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월부강의를 수강하는 아내를 둔 비(非)월부인 남편의 시점으로 작성된 관찰일지입니다.
약간의 과장과 상상력이 MSG로 첨가되어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실제로는 20개월차 월부인이지만, 최대한 월부인의 시선을 빼보려고 했어요 (웃으면서 봐주세요)
수강신청 전
아내가 4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월부인지 뭔지 강의를 듣는단다.
어후, 그 돈이면 매주 주말 외식정도는 할 수 있는 돈인데..
넘 비싼거 아닌가?
그래도,
스스로 뭔가를 공부를 해보겠다고 하니 기특하긴 하다.
1주 1일차
강의 듣고 과제하는 건 알겠는데..
[조모임]이라는게 있단다. 뭐..
혼자하는 것보단 그룹이 있으면 좋긴하겠지..
그리고 또 뭐.. 놀이터? 이런게 있다던데..
공부하는 모임 아녔어? 친목도모도 하는건가?
[월부아내, 이하 '아'로 표기]
자기야 나 오늘 저녁에 OT 있데
[유리공남편, 이하 '남'으로 표기]
ㅇㅇ? 뭐 만나서 하는거야? 아.. 화상으로 한다고?
요즘 회사에서도 화상으로 많이 해~ 몇시간이나?
[아] 나도 모르지
[남] 알겠어, 내가 딸래미랑 잘 놀고 있을께
* OT 시작 30분 전
[아] 자기야, 웨일이 뭐야? 어떻게 설치해
[남] ㅇㅇ설치 해보장
* OT 시간 정각
[아] 자기야 이어폰에서 소리가 안나와
[남] ..난 잘 쓰던건데 왜 안되 ㄷㄷ 그럴리가 없는데..
(딸깍 딸깍~) 아, 이제 된다.
근데 뭐지..이 기 빨리는 기분은

* OT시작 2시간 후
애기도 씻기고 오고,
머리도 말려주고,
책도 읽어주고,
같이 색종이 접어주고 있는데도 아직인가..

이 즈음부터 딸래미도 엄마를 슬슬 찾기시작하며 찡찡거리기 시작한다.
[딸] 나 엄마 일하는거 싫다고~ 아빠가 하면 안돼?
1시간 정도면 끝난다더니.. 왤케 오래해..
이상한 사람들한테 꼬임당하는거 아녀?
라는 생각으로 방문을 빼꼼 열어보니
참 처음보는 표정의 와이프가 앉아있다.

40평생을 부산/경남에 살다가
신랑 직장따라 수도권올라온지 4년이 되어도 패치가되지 않는
정체불명의 이상한 표준어로 대화도 하고
부끄럽다더니, 꽤나 이런 저런 얘기도 잘하는거같다.
(그래도 내가보면 쪽팔린다고 문닫고 나가라고-ㅂ-)

무엇보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몹시 낯설면서도 신기하다.
다행히, 화면속에 있는 '월부 사람'들은 다들 평범하게들 생겼다.
사기를 칠거같거나 한 그런 모습은 아니다. 다행이다.

(화면속에 약간 이런 느낌의 사람들이 있는건지 아닌지.. 잠시 유심히 봤었다)
그렇게 30분이 더 지나서야,
아이를 재우려고 누워있는 침대방으로 들어온다.
목소리는 무척이나 지쳐 보이는데..
뭔가 혼자 굉장히 뿌듯해 보이는 표정이다.
1주 2일차
[아] 자기야 나 오늘 첫강의 업로드 된데~
[남] ㅇㅇ 오늘도 내가 딸래미랑 놀다가 잘 재울께
근데 몇시까지 하고 올꺼야? 무리하지말고 나눠서 들어,
내일 애기 유치원가고 없을때 들어도 되잖아
[아] 조원들이 [멱살열차]타고 하루만에 완강하기로 했어..ㄷㄷㄷ
[남] 아..ㅋㅋ 화이팅
[딸] 엄마 안고 자고싶어~ 바둥바둥
1주 3일차
[아] 아..오늘은 후기쓰고 과제도 하려면 또 잠이 늦겠구먼
[딸] 엄마아아아아아~!! 일 안하며 안돼?!!! 안아달라고~
(드디어 따님이 한계치에 도달하셨다)
1주 4일차
머리를 말리던 아내가 소리친다.
(우리 아내님은 뭔가를 잘 부시는 파괴왕이다)
[아] 으악~~!!!
[남] 왜?? 왜???? 다쳤어?

