 좋습니다!! 치고 빠질때를 아는 투자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드림텔러
26.10.26 18:04

오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

뽀또b
26.10.26 18:05

운을 잡는 사람이 되자! 글이 너무 좋네요 자이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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