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
돈과 만나는 일이 곧 ‘투자'이고, 그 투자는 결국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일’임을 깨달았다.
결국 그토록 우리가 찾아 헤매던 돈의 얼굴은 바로, 우리의 얼굴일지도 모른다. p287
1부 돈의 탄생 그리고 흐름
2023년 기준, 레바논 국민들은 매달 200~400달러(약27만~55만원)밖에 인출할 수 없다. 이는 생필품을 겨우 살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자 내 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시민들이 은행을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수도 베이루트 중심에 위치한 6곳의 은행이 동시에 시민들의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으며, 이는 결국 예금 인출사태(뱅크런)로 이어졌다. p28
우리 집에는 한 때 어머님의 돈 일부가 숨겨져 있었다. 이사를 하면서 묵혀 놨던 이곳 저곳을 열고 정리를 하던 도중 검은 봉지를 발견했는데 꽁꽁 묶여져 있어서 뭔가 싶었다. 한참을 끙끙 대며 겨우 열어보니 돈 다발. 이게 뭔 돈인가 싶어 신랑에게 물어보니 어머님이 맡겨두신 거라고 한다. 아니 왜? 은행 놔두고 본인의 돈을 자식 집에 맡겨 놓는 가 그것도 며느리도 모르게, 그것도 봉지에 담아서. 옛날부터 은행을 나라를 믿지 못하는 어머니는 자식들 집에 얼마 씩 나누어 두시고 언제든 원할 때 찾아 쓰려고 하신 단다. 은행에 넣어봐야 이자 그거 얼마 주지도 않고 내 돈 다른 사람한테 다 줘버리는데 그 놈들 뭘 믿고서 거기다 맡기냐고 하시면서.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니 요즘 같은 시대에? 라는 생각에 답답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막상 돌이켜보면 비단 레바논 뿐만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예금인출사태는 일어났었고, 시스템에 구멍이 나는 순간 새벽부터 금융기관 앞에 줄을 서 장사 진을 이루던 사람들을 뉴스에서도 보았었다. 어찌보면 내가 너무 무감각하게 지냈던게 아닐까 싶다.
결국 “당신은 돈을 믿는가?”라는 질문은 받고 나서야 나 믿었었나? 신뢰하고 있나? 되물으며 오히려 너무 남의 일로만 치부하고 감각 없이 살지 않았나 싶다.
2부 이자 굴려드립니다.
사람들은 돈의 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해 다가올 미래의 시간을 당겨 쓰기도 하고, 현재를 더 견디며 기다리기도 한다. 이처럼 돈에 대한 수요과 공급의 줄다리기가 금리를 움직이는 것이다. p84
금리라는 것은 한낱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닌가 싶지만 사실은 그 안에 시간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했다. 투자의 순간에 수중에 갖고 있는 종잣돈이 부족할 경우 금리를 낼 각오를 하고 서라도 덩이를 키워 더 큰 수익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건 미래의 기회 비용을 미리 써버린 거다. 다시 종잣돈을 모으려면 그 만큼의 시간을 더 감내해야 한다.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 판단해 감행을 결정하고 어떻게 견딜 것인지 방법적인 것들에 대한 설계는 미리 해보았으나 그 무게를 실질 적으로 겪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론에 불과하다. 하나 하나 해나가야 하는데 안 해본 것들이라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선택을 했으니 견디는 것도 어쨌든 내 몫이다.
3부 인플레이션의 정체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끊임 없이 오르는 과일값, 달걀값, 생선값 등을 체크하며 ‘추적 능력’의 더듬이를 발달시켜야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 할 때마다 우리의 ‘추적 능력’ 감각은 영점을 재조정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해야할 일은 늘어나고 부담해야 할 비용도 증가한다. p133
부동산 매물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동료들에게 많이 했던 표현이 “살아 있는 생물 같다.” 였다. 매일 그 날의 상황에 따라 매겨지는 새벽 경매 시장의 생물 가격처럼 매일까진 아닐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변수들에 의해 내가 안테나를 세우고 있지 않는 상황에도 나름의 흐름을 타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재밌으면서도 어려운 부분이 그런 것. 수학의 정석 한 권을 독파하고 나면 수학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것 정도로는 안된다는 거다. 기본, 원칙 미리 정하고 지켜내야 한다. 하지만 그에 덧붙여 감각 이라는 영역도 있는 것 같다. 상황을 파악하고 그 상황에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 아는 그런 감각 말이다. 그걸 해내기 위해서 꾸준히 감각을 발달 시켜야 한다.
4부 빚 갚고 계십니까?
