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다 말고 하는 생각🍴#4 "그 말… 굳이 했어야 했나? (feat. 인간관계론)" [스리링]

10시간 전

 

※ 구내식당, 식판 위에서 태어난 이야기입니다.
 

밥말생 #4

그 말… 굳이 했어야 했나?

 

 

 

 

 

점심시간이었다
오늘 메뉴는 콩비지찌개🍲꽁치조림


찌개는 고소했고 꽁치는 살보다 가시가 많았다

 

실은 국을 한 숟갈 뜨고 나서도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왜냐하면…

 오늘 아침 회의에서 했던 내 말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기 수정하셔야 할 것 같아요
이 워딩보다는 이쪽이 더 낫지 않을까요?”

 

“이 데이터 출처가 공신력이 있나요?”

 

 

동료샘은 웃으며 고맙다고 했지만

나는 알았다.

 


내 말이 조심스럽지 못했다는 걸

 

 

예전보단 나아졌다고 믿었는데

아직도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면…
그냥 못 넘기는 사람이다

 

 

사실 시시비비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익숙했다

 

정리되지 않은 말을 들으면 바로잡고 싶고
틀린 정보가 보이면 가만히 못 넘겼다

(특히..! 오탈자…)

 

 

솔직히 일잘하는

 유능한 직원이라는 말이
싫지 않았다

 


아니 좀 좋았다

 

 

 

🥄

 

 

 

그런데 월부 생활을 오래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게 맞았던들

 뭐가 그렇게 달라졌을까?

 


내가 이긴다고 해서 관계가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내 말이 옳다고 해서 분위기가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결과는 더 좋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러다 며칠 전 읽었던 인간관계론의 문장이 떠올랐다

NBMMALL

 

 

 

“논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문장에 뼈를 맞았다.

 

 

“내가 알고 있음을 인정받고 싶어서
잘난 척도 할 겸
누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

 

 

….

 

 

 

🥄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지적을
더 좋게 하자는 핑계로 했을까

 

 

하지만 그게 진짜 더 좋은 결과였을까?
사실은 내가 좀 잘난척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도 인생에서 정말 많이 틀려왔다

 

그럴 때마다 굳이 뭐라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넘겨준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게 가장 다정한 배려였던 것 같다

 

 

점심을 다 먹고

 숭늉을 들고 나오며 다시 다짐했다

 

 

앞으로는 이기려 들지 말자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가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

 

 

요즘 나는
회사에서 실수도 잦고
허둥지둥하는 삶을 살고 있다.

 

뭔가 척척 날카롭게 했던 시절은 지나간 것 같고
깜빡하고 실수도 곧잘 한다.

 

 

그런데 며칠 전 실장님이 한 말이 자꾸 떠오른다.

 

 

"박과장, 요즘 좀 허당 같아졌어
근데… 인간미 있어서 좋아"

 

 

그 말이 괜스레 맘에 남았다

 

 


예전엔 무조건 똑부러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좀 웃기고 허술해도 괜찮지 않나 싶다

 

 

 

나 박과장은
완벽한 사람보단 편한 사람이 되고 싶다

 

 

밥말생 4부 끝

 

 

 

1탄: 밥 먹다 말고 하는 생각🍴 밥말생 #1 "실장님은 내가 여러 번 결혼한다고 생각했다" [스리링]

2탄: 밥 먹다 말고 하는 생각🍴 #2 사건은 없었고 해석만 있었다 [스리링]

3탄: 밥 먹다 말고 하는 생각🍴 밥말생 #3 "워런 버핏에게 배운 -80%의 교훈" [스리링]

 


댓글


함께하는가치
10시간 전N

정답을 고집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상대방이 편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너무 공감되는 말이예요 링님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피커
9시간 전N

아 너무 공감되네요 너무 저 같아요ㅎㅎ 인간관계론 읽으면서 반성하고 있는데 링님 글 보고 또 반성하고 갑니다 감사해요

킴나두
9시간 전N

반장님 공감가는 글입니다. 저도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앙니라 상대가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반장님의 인간미 있는 모습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