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기 복기 : 매도자가 나와 거래하려고 n천만 원을 포기한 집 [덤블도어]

 

 

 

 

타인의 풍요를 돕는 투자자 덤블도어입니다 🧙‍♂️

올해 말 1호기를 목표로 달려왔고,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복기글을 남깁니다.

최종후보 선정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매물코칭] 두 후보물건 모두 투자를 진행하셔도 좋습니다 (라즈베리 멘토님) [덤블도어]

 

 

 

1호기와의 만남


1호기의 존재를 알게 된 건 한 달 전이었다.
여름부터 매일 전수조사를 하던 나는, 
1호기를 앞둔 12월에 접어들면서는 매일 한 구씩 정해 시세스캐닝을 시작했다.

 

  • 기존에 해당 구에서 내가 1등으로 뽑은 물건보다 더 좋은 물건은 없는지
  • 범위에 당장 들어오진 않아도 저평가된 물건은 없는지
     

지난 신투기에서 자모님이 알려주신 방법이다.
 

그 날은 1호기가 있던 앞마당을 스캐닝하는 날이었고, 
전수조사 때는 눈에 띄지 않던 2개 단지가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한 부사님께 연락해, 지금은 사정이 있어 다음주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하며
주변에 괜찮은 물건이있다면 문자로 목록을 부탁드렸다.

 

기다리던 다음 주.

예약을 위해 네이버 부동산에 들어갔는데, 물건이 사라졌다. 

 

낙심이 컸지만 ‘미련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가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전화를 드렸다.
여전히 살아있다는 해당 물건.
알고 보니 전 주 보던 가격에서 하향 조정되어 내가 못알아봤던 것.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예약일이 임박한 늦은 저녁, 부사님께 연락이 왔다.

‘약속한 날엔 예약이 쉽지 않네요. 오는김에 한꺼번에 보시는게 낫죠? 
가능한 날 다시 예약하고 연락 줄게요.’


‘네, 부사님.’ 이라고 말했던 지난밤과는 다르게, 
다른 후보단지를 매임하러 가는 지하철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오늘 가능하다던 그 한 집이라도 보고 와야겠다.

‘사장님, 오늘 가능한 집도 있었죠? 저 그거라도 보러갈게요.’

 

타 후보단지 매임을 마치고, 타겟 매물도 아닌 공실을 보기 위해 한시간 반을 달려갔다.
그리고 다시 예약에 힘써보겠다는 부사님.
며칠 뒤. 드디어 예약이 되어 다시 해당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

한 달 반 동안 아무도 못보다 나만 본 집. 1호기와 내가 만난 순간이었다.

 

 

물건지 부사님과의 만남


약속시간보다 30분 정도 이르게 부동산에 도착했다. 
일정이 있으신지 잠겨있는 부동산. 
단지 앞에서 뵙기로 하고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나와 같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눈에 띄는 한사람. 
‘물건지 사장님이구나.’ 
서로 ‘당신이군요’ 라는 신호를 주고받은 우리는 물건에 대한 것부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매도인 분께 도움을 드릴 건 없을까요?’
‘아~ 잘됐으면 좋겠다. 응원해주세요 사장님’

찰나였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우리가 한 팀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조금 늦으신 부사님과 함께 집을 둘러보았다.

전 날 조카인님의 칼럼을 읽은 나는,
칼럼에서 배운대로 집에 들어갈 때 한 번, 안방에 들어갈 때 한 번, 나가기 전 마지막 한 번
정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드렸다. 연말 잘 보내시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누구는 절대 못 깎았던 가격인데, 누구는 또 깎는다네요 [조카인]

 

 

생각지 못한 전개


다음날 오전, 매물코칭을 통해 두 후보 모두 매수해도 좋다는 컨펌을 받았다.
그 중 현 1호기, 구 후보2의 부사님께 n원 네고와 함께 매수의사를 전달했다.

‘무리한 금액도 아니니까. 이 정도는 되겠지.’ 라는 나의 가벼운 마음과 다르게
‘잠시 통화 가능해요? 그런데 통화가 좀 길어질 것 같네. 시간 괜찮아요?’ 라는 부사님의 전화. 
‘지금 갈테니 만나서 얘기해요 사장님. 1시간 뒤면 도착할 것 같아요.’
라는 말과 함께 부동산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해 전해 들은 소식은 이랬다.
기존에는 사연이 있던 집이라 매도하기가 애매했는데 
내가 물건을 보고 간 어제 저녁 이후 그 문제가 해결되며 매도자가 n천만원을 올리셨다는 것.

