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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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위] 내가 요즘 더 열심히 집을 보는 이유

안녕하세요. 너나위입니다.

최근 좀 따뜻했다 해도 겨울은 겨울이네요.

밖에서 3,4시간만 돌아다녀도 가을보다 훨씬 힘이 든 것 같아요.


내집마련이나 부동산 투자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오늘은 제가 최근 임장하면서 느낀 것들을 좀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 너나위가 부동산을 보는 법


기본기를 갖춰야 하는 초보 시절엔 동네, 단지, 물건을 잘 쪼개어 봐야 합니다.

뭔가 정보를 습득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것 이전에 임장이라는 '행위 자체'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저는 초보자가 아니니까요. 반대로 초보이신 분들은 저처럼 하시면 시간만 낭비하시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말씀드리는 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입니다.


먼저 저는 간략하게 동선을 짭니다.

동선을 짜면서 필요한 시간을 가늠합니다.


최소한 3만보(20km 전후)부터 5만보(35km 전후)까지 하려고 하고, 서울의 구 하나를 싹 둘러보는데 5만보면 충분합니다.


다니면서 좋은 동네와 그렇지 못한 동네를 파악합니다.

동시에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면서 같은 신축이라도 사람이 더 좋아할만한 곳, 구축이라도 사람들이 덜 싫어할만한 것들을 추려냅니다.

사실 거의 다 가본 곳들이고 아는 단지들이기 때문에 처음처럼 재밌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냥 합니다.

혹시나 달라진 것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다니면서 시세를 함께 살펴봅니다.

시세를 보다보면 아니 '이 입지에 이 아파트가 이 가격에 나와있다구?'란 생각이 들면(이건 훈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그 자리에서 바로 부동산에 전화를 합니다.


부동산과 통화해서 그 물건이 진짜 물건이라면 근처인데 지금 집을 볼 수 있느냐 묻습니다.

즉시 집을 볼 수 있는 확률은 원래 50% 정도였는데, 요즘엔 거의 다 볼 수 있습니다.


들어가서 집을 보고 시세가 저렴할만한 이유가 있는지 아니면 지금 그 집이 싼 것인지를 판단합니다.


싸다는 생각이 들면 네이버 지도에 저장해둡니다(저장 아시죠? ☆표 있는거요)



| 요즘 시장 분위기


저는 시장 분위기를 임장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손품만으론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거든요.


요즘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사람이 없다.


말 그대로 현장에 사람이 없습니다.

8시까지 문 열고 있는 부동산도 많지 않습니다.


부동산 투자하면서 이런저런 롤러코스터를 타보면 '지금 이 현상'이 '이전에 한 번은 봤던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올 상반기 반짝 상승 때도 그랬고, 지난 여름 휴가철 이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찬물 끼얹은 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내집마련 고민했던 제 임차인분들도 모두 재계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에 갈 일이 없는거죠.


물건이 쌓여있는 단지는 어김없이 애타는 매도자 혹은 임차인들이 있습니다.

매도자는 급한 사람과 급하지 않은 사람이 있지만, 시세는 급한 사람 단 한 명이 던지는 가격에 형성이 됩니다. 그런 거래마저 안 되면 지금같은 상황이 오는 것이죠.

눈치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엄청난 기회입니다.


임차인 중에도 본인 전세금을 집을 팔아야 돌려줄 수 있다는 매도자의 말에 애가 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분양을 받거나 이사갈 집을 정한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죠.


얼마 전 본 집은 임차인이 제게 '사시겠다면 제가 집주인에게 이야기해서 조금 더 깍아볼게요'라고까지 하더군요.


모두가 힘든 상황입니다.

매수자만 빼고요.


두번째, 전세가 쌓여있는 곳에 매물도 쌓여있다.


저는 입지와 가격을 같이 보면서 입지 대비 가격이 어디가 저렴하다 와 같은 기준과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싸다 싶은 지역의 특징을 알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입지 대비 가격이 싸다. 그리고 고점 대비해서도 하락폭이 크다라고 느끼는 서울 평균 이상 지역엔 어김없이 전세가 쌓여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제게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항상 그래왔거든요.

서울이든, 지방이든.


전세가 쌓여있는 지역엔 매물도 많습니다.

그리고 매물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거래가 전혀 안 되다보니 호가가 슬금슬금 내려옵니다.


