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후기
내집마련후기

내집마련, 저처럼 절대 하지 마세요(뼈를 깎는 마음으로 쓴 회고록)

안녕하세요.

오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새벽오름입니다.



2024년 새해를 맞이하여,

'언젠가는 해야지' 하며 미뤄뒀던

첫 내집마련 복기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글이 길어져

미리 요약 하자면,


1) 집 사는 ‘행위’는 정말 쉽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한다.

2) 주변도 보고 단지도 보고 매물도 봐야한다.

3) 결국 내집마련도 공부가 필요하다.




1. 전세로 시작한 신혼생활(2016년)


20대에, 모아둔 돈만 들고

아~무것도 모른채 결혼을 했습니다.

'집은 결혼 10년차는 돼야,

30대는 넘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고

부동산 가격을 알아보는건, 투자를 하는건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혼집 전셋집도 막연하게

'서울은 비싸겠지' 싶어

남편이 살고 있던 용인 수지로 결정했고,


마침 시댁식구가 사는 아파트에

올수리된 예쁜 집이 있다길래

그 집 딱 하나 보고, 바로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첫독립으로 처음으로 집을 구해보는거라

뭘 봐야하는지도 몰라서

반딱빤딱 조명에 마음을 뺏겨 계약했다는 후문 ㅋㅋ



당시 제 첫 신혼집은

25년된 복도식 아파트 였습니다.

비만 오면 하수구 냄새가 진동을 하고,

알루미늄 샷시 틈 사이로 비가 샌 날도 있고,

지하주차장이 없어 2중3중주차는 기본에,

간혹 녹물이 나오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겨울에는 현관 앞에 눈이 소복히 쌓이거나

살얼음이 얼어 있기도 했습니다.


구축이라 당연한 걸지도 모르지만,

직접 살아보기 전에는 정말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올수리도 아니었네요 ㅠㅠ

샷시 교체 안되어 있었음...)



2016년 당시, 올수리 집 전세금 2억 4천만원!

완전 기본집은 1억 9천만원에도 거래가 됐지만,

에이 그래도 신혼집인데~ 하면서

저희는 전세집에 전재산을 올인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특올수리도 아닌데

5천만원이나 비쌌다ㅠ)


물론 저희 부부는 감사했습니다.

그래도 빌라에서 시작하지 않은게 어디냐며,

'아파트 20평대'에 살 수 있음에 무한감사했습니다.


[복기]

-아무 생각없이 지역과 단지를 선정했다. 단순 찍기.

→ 전세집이라고 너무 안일했던 과거.. 반성 ㅠ

→ 불행 중 다행으로.. 지역이 나쁘진 않았다.


-전세금을 돌려받는거란 생각에 돈을 올인했다. 네고도 없이.

→ 꼼꼼히 살펴보고 가격 조정을 했어야 했다.

→ 5천만원이나 비쌌던 전세가격...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부동산을 돌같이 하던 시절, 네이버부동산도 보지 않았다.

→ 지금보니 전세가율 80%이상 ... 기회는 항상 있었구나.

→ (매매가 3억 이내)몇천만원만 더 보태서 집을 구입할 수도 있었다.

→ 매-전차이의 의미를 1도 몰랐던 시절, 무지했던 과거 반성.


-당시 미분양 아파트가 많다는 걸 알았고,

사고 싶단 생각이 들었음에도 행동하지 않았다.

→ 어디서 알아봐야할지 진짜 1도 몰랐다. ㅠㅠ



2. 첫 청약당첨, 그리고 포기(2018년 봄)


집-회사만 반복하며 야근에 찌들어 살던

결혼 3년차,

제가 살던 동네 주변에 모델하우스가

여럿 있었는데,

주말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모하를 구경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물론 저희도 주말 근무가 없는 날엔

슬쩍 줄을 서곤 했습니다.


당시 용인 수지 뿐 아니라

주변지역(기흥, 동탄 등)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남들 다하는 청약에 도전을 합니다!!

그러나 [이제 막 30살, 결혼한지 2년, 아이없음]으로

점수는 완전 바닥...

당첨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디든 다 넣어보자 심정으로

기흥에 한 아파트에 신혼부부 특별전형을 넣었는데,

대기당첨이 됐습니다 !!


그.러.나.

당시 2016년 피크를 찍었던 미분양아파트가

이제 조금 소진되고 있던 시기였고

동탄에 대규모 입주도 있었던 터라

부동산 분위기가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모두가 말렸습니다.




