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부 생활 3년차에 들어서고 있는 검파입니다!
23년 12월 열기를 시작으로 월부를 시작했고 25년 12월 열기를 삼수강하는 지금, 어느덧 3년차 투자자에 접어들었네요. (진짜 시간 순삭입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솔직한 제 이야기를 담아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월부 생활 3년차 중에 마주하게 된, 조금은 '울적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거든요.
사실 월부 생활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든 간에 ‘열심’을 쏟아 붓다 보면 어느 순간 정체기를 마주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가진 종잣돈을 모두 쏟아서 투자를 한 뒤에 마주하는 ‘1호기 블루스’는 월부에서 꽤 유명(?)하죠? 투자자의 기본이라는 독/강/임/투를 매일 같이 한다지만 ‘실력’이라는 게 무슨 새싹처럼 쑥쑥 자라는 걸 눈으로 볼 수 없고요. 진짜 투자자는 경험 부자여야 한다는데, 모든 종잣돈을 1호기에 밀어넣고 나니 다음 경험은 언제 쌓을 수 있나 싶기도 하고요.
자신의 성장을 측정하고 싶지만 객관적인 지표라는 게 없어 힘이 빠지고, 열심히 늘려온 수 많은 앞마당들에서 딱 1건의 투자 밖에 못해서 힘든 사람이 겪는 게 슬럼프라면, 정말로 더 ‘열심’을 쏟은 사람일수록 더 크고 오랫동안 슬럼프를 겪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만약 1호기 블루스를 겪는 월부인이 계시다면, 저는 정말 크게 박수를 쳐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 기간을 잘 버티면 분명 다시 회복하는 순간이 올거라는 말과 함께요.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솔직해 져 봅시다. 싱글 투자자라 2호기 투자가 가능한 시점이 막연해서, 실력 성장에 정체가 온 것 같아 답답해서. 모두 정체기 구간이라 부를수 있겠지만, 혹시 ‘슬럼프/정체기’라는 단어에 기대어 멈춰서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는 건 아닌지요? 주변 동료 모두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다 못해 달려나가는 것 같은데, 나도 그들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걸 알지만 한편으로는 어쩐지 버겁다는 생각을 하시는 건 아닌가요?
이런 감정은 비단 1호기를 마친 뒤에만 오는 건 아닌 것같습니다. (다만 1호기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눈에 띄는 상황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너무나 알맞은 사건이긴 하죠.) 아마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생각만큼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볼 때면 언제든 떠오르는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게 요즘 제가 느끼는 마음이기도 하고요.
12월 열기 수강 전에 10월에는 지방실전반, 11월에는 열반실전을 수강하며 예상치 못하게 2달간 고삐를 당기며 달려 왔습니다. 할 것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게 많았기 때문에 ‘열심히 열심히’ 자신을 다그치며 보냈던 같습니다. 그 와중에 월부 2년차 요령이 생겼다고, 하루 6시간 수면 시간을 함부로 줄이지는 않겠다고 생각도 했었죠. 사실 한두달 정도 잠을 줄여 보았다가 잇몸이 약해져서 한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었거든요…ㅎ(그 이후로도 잇몸 염증이 무지하게 잘 올라온답니다…ㅠㅠ)
그래서 찾았다는 나름대로의 요령이, 레고처럼 수면 시간을 블럭 단위로 배치하는 것이었습니다.(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루 6시간 수면이니까, 퇴근 후에 얼른 2시간 자고, 새벽에 내리 공부 하다가 출근 전에 잠깐 자면 되겠지! 퇴근 후 투자자 모드 전환이 바로바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차라리 수면 시간을 쪼깨서 쓰기로 결정합니다. 10월 중반부터 11월 실전반 끝날때 까지, 일주일에 한번.. 가끔 두번 정도는 이렇게 수면 패턴을 바꿨습니다. 아직 30대 중반이니 이정도는 내 몸이 충분히 감당 할 수 있을거라 생각을 했죠.
그렇게 한달 이상 누적된 엉망진창 수면 패턴의 문제는 결국 12월이 되어 터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반쯤은 몽롱한 상태라 머리만 대면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인데요, 밤을 샜냐구요?ㅎ 놀랍게도 어제도 그제도 7시간 이상 잔 상태랍니다. 오늘은 회사에 출근이라도 해야 하니 아침에 일어났지, 주말에는 말 그대로 잠에 절여져서 하루를 보냈고(='잠+밍기적+잠'의 무한 굴레), 밤잠은 깊게 자지 못해 새벽에 자꾸 깨어나기 일쑤였죠.