[아] 나 오프강의 당첨됐어!!
[남] 그게 뭔데?
[아] 후기 잘 쓴 사람들 뽑아서,
다음주 강의 녹화하는 자리에 초대해주는거래
너바나님 볼수 있겠다!!!
[남] 누구?? 너바나? 바나나?? 그게 뭔데?

[아] 있어~ 월부 대표강사님, 소문에 200억부자라는 말이 있던데>_<//
[남] 근데, 내일 조모임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아] 나말고 조원한분도 같이 당첨되서, 조모임 그 다음날로 미뤄졌어
[남] 아, 그럼 내일은 강의들으러 가고, 그 담날은 조모임 가야돼?
일요일인데 딸래미랑 좀 놀아주지..
(들은척도 안한다..)
[아] 내일 11시까지 가야되는데, 가는데 2시간 가까이 걸리니까,
9시에는 출발해야 할 듯~
[남] 그렇게 일찍 나가? 그럼 몇시에나 끝나는데?
[아] 보통 6~7시간 한다던데?
[남] 배고프겠다 밥은 먹고가.. 그럼 내일은
따님모시고 자기가 갈려고 했던
"하츄핑 뮤지컬" 내가 같이 보고 올께~
점심 먹고, 뮤지컬보고 뺑뺑이 돌리면서 하루 잘 버텨볼께ㅠㅠ
1주 5일차
9시 따님이 일어나는 시간에 아내는 오랫만에 곱게 차려입으시고 출발
아침엔 따님이 먹고싶다는 주먹밥 만들어 먹이고
오전엔 EBS 어린이 채널의 도움으로
점심땐 따님이 며칠동안 노래불렀던, 짜장면으로 접대하고

(고마워 하츄핑ㅜㅜ)
오후에는
다행히 하츄핑파워와 인천-일산까지 왕복 운전시간까지 해서
끝나보니 수업종료가 예정된 6시경이 지나간다.
..
카톡을 보내보니 1시간 정도 더 걸릴거같단다.
집까지 역방향이긴 하지만, 강남까지 가면 1시간쯤 걸릴거같긴하다.
딸~ 엄마 댈러갈까?
그렇게 1시간을 한강변을 달려
삐까뻔적한 강남도심을 지나
네비가 알려준 곳을 도착해보니

[월급쟁이 부자들] 이라고 적힌 학원같이 생긴 건물에서
막수업을 마친듯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온다
이 때도 잠시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은 아닌지
매의 눈으로 잠시 살핀다.
다행히 그런거 같지는 않았다
시간은 8시..
딸아이를 엄마 옆에 앉히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하아.. 진짜 기나긴 하루였다]
1주 6일차
폭탄갔던 아내가 온전히 없었던 하루가 지나가고
오늘은 3시에 조모임이 있으시단다.
그리고 아침부터 세상안하던 독서라는것을 하고 계신다.
싱크대 속 그릇들은 가득가득 높이 쌓여만 간다.
(딸그락딸그락)

[아] 자기야, 나둬 내가 할께
[남] 여보야가 부동산공부해서 거지탈출하기 전에,
집이 먼저 거지소굴이 될거같애, 내가할께^^
[아] ㅋㅋㅋ뭐래, 기다려봐라 내가 부자만들어줄께
우리 아내는 또 뭐가 신난건지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집을 나선다.
어휴..오늘은 또 따님이랑 뭘하고 놀아줘야하나

새삼, 그간 우리 와이프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쉬는 시간을 배려해주었던 사람인지
느끼는 요즘이다.

번외편
[아] 자기야 강의 과제가 노후자금 계산해보는거거든??
과연 얼마나 필요할까?
[남] 잘… 모르겠는데, 퇴직금이랑 연금 이런걸로 살 수 있는거 아녔어??
[아] 순진한 소리한다. 우리 38억 필요해.. 내가 한 번 벌어볼께
[남] -_-;;;;;;;;;;;;;;;;;;;;;;;;;;;;;;;;;
아.. 저게 드디어 미쳤나부다
장기라도 팔아야되나
사고칠거 같애

2주차, 관찰일지 #2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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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아이시점) 임장가는 우리 아빠,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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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가는 아빠편) 담배값 한갑 가격으로 당당하게 임장 나서기
[feat. 산/끓/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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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가는 아내편) 임장 다녀오기 (feat. 아/말/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