레버리지를 통한 자산 확대는 엄격한 자기 관리와 명확한 계획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자산의 확대’가 아니라 ‘몰락의 연습’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영끌’로 집을 사고, 신용거래로 주식을 매수하며, 빚을 미래의 수익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 미래는 올 수도,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대출이 아니라, 더 많은 자각이다. p218
월부 활동을 하면서 한동안 빠져 지냈던 책 그리고 많이 쓰는 단어가 레버리지다. 정해져 있는 내 소중한 시간을 효과적으로 소비하기 위해선 레버리지를 필수 불가결로 다양하게 찾아 쓰고 있다. 그리고 자산 확대를 위해 나의 투자 방식에는 전세레버리지를 활용한다. 이렇게 자산을 확대 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 2가지. “엄격한” 자기 관리, 그리고 “명확한” 계획.
사실 1호기 투자 과정에서 낯 부끄러운 많은 장면들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니오 그거 아닙니다!” 라고 명확히 얘기해주셨던 멘토님이 없으셨다면 어땠을지.. 마지막 튜터링 때 꼭 해보라고 하신 복기 과정. 그것부터 하면서 나는 다시 한번 자각 해야 한다.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자세로 해내야 하는지.
5부 돈의 또 다른 얼굴, 암호화폐
문맹률이 31%에 달해 은행 계좌조차 없는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신뢰하는 화폐, 비트코인. 그만큼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이 편리하다는 방증이다. … 중략… 더 나아가, 국민들이 비트코인에 보내는 신뢰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아예 정식 화폐로 채택한 국가들까지 등장했다.
비트코인으로 벼락부자가 되어 고가의 아파트를 신고가를 찍으며 사는 젊은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덕분에 매임하기 쉽기도 해요. 라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내 지인 중엔 없지만. 건너 건너 누구는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두었다고도 하고. 그그렇게 비트코인은 사실상 투자 시장의 한 종류로만 여겼었는데 아예 한 나라의 정식 화폐로 까지 사용한다? 물론 아직까진 여러 현실적인 여건 상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하지만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력과 사람들의 인식 변화는 언제 또 어떻게 돈의 얼굴을 바꿀지 모른다.
6부 투자 왜 하시나요?
"투자는 과학입니다. 한편으로는 직감이나 예술에 가까운 측면도 있죠.
좋은 투자자는 과학과 예술을 잘 조화시킵니다. 금융시장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직감이 어느 정도는 발달하는 것 같습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재무학과 교수 이타이 골드스타인 p268
투자자로 성공하고 싶다면 본인이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하세요. 남의 투자 정보는 듣지 말고, 본인의 지식을 믿으세요.
…중략…
결국, 투자는 정답이 있는 공식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익혀야 하는 여정이다. 중요한 것은 남의 말이 아니라 나만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p278
1호기 투자를 하는 동안 내가 지키고자 했던 원칙 몇 가지가 있었다. 최소한 내가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 내가 가진 앞마당 중 O개의 OO구에서 가능한 후보 단지를 뽑아 다 매임하자 가 그중 하나 였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서 결론을 내리면 확신을 갖지 못하고 투자를 감행하더라도 얼마 못 가 계속 그게 정말 최선이었나 의심이 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시장의 급작스런 변화로 볼 수 있는 매물도 많지 않아 생각보다 빠르게 추려졌다. 그럼에 불구 보고 싶었던 단지는 어떻게 든 계속 매달려 매물 하나라도 보고 넘어갔다.
문제는 그 다음. 그렇게 해서 범위 안에 들어온 매물이 썩 맘에 쏙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밀고 나가지 못했다. 잘 아는 곳이었고, 가능했고, 최선이었음에 불구하고 말이다. 원칙을 세웠으면 끝까지 지켜 해야 한다. 우물쭈물 하다 가는 그렇게 뽑아낸 것 마저 놓치고 시장은 흘러간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1호기 투자에 대한 복기다.
물론 아직 잔금이 남았고, 준비하며 알아보고 처리해야 할 일들도 남았지만 최종 버전이 아니더라도 기억이 휘발 되기 전 이곳 저곳에 남긴 메모들을 모아 정리를 할 필요가 있겠다. 빚처럼 남아있는 최우선 과제에 맘도 무겁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처럼 나에게는 투자가 생얼로 돈과 만나는 길이었고, 정말 그 과정은 벌거벗은 나를 직면 하는 일이었다.
자스민 송님 투자를 본업처럼! 이라고 외쳐주셨던 마스터 멘토님 말씀처럼 실전 투자자로서 성장하기 위해서 못났었던 그 과정의 나를 다시 직시하고 내 목표와 원칙을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