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자들이 강남에 살지 않는 이유

 

 

강남은 얼마나 살기 좋길래,

아파트 값이 수십억을 오가는 걸까요?

 

대체 얼마나 부자면 강남에 사는 걸까요?

 

부자들은 전부 다 강남에 사는 걸까요? 

 

 

평소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작은 호기심에 도움을 드릴 분을 오늘, 모셔봤습니다.

 

바로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도서의 저자,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님입니다.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

 

 

박사님, 집값은 강남이 최고인데, 아무래도 살기 좋기 때문인가요?

 

 

이전부터 올라가서 역사를 보자면 

서울은 본래 강북이 중심이었어요.

강북은 영등포, 천호동 쪽이었죠.

 

그런데 강남 3구부터 성남, 용인, 화성까지 이어지는 이 확장 라인이 있는데요.

 

 

이중에 0기 신도시라고 볼 수 있는 범강남지역(서초구, 강남구)과

최초의 성남인 분당지역 등이

신도시로 선택된 이유는

살기 불편했기 때문이에요.

 

살기 불편해서 사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대규모로 이곳에 사람들을 이주시켜야 했던 거죠.

 

강남은 상습 침수지역이고, 저지대였기 때문이죠.

역삼동은 물론 언덕이 있어서 좀 사람이 살았지만

강남역 일대 대로들은 기본적으로 계곡이었어요.

 

 

제가 그래서 77년 지도도 가져왔는데요,

보면 강남역 사거리에 강남역은 없고 뉴욕제과만 있는데요

왼쪽에 구름모양 같이 구불구불한 것들이 논입니다. 

 

 

 

그리고 보면, 국기원, 과학기술회관 이쪽은

조금 언덕이어서 마을이 형성돼 있었는데요.

그 아래는 사람이 많이 살지 않았어요.

 

같은 강남이더라도 언덕이어서 사람이 살던 곳과

사람이 없어서 길 놓기 좋았던 아랫지역과는 달라요.

 

강남을 보더라도 세세하게 봐야 합니다. 

 

 

 

 

서울에서 강남이 유명해진 시기는 영동개발 이후인가요?

 

영등포가 원래는 제1의 강남이었어요.

상도동, 대방동에 아직 강남초, 강남중이 있고요.

당산역사거리 쯤에는 강남빌딩이 있어요.

 

90년대까지만 해도 신문 기사에 그쪽은 서강남,

지금의 강남은 동강남이라고 불렀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강남이 살아나고 그쪽은 죽어버렸어요. 

 

강남 개발이 워낙 잘 되기도 했고

저는 그리고 사실, 

북한하고 전쟁할 때 강북에 600만명이나 있으면

너무 위험해서 내려보냈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이해하고 있어요.

 

 

순수하게 강남 땅이 좋아서 사람들이 제 발로 모여들었다는 것이 아니라요.

 

강북의 입시, 학원, 학교들을 강남으로 내려보내고

강제적으로 내려가게 하면서요. 

 

 

혹시 그러면 강남을 대체할 곳이 있을까요?

 

이런 히스토리를 가지고 박정희 대통령 때,

대학교를 세종으로 이전시키려고 했어요.

고려대 세종캠퍼스, 홍대 등이요.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는 바람에 중단됐고

그 이후에는 추진할만한 정치파워가 부족한 상황인 것 같아요.

 

아마, 박정희 대통령이 10년만 더 살았어도

세종과 공주 사이에 제2의 강남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50년까지

북한 급변 상태가 발생하지 않는한 강남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살기 좋은 입지는 아닙니다.

사기 좋은 입지죠.

 

 

사기 좋은 입지요?

 

강남은 제 생각에 언덕이 많아요.

언덕 올라갔다가 내려가고요.

저는 파주나 평택을 좋아하는데

그런 곳은 원만하게 내려가거든요.

사실 그런 곳이 살기 좋은 곳이에요.

 

 

 

 

사실.. 진짜 좋은 부자들은 평창동, 한남동에 많이 산다고 들었어요.

 

정말 부자들은 잘 안 움직이더라고요.

옮겨가는 것은 진짜 정치적 급변이 있을 때예요.

고려가 조선으로 옮겨갈 때 정도요.

 

고려에서 조선으로 옮겨간 것도

한양이 원래 빈 땅이 아니라

고려의 남수도였으니 넘어간 거였고요.

 

그런데 강남은 그것도 아니었고

원래 농토였는데 넘어가라고 하니까

어중간한 부자들은 움직일 수 있지만

진짜 부자들은 움직이지 않은 거예요.

 

투자는 할 수 있어도…

진짜 부자들은 굉장히 보수적이거든요.

 

 

사실 이태원, 한남동 이쪽은 1920년대 개발돼서

100년에 걸쳐 안전하다는 것이 어느 정도 증명된 곳이에요.

 

사실 교통이 불편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어중이떠중이가 안 오고

그 자리에 부자가 지키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배제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1939년 지도를 보면,

이태원도 공동묘지였어요. 

유관순 열사도 여기 묻혀있었어요.

 

개발된 이유는 조선에서 은퇴한 일본인들,

주로 살고 있던 일본인들의 별장지로

지금의 분당 같은 곳인 거예요.

 

 

이 진한 선이 있는 곳이 보면 여기가 이태원, 한강진 역인데

적당히 언덕이 있거든요.

이런 정도의 적당함이 살기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사실 어디가 살기 좋냐, 는 질문은

좀 막연해요.

경제적으로 통계적으로 답은 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질문의 진짜 답은 개인적으로 나와야 해요.

 

“내가 뭘 원하지?”

“내가 원하는 곳은 어디지?”

“난 산을 좋아하나? 강을 좋아하나? 사람 많은 것이 좋은가?”

 

이런 것에 대해서

한 번 스스로 질문해 보시고

내가 어디를 원하는지 생각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부자들은 왜 강남에 살지 않는지,

강남은 얼마나 살기 좋은지 등에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결국 누가 어디에 살든

“내가 무엇을 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는 것이 박사님의 결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

 

 

이 글이 여러분께서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에 살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나만의 기준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에디터는 다음에 또 좋은 전문가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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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호섭이user-level-chip
25. 05. 02. 23:43

과거의 강남을 이렇게 재밌는 글로 알수있다니!!!!! 너무 잘 읽었습니다!!!!

탑슈크란user-level-chip
25. 05. 03. 05:04N

언덕 많은 강남이 개발된 이유 흥미롭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스크치즈user-level-chip
25. 05. 03. 07:26N

오 살기 좋은 것이 아니라 사기 좋은 땅이라는 사실! 강남의 과거를 재미있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