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복한 아빠투자자 에츄추입니다. 🦏
마침 최근 투자를 복기하려던 찰나였는데, 천하제일 무술대회 같은 투자 자랑대회가 생겨서 너무 재미있게 복기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월부에 감사드립니다 :))
저는 최근에 인천집에서 서울집으로 자산을 옮긴 투자에 대해 복기하려 합니다..
👣 우연히 찾아온 투자기회
저는 2018년 회사가 이전하면서 인천으로 올라오게 되었는데요, 제가 나이를 먹어가는데 결혼을 안(못..?)하는 저를 두고 답답하셨는지 부모님께서 생각하신 결혼자금을 저에게 주셨고 제 돈, 그리고 주담대를 받아 2019년에 인천 연수구 선호 생활권에 초신축을 매수했습니다. 당시 시장은 하락을 겪고 있어서 원하는 층과 동을 골라 싸게 매수했습니다. (A물건)
매수하고 1년 후 즈음 갑자기 집값이 폭등했고 제가 산 금액의 2배가 넘는 전고까지 찍히는 것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무렵 저는 결혼도 하고 소중한 첫째가 세상에 나오는 큰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가족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지난 상승장에 보여졌던 자산 가격의 상승이 저를 월부까지 끌어다주었습니다.
투자에 대해 배우고 전국이 하락장을 겪는 틈을 타서 살던 집을 전세주고 구축 월세로 포지션을 옮겼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 지방에 실전투자 경험도 쌓았습니다.(B물건)
문제는 그 다음 투자였는데, 23년, 24년이 되면서 서울시장은 정말 매력적인 절대적 저평가 상태임을 배우며 알게 되었지만, 종잣돈이 턱없이 부족하더라구요. 그리고 A물건의 임차인이 정말 싸게 전세를 들어가 계시기에 당시 시세와 1억이 차이 나는 것을 버리고 다른 곳에 갈 일은 없었습니다.
세입자분께서 계약갱신권을 쓰시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24년 가을 즈음 임차인께서 더 이상 거주할 수 없는 상태임을 알게 되었고, 퇴거를 확정하시는 순간부터 제게 주어진 우연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 글 : 세입자 보증금이 가압류 걸렸다구요..?(feat.공탁) [에츄추]
“그래, 이건 기회구나”
👣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매도
당시 인천은 매도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공급도 많았기에 쉽지 않을거라 예상은 했습니다.
나름 상황을 아래처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플랜을 따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PLAN 1. 매도가 된다면 서울 자산 갈아타기
PLAN 2. 매도가 안되고 전세를 새로 맞춘다면, 전세상승 1억으로 광역시 이상 투자하기
집은 바로 내놓지 않았습니다. 시세트래킹을 하고 있어서 천장가격과 주요 단지 가격은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디테일하게 알지 못했었죠. 그래서 팔 단지의 매물과 주변 경쟁단지의 매물의 모든 가격과 상태(동,층,향,시스템에어컨갯수 등)을 매물별로 전수조사 했습니다. 이렇게 했더니 제 물건이 어느정도의 우위를 갖고 있는지 명확히 알수 있더라구요. 제가 정한 목표매수가의 4천을 더 올려 셋팅하고 그 가격으로 단지내 부동산부터 경쟁 단지 부동산까지 물건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집을 보러오지 않더라구요. 마음이 조급했고, 2주 후에는 상위/하위 생활권의 일 잘하는 부동산 사장님(보유매물갯수, 지역상황 빠삭한 정도, 적극도 등을 보고 판단)을 선정해 물건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물건을 홍보해주시는 부동산 리스트를 기록하고, 순서를 정해 부동산을 계속 방문하니 지금 상황이 어떤지, 얼마나 보러오고 매수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사는 이야기 아이 키우는 이야기도 하면서 저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추려고 많이 노력했던거 같습니다.
그 사이 임차인께서 새로 이사갈 집 날짜를 정해버리시면 제가 매도에 어려워짐을 이해시켜드리고 날짜는 저와 협의를 할 있도록 말씀을 드렸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을 보내시는 임차인이 안타까움에 연락도 종종 드리면서 말씀도 듣고 가족분들이 충분히 드실 수 있는 여러번 쿠폰도 보내드렸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오시는 매수자분들께 집을 잘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2달이 흐르고, 알고 지내던 부사님께서 연락이 오셨습니다.
"저번에 집 보셨던 분이 계신데, 가격만 조금 깎아주면 당장 매수하고 싶대요. 생각 있으세요?
매수자가 귀한 상황에서 저는 목표 매도가에서 600만원 내려서 매도를 했습니다. 저는 애초에 목표매도가보다 4천을 높게 불러서 내놓은 상황이었기에 저에겐 600만원 네고였지만 매수자는 4600만원 네고했다는 생각에 싸게 매수한다고 느끼시고 매수를 결정하셨습니다. 애초에 깎일 것을 예상하고 매도 호가를 높여서 내놓은 것이 가격 방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 원하는 것을 얻기까지 과정
위 상황이 진행되는 동안 매수할 집을 찾아 다녔습니다. 지금은 당시가 싸다고 느끼지만, 당시에는 더 하락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래는 알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계속 강의를 들으면서 지금이 절대적 저평가 구간임을 알고 이 언저리에 매수한다면 잃어도 크게 잃을 확률은 적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른다면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얻을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저는 매도하는 과정에 소중한 둘째가 세상에 나오면서 앞으로 외벌이가 더 장기화 될 것을 감안해야 했었습니다. 그래서 나가는 이사비용을 줄여 조금이라도 흑자구조를 만들기 위해 주담대와 대부분의 신용대출을 갚고 남은 금액을 투자금으로 확정했습니다. 사실 신용대출을 갚지 않고 투자한다면 더 상급지의 투자를 할 수 있었지만, 저에게는 한번 고꾸라지면 재기가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덜 벌더라도 안정적으로 물건을 끌어 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3억 안에 투자와 세금 등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아는 지역을 넓히면서 투자처를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마음도 조급한데 단지들이 점점 많아져서 정리가 잘 되지 않아 중간에 길을 잃기도 했습니다. 고민하다가 최근에 투자하신 동료분들께 연락도 드리고, 염치가 없이 갑자기 연락드린 튜터님들께도 자문을 구했습니다.