생각지 못한 전개였다. 
그래도 내가 현장으로 향하는 한 시간 동안 매도인을 설득해
‘금액을 올리기 전 물건을 본 나까지는 
기존보다 2천 만 올린 가격(가격은 예시)으로 합의를 봐놨다는’ 부사님.

생각했던 n.5(가격은 예시)는 커녕 
오히려 매도자가 생각하는 마지노선 금액이 2천만원(가격은 예시) 오른 상황.

몇차례 이야기가 오갔고, 기존에 생각했던 네고가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n원을 네고해냈다.
 

 

 

매도인의 사연


계약 전날까지, 매도인은 부사님을 통해 나에게 
‘너무 싸게 파는 것 같아 후회된다.’ 는 메세지를 전달해왔다. 
그래서 ‘내일 잘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혹시 안되면 컨펌 받은 2번째 후보로 가야겠다.’ 
는 마음의 준비를 했던것 또한 사실.

계약 당일. 
‘너무 불편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과는 달리 계약은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한 번 더 ‘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달하시는 매도인.
그리고 당신의 사연을 들려주셨다.

매임 당시 나를 보셨다는 매도인.
‘어디서 보셨지? 같은 단지니 지나가다 보신건가?’ 라고만 생각하다가 
머릿속을 스치는 한 분.

‘혹시, 그 날 저와 1층에서 얘기 나누신 분인가요?’
긍정하는 매도인.

알고 보니 내가 당일 ‘한 팀이 되었다'고 느꼈던 물건지 부사님은
부사님이 아니라 함께 집을 보러나온 매도인이었던 것.

‘제가 매도인 분께 도움을 드릴 건 없을까요?’
‘아~ 잘됐으면 좋겠다. 응원해주세요 사장님’


그 날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다름아닌 해당 물건의 매도자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매도인의 말씀.
‘내가 다른 사람이었으면 뒤돌아 볼것도 없이 
계약 파기하고  n천만원 올려서 매수인 새로 받으려했어요.
근데 그날 직접 봤는데 인상이 너무 좋으시더라고. 
그래서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는데,
내 입장에선 하루 사이에 n천만원이 날라간 기분이라 마음이 편치는 않았어요.’

그 날 내가 집을 보는 처음부터 끝까지를 함께한 매도인은
‘이 사람과 거래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해놓으셨던 것이다.

집을 파는데 장애가 되던 부분이 해결되자 가격을 올리고 싶었지만, 
거래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올리기 전 집을 본 사람이니 많이 올릴 수도 없었다고 한다. 
매도인 마음속의 매수인은 이미 나로 정해졌고, 
그 안에서 조금이나마 더 좋은 값에 팔고 싶으셨던 것.

속으로 ‘이런 일도 있구나’ 감탄을 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사실 매도인이 가격을 올렸을 때 실제 그 가격에 매수자가 나타나 거래가 됐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매도인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자꾸만 드는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나의 진심어리고 예의바른 태도가 
그로 하여금 n천만원을 포기할만큼의 가치를 주었구나.

부동산은 사람과 사람간의 일이라더니 
큰 돈이 오가는 이 순간에서조차 
돈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는 큰 배움을 얻었다.

 

 

감사한 분들, 엔딩크레딧


 

하하. 감사의 말이 길어져 따로 글을 분리했다.
엔딩 크레딧은 아래 링크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
 

1호기 복기 : 감사한 분들, 엔딩 크레딧 [덤블도어]


댓글


오늘의 하늘user-level-chip
24. 12. 29. 01:08

덤조장님 1호기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12월 한달간 1호기를 위해 달렸던 모든 순간이 멋진 결과물로 남겨주셨네요! 감동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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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늘보씨user-level-chip
24. 12. 29. 01:22

조장님 계약 당일 바로 복기글까지!! 역시 덤블도어 조교장님 멋지십니다 💙 여름부터 그리고 그전부터 지금까지 달려오신 결실의순간을 제가 옆에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ㅎㅎ 💙💙💙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이프슈니user-level-chip
24. 12. 29. 01:33

조장님 1호기 엄청 축하드립니다😍😍 역시역시 조장님 ㅎㅎ 열심히 하신만큼 결과가 나오신거 같아서 넘넘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