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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하면 집은 언제 생길까?

26.08.12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수도권의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11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그린벨트를 풀면 정말 집이 빨리 생길까요?

 

 

 

 

 

그린벨트를 풀면, 정말 집이 생길까요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등 강남권 그린벨트가 신규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린벨트 해제는 후보지 발표 → 지구 지정 → 지구계획 수립·승인 → 토지보상·주민이주 → 착공 → 분양 → 입주 순으로 진행됩니다. 

 

정부는 공공주택특별법상 특례를 활용해 지구 지정과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사실상 통합하고,

지자체 협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차를 아무리 단축해도, 결국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구간은 따로 있습니다. 

 

즉 그린벨트 해제는 분명 필요한 공급대책이지만, 오늘 발표된다고 해서 내년에 집이 생기는 일은 없습니다. 

 

가장 빠른 경우에도 최소 몇 년, 대부분은 8년 이상이 걸리는 '먼 약속'입니다.

 

 

 

과거엔 얼마나 빨랐을까요, 실제 사례로 보겠습니다

 

가장 빨랐던 사례: 이명박정부 보금자리주택 (13~15개월)
서울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는 2009년 6월 지구 지정 이후 2010년 8월 대지조성공사에 들어가 약 15개월이 걸렸습니다. 

 

서초지구도 2009년 6월 지정 뒤 이듬해 7월 공사에 착수해 약 13개월이 소요됐습니다. 

 

지구 지정부터 착공까지만 놓고 보면 역대 가장 빠른 축에 속합니다.

 

3기 신도시 인천계양: 후보지 발표~분양 5년 9개월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분양 실적을 낸 인천계양 지구는 후보지 발표부터 분양까지 5년 9개월이 걸렸습니다. 

 

최초 입주는 2026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습니다. 

 

3기 신도시 사업 전체로 보면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이 그린벨트를 활용해 약 19만3,000가구의 공급 기반을 확보했지만, 토지보상과 주민 협의, 광역교통대책, 환경영향평가 등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고양창릉 S-3·S-4블록은 각각 2028년 12월에서 2030년 3월로 15개월 늦춰졌고

인천계양 A-10블록은 연약지반 보강 문제로 2028년 6월에서 2029년 6월로 1년 늦춰졌습니다. 

 

하남교산은 문화재 발굴조사로 일부 일정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가장 오래 표류한 사례: 광명·시흥 (16년째 진행 중)
광명·시흥은 사업 장기화의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지만 사업이 표류하면서 2015년 지구 지정이 해제됐습니다. 

 

이후 2021년 공공주택지구로 다시 추진됐고, 올해 들어서야 토지보상 절차가 본격화됐습니다. 

 

첫 지정부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주는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사례지구 지정~착공(또는 주요 단계)비고
서울 강남 보금자리(MB정부)약 15개월(2009.6 지정 → 2010.8 착공)역대 최단 사례
서초 보금자리(MB정부)약 13개월(2009.6 지정 → 2010.7 착공)역대 최단 사례
인천계양(3기 신도시)5년 9개월(후보지 발표 → 분양)3기 신도시 중 최초 분양
울산다운212년(2008 해제 → 2022 착공)지연 장기화 사례
광명·시흥16년째 진행 중(2010 지정 → 현재)중간에 지구 지정 해제·재추진

 

 

 

그럼 이번엔 다를까요

 

정부는 2024년 서초·고양·의왕·의정부 등 그린벨트 4곳을 풀어 5만가구 규모 신규택지를 발표하면서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그린벨트를 택지로 개발할 때는 통상 지구 지정과 보상 절차 때문에

8~10년 후에나 입주가 가능하다는 게 그동안의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는 이런 우려에 대해 지구 지정 전에 보상조사에 착수하고지구계획 수립을 조기화하는 등

행정절차를 단축해 주택공급 기간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입니다.

 

 

 

그 사이, 정부는 청년들에게 폐버스를 제안했습니다

 

그린벨트 공급이 8년, 10년을 내다보는 먼 약속이라면, 그 사이의 빈틈은 어떻게 채워지고 있을까요. 

 

청년들의 임시 거처로 폐기된 버스를 활용하자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이 제안은 네덜란드의 하우스보트 사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하우스보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주거난 속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공간에, 

정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제도와 기준을 얹으면서 지금의 안정된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폐버스' 제안이 놓친 건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형태만 빌려올 뿐, 그 형태를 지탱해온 제도적 뒷받침은 함께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형태만 가져오고 그 형태를 지탱한 제도적 뒷받침은 함께 가져오지 못하면, 남는 건 그냥 버스일 뿐입니다.

 

청년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잠시 몸을 누일 공간이 아니라, 내일을 그려볼 수 있는 존엄한 공간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4

돈죠앙
26.08.12 09:26

폐버스라니 진짜...하

제이든J
26.08.12 09:54

시간이 꽤 걸리겠군요

행동하기s
26.08.12 11:46

주거 공간이 잘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궁금했던 그린벨트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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