(당시 매물코칭이 안되던 시기였습니다)
“츄추님 TOP3를 ‘매일’ 뽑아서 그 단지에 집중하세요, 중요한건 매일 전수조사하고 뽑고 보러가야해요”
“전수조사 하세요. 지역 내 모든 단지들 가격 다 확인하시고, 조사도 하루이틀에 끝내세요. 여기서 추린 단지들이 머릿속에 다 있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셔야 해요. 그리고 지금 시기에는 59가 아닌 84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보여주신 곳들은 대출까지 써서 투자할 곳은 아니라고 봐요."
저는 다시 전수조사를 빠르게 이어나갔고 매물을 추리고 TOP15를 뽑아서 계속해서 매물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당시 공급장이던 동대문구로 향했고 앞마당을 만드는 도중 투자적으로 매력적인 매물이 들어왔습니다. 당장 전화해서 물건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오지마세요, 투자금도 안되는구만. 지금 사람들이 보기만 하고 아무도 결정안해서 매도자분도 지쳤어요. 돈 되면 오세요 그렇지 않으면 오지 마세요.”
저녁이 되어가는 상황이었는데 아내가 애기 둘 혼자 볼테니 일단 다녀오라며 등을 밀어줬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부동산에 도착하니 해가 이미 졌는데 다행히 사장님이 계셨고 자초지종과 제 생황을 설명드렸습니다. 그리고 인천에서 달려왔다고 말씀드리니 저에 대한 경계가 많이 누그러지셨습니다.
그러다 매도자 분의 상황을 상세히 알게 되었는데요,
1. 이사갈 집의 잔금일이 확정되어 있어서 사실 매우 조급하다. 2. 중도금 일부만 주면 조기 퇴거도 가능하다. 3. 이미 투자자들이 2천은 깎은 상태이다.
속으로 제가 원하는 상황들에 매우 가까워졌음을 느끼고, 가격 협상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미 2천이 깎인 자체로도 저평가 된 가격이었지만,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 상황과 돈이 한정되어 있고 가격이 맞으면 지금 당장 계약할 수 있음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제가 이미 네고된 가격에서 2000을 추가한(총4천) 가격까지 어려웠고, 저는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 TOP15를 다시 점검해봤습니다.
며칠이 지났던 어느날
“안녕하세요? 자녀분들과 즐거운 성탄 보내고 있는지요? 혹 통화가능할까요?”
마음이 급하신 매도인 분께서는 총 3500만원 네고된 금액에 맞춰주신다고 하셨고, 인테리어 기간도 1주에서 2주까지 늘려준다는 조건까지 얹어서 결국 제가 원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다음 번 투자를 할 때에는,
계약서를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매도인께서 제가 제시한 가격에 매도를 하신 이유가 바로 “시아버지 꿈”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꿈에 나오셔서 그 가격에 팔라고 소리치셨다며 웃음을 주셨는데요, 이렇게 부동산은 계산만 앞서는 저 같은 투자자에겐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비논리적인 이 상황속에서 돈을 넘어서 서로의 감정과 관계를 이해하는 영역이 더 중요한것은 아닐까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쓰다보니 막 엄청난 계획 속에 논리정연하게 투자한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투자금 계산도 잘 못해서 매도 계약을 무를수 있는지 구걸하며 구석에서 세상 다 망한 표정도 한적 있었고, 아이 둘을 아내에게 온전히 맡기면서 터저나오는 문제 속에서 마음이 여러번 무너졌습니다. 직장은 말도 못했구요.
그래도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수백번 말해주면서 마음을 진정시켰던 것 같습니다.
전세는 부사님께서 해당 단지에서 오랜기간 전세를 구해드린 분들이 많아 만기가 다가오시는 분들께 연락을 돌렸고 그 분들 한분을 설득해서 공급이 많은 와중에 전세시세를 내리지 않고 좋은 가격에 뺄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도 참으로 놀라웠고 부동산 사장님의 역할이 제 돈 몇천만원을 아껴주신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투자에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
제 투자의 시작은 한번 가서 보라며 이야기 해준 아내에게 있었습니다. 둘째가 이제 100일이 지났는데 많은 짐을 혼자 얹고 남편 등을 밀어준 아내에게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너무 고생 많이하고 있고,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투자 후보군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고민하고 있을때 힘이 되어주신 구름농부님, 그리고 우리 정복이들..에스더케이님, 다꼼이님, 삶은일기님, 돈죠앙님, 케이비R님, 도어스님, 킴도킴도님, 블랙콤님.. 감사합니다. 특히 자주 연락주셔서 매듭을 잘 지을 수 있게 해주신 삶은일기님 너무 감사합니다.
여쭤볼 곳이 없어 주저하고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주신 김인턴 튜터님, 서광님, 다시RUSH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염치 없게 가끔 연락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끼어 손을 잡아주셔서 꾸준히 시장에 남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이후 처음으로 월부학교에 들어와 과거를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시는 월부와 너나위님, 프메퍼튜터님, 그리고 퍼틱스분들께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도 너무나 모르며 각고의 노력을 통해 더 배우고 성장해야 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
그래도 투자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댓글
츄님 구축 월세이전부터 매도 매수까지 투자경험담 자세하게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과의 좋은 관계 유지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