네이버 부동산이 전부라고 생각하시나요? ㅎㅎ

직접 가보시면 이런 말 많이 들으실 것입니다.


'진짜 하신다고 하면 제가 조금 더...'

눈치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또한 엄청난 기회입니다.


세번째. 비싸야 할 집이 그보다 싸야 할 집과 가격이 비슷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데다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다보니 비싸야 할 집이 그보다 싸야 할 집과 가격이 비슷한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제가 한 번 이해하기 쉽게 적어볼게요.


A지역이 B지역보다 상급지입니다.

A지역의 신축 아파트와 브랜드, 규모, 지역 내 위상 등이 흡사한 B지역의 신축아파트가 있다 칩시다.

그런데 그 둘의 가격이 비슷합니다.

이게 과연 정상일까요?



하나(위쪽 사진 아파트)는 고점이 15억을 넘었고, 하나(아래쪽 사진 아파트)는 고점이 12억에도 미치지 못했던 곳입니다.


그러나 A단지는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이유로 다른 지역과의 가격 격차 이런 것들은 무관하게 그냥 막 물건이 나오는 상황인거죠.

이전같았다면 '그래도 B가 이 정도면 우리 A가 이 정도는 받아야지'였을텐데, 지금은 'B고 뭐고 일단 나는 A 이거 팔아야 돼'가 되면서 일반적인 시기의 가격 차이가 무너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눈치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엄청난 기회입니다.

내가 볼 줄만 안다면 '좋은데 가격은 저렴한 것(저렴해서 심지어 예기치 못한 하락에도 하락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진을 확보한 A같은 것)'을 골라서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반대로 볼 줄 모르면 재앙이 되겠지요.

집 사고 나서 우리 집은 왜 안 오르지? 혹은 우리 집은 왜 다른 집보다 못 오르지? 라고 하면서 갸우뚱할테니까요.



(같은 값일 때 파란 단지를 샀으면 좋았을텐데...)



저의 첫번째 직업은 개인 투자자이며, 그렇기에 저 스스로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좋은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열심히 집을 보러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건 가봐야 알 수 있거든요.

위 두 개 아파트의 차이는 바로 입지입니다. 입지는 위치와 교통망으로부터 나오는 접근성과 사는 사람들로부터 결정되는 커뮤니티 레벨, 환경으로 구성됩니다.

그러니 당연히 가봐야 알 수 있지요. 지도엔 나오지 않게 마련입니다. 가서 그 곳의 공기를 마셔보고, 식당과 카페, 거리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말투나 행동을 봐야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으므로.


말씀드린 현재 상황이 내집마련이나 투자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현장에 머무른다는 것


10년 가까이 갈아치운 운동화만 몇 켤레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 나가면 최소한 20km를 걷고 만나고 이야기하고 집을 보고 머리를 씁니다. 익숙하다. 쉽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길은 외롭고 고됩니다.


예전엔 늦은 시간에 이런 광경을 보면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아파트가 많은데 내 건 하나도 없네'


어떤 드라마에 나오던 대사였던 것 같은데 이 말이 그렇게 사무칠 수가 없었습니다.


가족들끼리 고기를 구워먹는 모습, 퇴근하는 남편을 마중나온 아내의 모습, 아이와 함께 단지 놀이터에서 즐겁게 놀던 아빠의 모습.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제 마음 역시 무너져내리길 반복했었습니다.


성공이란 무엇일까란 생각을 길 위에서 하곤 합니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이 정도면 성공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길 위에서 배가 고플 때 마음껏 에너지바를 사먹을 수 있고

이젠 식당에서 비싼 점심, 저녁을 사먹을 수 있고

이젠 이전이라면 눈에 들어오지 않던 따뜻한 길 위의 문구들을 사진찍을 여유도 생겼으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걷고 또 걷습니다.

이젠 투자자 뿐 아니라 선생님이란 직업까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항상 현재의 모습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초심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가장 효율적인 전략, 구체적인 행동 요령까지 전달하는 최고의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더 부자가 되는 것도 좋지만 저를 믿어준 사람들을 웃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길 위에서 혼자 사진을 찍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군것질을 하고 혼자 운전을 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보신 적 없듯 저 역시 여러분들을 본 적 없지만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잘 되는 그 날을 꿈꾸며 제 할 일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임장길에 마주쳤던 몇몇 월부인 여러분.

환하게 웃으며 인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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