제가 청약을 넣은 아파트는

역세권도 아니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

제가 봐도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논의끝에 저희는 포기를 했습니다.

(물론 이후에 상승장을 맞이하며

가격은 많이 상승했습니다.)


[복기]

-무턱대고 청약에 도전했다.

→ 집값은 얼마인지, 대출은 얼마나 가능한지

등등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어디든 찔러보았다.

너무 어리석었다.


-남의 말 70%+나의 감 30%로 포기를 했다. ㅠㅠ

→ 스스로 그 곳의 입지를 평가하지 못했다.



3. 전세재계약? 매수?(2018년 여름)


그렇게 청약 해프닝이 어이없게 끝나고,

전세 만기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전세가격이 내렸다는 소식에

주변으로 집을 다시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조금 부족했습니다.


그때 우연히 거주하는 단지의 집값이

2.8억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잠시 매매할까도 생각했습니다.

(전세가격이 2.4억이었음)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상함 주의ㅋㅋ)


'우리 지금 전세금 들어있는게 2.4억인데,

그럼 4천만원만 더 있으면 이 집 산다고? 오? 살까?

근데 사면 뭐해 구축인데... 10년 뒤에나 오르려나?

재건축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10년 20년 기다려?

아니 하수구 냄새 나는 여기서 10년을 더 살아야 한다고?

더 살아봤는데 안오르면 어쩌지?

근데 그냥 4천만원 안내고 전세로 사는게 더 이득인거 아니야?

이러다가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떨어지는건 아니겠지?

구축은 원래 다 이런거야?'



저는 부동산을 몰라도 한참 몰랐습니다.

그래서 매-전차가 적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고,

집을 사면 꼭 거기에 거주해야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한 가구당 주택은 딱 하나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나라도 있으면 만족스러울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구축아파트는 오르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딱 거기까지만 생각을 해보고,

저 의문점에 대해 깊이 알아보지도 않았다는 것.

부동산에 대해 검색해본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게 부동산 공부를 하기전 저의 모습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부동산에 찾아가봤습니다.


나-"사장님, 이 아파트 전세 만기가 얼마 안남았는데, 매수하려면 어떻게 해야해요?"

부-"아~ 요즘 다시 매매가가 오르고 있어서, 주인들이 다 거둬들였어요~"


'엥? 거둬들인다고? 이상하네?'


그 뒤로 모든 매물들이 거둬들여지고 1천만원씩,

5천만원씩 조금씩 올려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여름,

그제서야 저는 부동산 상승장의 시작을 체감했습니다.

-거주하던 단지 매전 그래프-



[복기]

-부동산에 대해 궁금한 게 있었지만, 깊게 알아보지 않았다.

→ 생각의 한계에 부딪혔을 때는 책이나 관련기사라도 찾아봤어야 했다.


-매수하려고 단지내 부동산 3군데 방문해봤다.

→ 그래도 용기내서 문을 두드렸다. 타이밍이 안맞긴 했지만.




4. 입주 시작하는 아파트를 덜컥 사버렸다.(2018년 가을)


결국 전셋집은 2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전세가격이 2.4억→2.2억까지 떨어졌지만,

저희 집주인은 돌려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암묵적 전세 재계약 주의)


그래서 집주인에게 전화해

최근 전세가격이 떨어졌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돌려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입주장으로 인한 역전세)


집주인은 돈이 없다며 본인 사정을 말씀하셨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는 혹여나 쫓겨날까 겁이 나

전세 재계약으로 천만원만 돌려받았습니다.


그러나 재계약날 집주인이 슬쩍 던진 한마디

"지금은 아들네랑 같이 거주하고 있지만,

전세 계약 끝나기 전에 제가 들어와 살 수도 있어요~"

이 한마디에 순간 저는

얼른 내집마련 해야겠구나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복기]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 당연한걸지도 모르지만, 돌려달라고 하면 안되는줄 알았다. 그래도 용기내서 다행!




그리고 몇주 뒤 토요일 아침,

남편이 갑자기 부동산에 집을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이제 막 전세 재계약했는데 집을 왜봐~"


당시 저희집 근처에 신축 아파트

지어지고 있었는데,

A아파트 가격이 궁금하다는 겁니다.

솔직히 저는 A아파트 위치가 별로라 생각했지만,

내집마련에 살짝 관심이 가던 때라

남편과 마실가듯

동네 부동산으로 향했습니다.


