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서울 아파트가 앞으로도 잘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1시간 전

투자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 진입장벽의 힘

 

투자를 시작할 때 우리는 흔히 최근 수익률과 같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성공에만 집중하곤 합니다. 전문가나 유명 유튜버들이 추천하는 종목에 무작정 돈을 넣거나, 단기적인 수익률에만 집착하며 투자의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성공적인 투자는 유행을 좇는 행위가 아니라, 사업과 자산의 근본적인 가치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이 글은 제가 오랜 경험을 통해 깨달은 투자의 가장 중요한 원칙, 바로 ‘진입장벽’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진입 장벽이 낮은 기업의 위험성 : 나의 두 가지 경험

 

투자의 진리를 깨닫게 해준 두 가지 경험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형 뽑기 가게, 두 번째는 편의점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 지하철역에 무인 인형 뽑기 가게가 처음 생겼을 때, 그 인기는 실로 대단했습니다. 아이들부터 젊은 커플까지, 가게 앞은 매일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엄청난 수익을 올릴 것처럼 보였죠. 그러나 채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그 가게 맞은편에 똑같은 컨셉의 인형 뽑기 가게가 또 생겼습니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은 누구나 모방할 수 있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제 신입사원 시절 경험입니다. 당시 저는 편의점 광고물을 관리하는 영업사원이었는데, 서해안의 한 지역을 담당했습니다. 그곳에 처음 생긴 편의점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한 달 순수익이 1~2천만 원에 달했으니, 월급쟁이였던 제 눈에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죠. 저는 진지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편의점을 차릴까 고민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다가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실행에 옮기지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말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그 편의점이 성공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고, 불과 2년 만에 동네의 편의점 수가 1개에서 10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공급이 급증하자 점포 당 매출은 급감했고, 많은 점주들이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점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공에 현혹되어 진입장벽이라는 근본적인 요소를 간과했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진정한 투자가치: ‘진입장벽’과 ‘대체재’

이 두 가지 경험은 우리에게 투자의 핵심 원칙을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진입장벽이 높거나 대체재가 적은 자산에 투자해야 합니다.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은 필연적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되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집니다. 반면, 높은 진입장벽은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아 시장을 독점하거나 과점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진입장벽을 만드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입니다. 인형 뽑기 가게나 편의점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우주항공, 반도체, 바이오 산업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는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와 시설 투자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비용은 신규 기업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기존 기업들의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보장합니다.

 

진입장벽을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규모의 경제’입니다. 이는 대량 생산 및 구매를 통해 생산 원가를 낮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를 연 “슈카월드 베이커리”가 저렴한 가격으로 빵을 판매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밀가루, 우유, 달걀 같은 원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량 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추고, 이를 가격 경쟁력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죠. 동네 소규모 빵집에서는 따라가기 힘든 전략입니다. 

 

유니클로 역시 이 원칙을 잘 활용하는 기업입니다. 유니클로는 소수의 단일 품목을 대량 생산하여 원단 구매 단가를 크게 낮춥니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을 품질 개선에 재투자하거나,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여 시장을 지배합니다. 수많은 소규모 온라인 의류 쇼핑몰들이 유니클로의 경쟁자가 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원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자산: 서울의 아파트와 기술력의 미국 기업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 진입장벽이 높거나 대체재가 적은 자산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1. 서울의 아파트: 물리적 희소성

저는 앞으로도 서울의 아파트가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토지는 이미 대부분 개발이 완료되어 더 이상 새로운 주택을 지을 공간이 없습니다. 신규 공급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는 오랜 시간과 복잡한 행정 절차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은 집값 안정을 위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억지로 누르고 있기 때문에, 마치 압력솥처럼 공급 부족의 압력이 쌓이고 있습니다. 결국 서울 아파트는 희소성이라는 강력한 진입장벽을 갖게 될 것이고, 이 희소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입니다.

 

2. 미국 기술 기업: 독보적인 기술력과 네트워크 효과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도 진입장벽이 높은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대부분 시가총액이 높고, 이미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엔비디아(NVIDIA)입니다. 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AMD 정도밖에 없습니다. 물론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ASIC 칩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는 특정 용도에만 최적화되어 있어 범용성이 떨어집니다. 반면 엔비디아의 GPU는 다양한 AI 모델에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기술의 발전 방향이 바뀌어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기술력은 단순한 하드웨어 생산을 넘어, 신규 업체의 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강력한 장벽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결론: 통찰력 있는 투자자가 되어라

투자는 단순히 유행을 좇는 행위가 아닙니다. 단기적인 수익률이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사업과 자산이 가진 근본적인 경쟁 우위, 즉 진입장벽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인형 뽑기 가게와 편의점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은 성공의 달콤함이 잠시일 뿐입니다. 반면, 서울의 아파트처럼 물리적 희소성을 가진 자산이나 엔비디아처럼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욱 높여갈 것입니다.

 

결국 성공적인 투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진입장벽이라는 핵심 원리를 이해하고 투자에 임한다면, 예측 불가능한 시장의 파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얄팍한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분석과 통찰력을 믿고 투자하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성우니아부지
25. 09. 01. 18:04N

1등이네요! 매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른의미로 큰 범위의 경제적해자를 가진 기업들도 진입장벽이 높은 기업들로 봐도 될런지요? 투자 본질에 대해 통찰력 가득한 글 정말 감사합니다!😄

주아팬더
25. 09. 01. 18:40N

부동산투자와 주식투자 모두 본질의 가치의 희소성을 기반으로 시작된다는 통찰력을 얻은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