깨어 있어도 멍하고, 잠을 자도 푹 자지 못하는… 살짝은 좀비(여기서는 ‘잠’비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ㅋ)같은 상태가 되어버린건데요. 결국 몸이 좋지 않았던 2주차 주말을 지나면서 신체적 컨디션은 회복 될 줄 몰랐고, 지난 3주차 주말 이후로는 감정적인 컨디션도 바닥을 찍게 되더라구요. 그리곤 어느 순간 잠에 밀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아, 이건 단단히 잘못되었다'
뭐, 다른 날보다 하루 이틀 잠이 많아지고 피로감이 쌓인 기분이 드는 건 사실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그 하루 이틀이 사흘 나흘이 되고, 지금은 벌써 2주가 다 되어간다는 사실이죠. 그렇다고 해서 할 일이 없는 것도, 할 일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물먹은 솜같이 맹한 몸 때문에 머릿속은 할일의 일정을 조율하느라 분주합니다. ‘난 이번달에 이걸 달성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선 이걸 해야해’하는 욕구에 사로잡힌 상태니까요.
동시에 매일같이 자신의 할일을 잘 해 나가고 있는 주변 동료들의 모습을 카톡방에서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접하게 됩니다. 동료들은 저렇게 나아가는데 나만 이렇게 여기서 우두커니 서서 한발 짝도 못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Boom! 자기 혐오가 시작 되는 시간입니다! 물론 나에게 좋을 게 1도 없다는 것도 알고, 상황을 타파하려면 결국 움직이는게 답이라는 걸 알지만, 내 몸을 쳐지게 만드는 ‘그 원인’은 어쩐지 쉽게 무시하기도 어렵고, 사라지지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혹시 지금 이런 상황에 빠져있는 분이 계실까요? 이럴때 가장 필요한 건 ‘냉정한 분석과 솔직한 자기 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해야한다”는 월부 분위기 속에 있지만, 지금의 나는 ‘하기 싫다’는 감정이 든다는 걸 솔직히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거죠. 다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왜?’라는 질문을 냉정하게 이어가고, 솔직하게 답변을 하면서 스스로를 들여다 보면 좋겠습니다.
강의와 다르게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하려니, 나를 깨워 줄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혼자서 집중하는 게 안되는 상태
: 지난 2년과 다르지 않은 장소와 환경인데? 달라진 게 있다면 나 자신
잠 : 아무렇게나 자고 있었다. 열기 시작하고 밤을 새는 일은 없었지만, 실전 수강 이후로 퇴근 후 잠깐 자고 밤잠을 늦게 자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었다. 이른 새벽에 깨는 것도 잦아졌다. 회사에선 점심시간에 잠깐 눈을 붙이는 수준을 넘어, 오후에 아예 팔짱 낀 채로 앉아서라도 자야 정신이 돌아오기도 몇 번이었다.
→ 수면 패턴을 되찾는다.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 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몸이 무거워진다. 한순간의 의지나 결심의 문제가 아니다. 습관의 문제다.
솔직히 이 대화를 적어 올린다는 게 부끄럽긴 하네요. ㅎㅎㅎㅎ;;; (공개적으로 적은 만큼 이제는 개선할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남은 2025년의 일주일 동안 저의 원씽은,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간단한 그 패턴을 되찾기. (이참에 취침 루틴과 기상 루틴을 만들어 보는 일)이 되겠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잘 먹고, 잘 자는 기본을 잘 유지하면서 건강한 투자생활을 하시길 빕니다. 체력이든 자존감이든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있다면 결코 롱런할 수 없으니까요.
이상 월부 생활 3년 차에 예기치 못한 순간에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을 만나 놀라버린 (나눔글을 가장한) 소회… 였습니다. ㅋ (힝, 속았쥬?)
다들 메리클스마스 🎄🎅🎁
&
햅삐뉴이어 👏🌞😁
댓글
ㅎㅎㅎㅎㅎㅎ 지금 제 상태가 딱 검파님 상태입니다....! CCTV 달린 줄?! ㅋㅋㅋ 그래도 이런 글을 쓴 걸 보니, 벗어나고 싶은 의지도 느껴지네요! 우리 남은 12월 1주일 다음 스텝을 위한 에너지 충전시기라고 생각하고 1월부터 다시 도약해 봐요! 우린 할 수 있습니다! 아자아자!!!!
번아웃이 오는게 당연해요~~^^ 엄청 열심히 달려오셨으니까요^^ 글로서 정리해놓는 것 또한 힘들었을 텐데 검파님은 기버마인드라 가능하다 생각들어요 ~~ 저는 이럴 땐 월부알람 모두 차단하고 다이어리에 기록하면서 오롯이 나 자신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져요 많은 불안감과 뒤쳐지는 듯 하지만 복리로 성장하는 경험이 있더라구요 ^^ 제가 함께 한 검파님은요~~ 너무너무 멋찐 실력넘치는 싱글투자자구요~ 쨩 !!! 이세요 ~~ 그냥 이 시간 또한 극복하려하지 말고 즐기시길 ~~ 즐기다보면 회복되고 회복되면 성장되있으실꺼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