1번 부동산에 가니 매물이 없답니다.

입주까지 1년이나 남아서

매물 나온게 없다고 했습니다.

옆 2번 부동산에 들어갔습니다.

여기도 없답니다.

그.런.데.!

지금 막 입주 중인 B아파트의 괜찮은 물건을 보여주신답니다.



저희는 B아파트가 어디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옆동네이긴 하지만, 교류가 없는 생활권이었거든요.


그렇게 부동산 할부지의 입담에 휘둘려

저희는 B아파트를 보러 갔습니다.


당시 주변이 죄다 구축아파트였고,

90년대식 구축에 살던 저희부부는

신축아파트를 보고 그대로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여기는 진짜 내 집이고 싶다 생각하며

집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2번째 집 뷰를 보는 순간

"와 여기다.. 여기가 내가 누울 자리다..!!!!!"

라고 생각하며, 그대로 내집마련을 했습니다.

(응?갑자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들은건 있어서

'사장님 여기 지하철역에서 얼마나 걸려요?'

'버스는 몇대나 다녀요?' 를

물어봤지만, 사장님께서는 거짓말을 하셨습니다? (ㅋㅋ)

네 근데 콩깍지 씌인 저는 그 거짓말을 믿었습니다.


팩트체크따위 하지 않았습니다.ㅠㅠ

네이버지도로 검색 한번만 하면 됐는데,

이날 처음 본 사장님 말을 믿었습니다 ㅠㅠ


분명 정류장에 마을버스 2대 노선이 붙어있는걸 봤는데도

사장님이 4대 다닌다고 한 말을 믿었습니다.

'아 아직 정류장에 표기를 못했나 보구나' 하면서요 ㅋㅋ


매물을 보고 와서 집을 사기로 마음먹고,

저는 혹여나 이 집을 뺏길까 무서워

부동산 테이블에 계~~속 앉아 고민을 했습니다.


평소 꽤 이성적인 편인데도

이런 경험이 없다보니

지금 사야할 것만 같았습니다. 두근두근

사장님이 '아까 보고온 신혼부부도 지금 고민중이래~'

하는 말에 내 집(?)을 뺏길까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남편이 나가서 얘기하고 오자고 했지만

나가면 남편이 사지말자고 할까봐 거절했습니다.

여기서 결정하자면서요.


30분정도 고민하다가 바로 가계약금을 보냈고,

그렇게 그날 저녁 계약을 했습니다.

초고속으로 내집을 마련했습니다! 와우!!!



[복기]

-주변에 신축이 많았는데, 알아보지 않았다.

→ 더 좋은 입지의 신축이 많았는데

당연히 더 비싸겠지 생각으로 알아보지도 않았다.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단지가 분명 많았을텐데 ㅠ


-부동산을 그 주변 1-2곳만 방문했다.

→ 부동산 가는게 너무 기빨려서 싫었다. 너무 어리석었다.


-큰 물건을 사는건데, 정확한 계산도 없이 무턱대고 거래했다.

→ 대~충 이정도 금액은 가능할거라 생각하고 대출을 미리 알아보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건 그때 샀다. 행동했다.

→ 타이밍이 매우 나쁘지 않음에 위안을... ㅠㅠ


-전세 재계약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고 입주를 한달 남긴 상황이라 복비를 우리가 모두 지출했다.

→ 새집이 생긴다는 것에 눈이 멀어 이 또한 돈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진행시켰다.






글을 쓰며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저는 전체(입지)를 보지 못하고

아주 작은 것에 포커스를 잡았던 것 같습니다.


전세집은 블링블링 조명이 좋아서,

내집은 탁 트인 뷰와 신축이라는 것이 좋아서

계약을 했습니다. (부끄러운 과거 ㅋㅋ)



입지를 같이 따져봤더라면,

근처 단지와 비교만 해봤더라면,

부동산을 조금 더 들어가보았더라면,

지역을 좀더 넓혀서 보았다면, ...


이런 생각이 자주 들곤 합니다.


물론 잃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최선의 선택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그 집을 전세주고 나와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매도를 해야할지, 그냥 둬야할지,

아직도 오리무중이지만,


다음에는 이전보다는 나은 기준으로

저평가된 단지와 물건을 선택할 수 있도록

좀더 공부하고 살펴봐야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초작성일 2024-01-17 / 네이버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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