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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이, 너바나, 자음과모음

저는 매일매일 2호선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2호선 지옥철을 타고 출근한지는 1년정도가 된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제주도에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인데, 여러모로 임장도 잘하고 투자도 잘 하고 싶어서 서울에 올라온지 1년정도가 넘었습니다. 서울살이가 좋은 점도,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 중 적응이 가장 어려웠던게 뭐냐? 라고 묻는다면 바로 지옥철일 것 입니다.
지방러로서 지옥철의 어감은 그냥 지옥철인가부다... 사람들이 그 정도로 많이 탄다는 비유적인 표현이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겪은 지옥철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습니다. 지하철을 탈 때는 지하철 문이 열리면 기다리던 그대로 결혼식에 신랑신부 입장하듯 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타면 안되더라구요.. 백팩을 미리 앞으로 맨 후에 임금에게 인사드리고 나가는 내시처럼 뒷걸음질치며 총총총 타야합니다. 왜인지 아시나요? 지하철에 이미 탑승한 사람들이 내리기 편하도록 문을 나가는 방향으로 서있고는 하는데요.. 제가 여기에서 신랑신부입장을 하면 타면 서로 마주보게 되겠죠.. 몸을 돌리면 되지 않느나고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미 너무 많이 타서 제 몸을 돌리기가 불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손 하나 까닥도 불가합니다) 그러니 제가 내려야 할 교대역까지 탑승객과 밀착해서 강제로 서로의 숨결을 나누게 됩니다.(체온을 나누는 것은 기본) 뽀뽀를 안하기에 천만 다행이죠. 어떻게 알았나고요? 저도 알고싶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많이 환승하는 사당역(4호선환승)이나 교대역(3호선환승)에서는 문간에 서있는 사람들도 타고 내리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길막) 살짝 내렸다가 다시 탑승해야 할 정도입니다. 마음속으로 많이 내리고 적게타라 염불을 외지만 아니 웬걸.. 사당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2호선에 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저는 더 찌그러지고요...ㅎㅎㅎㅎ
퇴근 시간의 지옥철은 더 심각합니다. 지옥철은 지하철=지옥철이지만 퇴근시간에는 플랫폼 부터가 지옥입니다. 흔히 말하는 헬게이트 있죠? 표를 찍는 그 게이트가 바로 헬게이트입니다. 플랫폼에 사람들이 가득 차있고 지하철을 2~3번쯤 보내고 나서야 제 차례가 돌아오고... 그마저도 이미 탑승한 승객과 뽀뽀하지 않도록 유념하며 또다시 지하철에 탑승합니다.
그런데 임장을 가던 1호선 지하철에서, 갑자기 1호선의 의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1호선 의자는 파란색 패브릭으로 덮여져있었습니다. 오.. 1호선 의자는 파란색이구나.. 의자가 보드랍네.. 괜시리 한 번 더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빈 좌석이 많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따라왔습니다. 2호선 의자는 무슨색이었더라...? 2호선 의자색이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1년 내내 2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했는데도 의자의 색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의자 색은 커녕 매일 찡겨가고 서서가니 의자를 보지도 못한채로 지하철에 실려 출퇴근을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워낙에 바쁘게 다녀 의자의 색을 볼 겨를이 없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걸 보면서 서울의 수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쾌적성 만족도 최하에 미어터지는 지하철이라도 매일 가야 하는 직장을 가는 2호선 처럼, 반드시 그 지하철을 타야하는 사람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타고야 맙니다. 그 지하철은 빈자리 없이 늘 사람들로 붐비고, 승객이 썰물처럼 내리면 또 다시 밀물처럼 들어옵니다... 서울이 가지는 가치 역시도 그런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직주근접이 가능한, 혹은 상품성이 좋은 아파트는 의자를 볼 틈이 없는 2호선 지하철처럼 사람들이 엄청 많이 많이 원하니 공실이 나지 않겠구나.. 환승인원이 엄청많은 사당역 처럼 누구나 살고싶어 하는 아파트에는 이 세입자가 나가면 그 다음 대기하는 세입자가 있으니, 잔금 위험도 줄어들겠구나.. 지하철 몇 대를 보내도 계속 그 자리에서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들처럼 전세가 몇 개가 나가더라도 계속 살고싶어서 기다리는 전세 대기자가 있겠구나...
지하철이라도 의자 색이 눈에 띌 정도로 빈 자리가 많이 보이는 수요가 낮은 아파트를 사면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꽤나 고생을 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옥철에 탄 사람 중 한명이 '내 미래의 세입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ㅎㅎㅎ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옥철에 몸을 끼우고 직장으로 향하는 많은 월급쟁이분들.. 오늘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오늘만큼은 프레임을 약간 비틀어 '와 내가 서울의 수요에 중심에 있구나!' '이게바로 서울의 업무지구 파워구나!' '이 중에 내 세입자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3초의 감탄 혹은 엉뚱하지만 행복한 상상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임장 발도장 대신
서울 업무지구를 관통하는 2호선 지옥철 출근 발도장을
찍어봅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남겨주신 멤버에게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댓글로 감사함을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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