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 치킨 될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는 늘 모범, 친절 다정한 느낌이었는데

너바나님 강의를 이 곳에서 들으니 최소 학생부장님이나 교무부장님 느낌이었습니다.


강의 내용에 뼈를 맞아서 첨에는 부러졌나 보다 했는데, 순살치킨 될 때쯤에야 완강이네요.

마치고 나서는 잠자다 악몽을 꾸었어요. 크하..


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근로주의자

그게 저였습니다.

코로나 마치고 집값이 폭등하는 걸 보면서

허탈하고, 그냥 열심히 살면, 애는 잘 크고, 나는 계속 일하고, 애 다 키우면 그때 생각해보면 되지 하고, 그냥 그렇게 안온한 날들이 계속되겠지 했다가, 일상의 균열 속에서, 안일했던 건가? 하고 큰 충격을 받은 저를 발견하고 불안 초조했습니다.


사업가 아버지의 긴장된 일상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지속적인 투자 실패와 사기로 잘 있던 돈을 후루룩 말아드신, 어머니를 보면서, 저는 좀 없이 그냥 그렇게 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니, 어머니가 투자를 하신 나이가 제 나이 언저리 되실 거 같습니다.

배우자의 사망과 교직 은퇴 이후의 불안함과 초조함이 누군가를 믿어보고 싶은 막연한 투자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 같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급히 뭔가를 해보려고 하셨나보다 이제야 이해를 해봅니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고... 그 실패를 기억해내고 저는 월부 수업을 듣고, 사람과 정보에 의지하는게 아니라, 배움과 실력으로 투자를 하려고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투자에 동참한 20대 30대를 보면서, 그들의 현실자각은 어떻게 이렇게도 빠를까 감탄해봅니다.

젊은날, 인문학, 사회, 예술, ,철학, 종교에 관심이 많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젊은 가슴을 뛰게 하던 책의 관점과, 노후를 준비하는 나이든 지금 현실의 고달픔, 또 비루함이 너바나님의 수업 속에서, 혼란스럽게 요동치면서도 생존의 태도로서 겸손하게 수용하고 되는 것 같습니다.


'부자' 그 뭔가 간질간질한 그 언어적 목표를 현실로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촘촘한 노력의 단계들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입시를 앞두고 모든 돈을 쏟아붓는 우리 아들에게 말하는, 공부의 목표, 계획과 실행 그리고 수정의 그 모든 과정들이 제 것이 되었습니다.


오십을 바라보며 처음 자본주의를 수용하는 부린이에게, 비전보드를 만들면서 이 모호함에 어떤 구체적인 사항들이 추가되어야, 진짜 미래로 가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되는지 참 고민이 되었습니다


계획의 이미지화와 수치화.

가족과의 화목에 얼마만큼의 경제적인 비용이 소요되는지..

또 노년의 행복에 건강과 여가, 자녀로부터의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이 지불되어야 하는지..

나의 자유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돈은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숫자로 나타나고, 이것이 지금 내 지금에서, 소소하지만 탄탄한 기본이 되어줄 저축, 노동, 반품, 손품, 독서, 그리고 실전 투자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막연했던 시간들을 보낸 지난날의 보응 같기도 합니다.


순살이 되었다가 다행히 오늘, 조모임에서 처음 대면한 조원들에게서 위로와 힘도 얻습니다.

20대에서 50대가 이렇게 하나되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들또한 나처럼 뼈맞았다는 간증에 약간의 위로와, 서로의 크지만 가능해보이는 비전에 함께 희망의 숟가락을 얹어 봅니다.


너바나님의 부자들은 친절하지 않다.. 는 말.

그 말이 맞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난 거대 부자들은 그랬던 거 같습니다.


저는 아주 소박하게 18억을 13년 안에 달성해보기로 다짐하면서, 다정하고 친절을 베풀만큼의 심리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정도의 '소박한'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언젠가 너바나님께 순살치킨 쿠폰 쏘겠습니다.


댓글


뒹굴뒹굴euser-level-chip
24. 03. 10. 23:32

와! 글을 정말 재미나게 잘 쓰시네요. '소박한'부자 꼭 성공하실겁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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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가득user-level-chip
24. 03. 11. 00:21

글을 읽으면서 감동이 몰려 오네요. 진심은 이렇게 통하는 걸까요? 사유하는 것들에 대한 여러 각도의 혼란스러움, 반성과 희망, 의심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까지 제가 지금 겪고 있는 자리입니다. '소박한 부자'꼭 이루시길 응원합니다. 허황된 비전이 아니었나.. 제 반성과 함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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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록user-level-chip
24. 03. 11. 00:35

순살치킨 쿠폰 쏘실때 인증샷 꼭 남겨주세요 ㅠㅠ 제가 박수쳐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