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15 대책 발표 - 충격의 시작
2024년 10월 15일. 울산 출장 중이었다. 회사 동료와 출장 결과 보고서를 쓰고 있었는데, 울산역 TV에서 영화처럼 뉴스가 나왔다. 10월 20일부터 정부가 강도 높은 규제를 한다는 것. 내 0호기가 있는 수도권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겠다는 발표였다. 단, 시행은 5일 뒤.
그 순간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한동안 말과 글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 머릿속이 새하얘진다는 게 이런 말인가. 30분 동안 아무 말도 아무 글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멍했다.
너무 절박해서 튜터님도 없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실전반 같이 하던 으히조장님에게 생전 전화도 안 하던 인간이 다짜고짜 전화했다. "아 어떡하냐고..." 조장님도 할 수 있는 말은 한정적이었다. 빨리 부동산에 가서 최대한 빨리 매도하고 매수하라는 것뿐.
배운 점: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린 정책 변화는 공포 그 자체였다.
2. 5일간의 사투 - 그리고 실패
예약해둔 부동산을 전부 취소했다. 사장님들이 왜 그러는지 너무 잘 아시는 게 더 아찔했다. 사실 1015 발표 2달 전부터 같이 실전반 했던 징기스타님, 으히님, 마파님이 빨리 가서 사라고 겁나 몰아세우고 계셨었다.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앞마당 시세 트래킹을 양식부터 방법까지 하나씩 끄적거리고 있던 찰나에 이렇게 발표가 터진 상태였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서울로 갔다. 무작정 관악구 가서 살 물건을 보고, 내 수지 0호기를 팔기 위해 부동산에서 제일 큰 곳에만 전화를 걸었다. 큰 부동산이면 손님이 가장 많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내 물건이 팔리지 않았다. 내 실수는 큰 부동산 1곳에만 매물을 내놨다는 것. 큰 부동산은 대형 단지 문의로 넘쳐날 텐데, 내 건 수지 풍덕천동 내에서도 제일 끝자락에 있는 소형 애매한 단지였다. 게다가 내부 인테리어는 실거주 수준으로 완벽하게 해놨고 세입자까지 있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도가 떨어지는 매물이었다. 부동산도 1곳에만 내놔, 가격 파악도 제대로 안 되어, 주변 매물과 비슷한 가격으로 내놓으니 문의가 오지 않는 것이다.
처음에 얼마에 팔리겠냐고 물으니 부동산 사장님이 계속 얼마에 내놓고 싶냐고 되묻더라. 실거래가 없다 보니 사장님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그때로 되돌아간다면? 그냥 매물 상태 복붙해서 유사 부동산에 문자로 전부 다 뿌리고, 가격의 정도를 사장님들에게 전부 물어봐서 어느 정도면 최대한 빨리 나가겠냐고 전부 다 물어봤을 것이다.
그 5일 동안 정말 미친 년 널 뛰듯이 서울을 주구장창 뒤지고 다녔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그냥 아찔했다. 이제 나에게 서울은 더 이상 선택지에서 사라지는 건가. 나는 평생 서울에 들어가지 못하는 건가.
배운 점: 매도는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특히 실거래가 없는 매물은 더더욱. 여러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시장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3. 좌절의 늪 - 그리고 타인의 성공 이야기들
온갖 종류의 신세한탄과 좌절이 온몸을 휘감았다. 왜 1곳에만 내놔서... 왜 이 물건을 사서...
그 와중에 열중반 할 때 서울에 등기 쳤다는 월부 선배 이야기, 같이 서기반으로 시작했는데 나보다 늦게 시작했는데도 서울에도 경기도에도 등기 치고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를 다 해낸 사람들의 이야기. 내 귀에는 온갖 종류의 성공 이야기만 들리기 시작했다. 그게 나를 더 좌절의 구렁텅이로 끌어내렸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한 달 전에 투자코칭을 신청해서 1015 발표 난 뒤 투자코칭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너무 절박했기 때문에 긴가민가하면서도 수도권 비규제 지역과 지방광역시에 털 수 있는 매물은 다 털던 중이었다. 내심 매물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 투자코칭 시간에 지역의 가치 정도라도 확인해 투자 물건을 뽑아낼 심산이었다.
그런데... 투자코칭, 너무 믿지 마라. 절대 지역 이야기 하지도 않고 투자하라는 마인드셋 교육만 잔뜩 받고 왔다. 심지어 그럼 나는 뭘 해야 하냐고 직접적으로 물어야 겨우 한마디 들을 뿐. 물론 그 시기에 너무 좌절과 계속되는 실패의 경험에 심신이 지쳐있던 상황이라 뭘 들어도 불만이고 부정적으로 들렸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 투자코칭을 받으면서 사람 바이 사람이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상대방이 다 해결해 줄 거라 절대 믿지 말고 내가 어떻게든 CEO 마인드로 전부 직접 해결해내야 한다는 마음을 더 강하게 먹게 되었다.
배운 점: 답은 결국 내가 찾아야 한다. 누구도 내 투자를 대신 해주지 않는다.
4. 범위를 좁히다 - 수도권 비규제 전수조사
내가 가진 투자금 자체가 수도권 하기도 지방 가기도 애매한 경계선의 투자금이었다. 스스로 컬럼과 강의에서 지방이 나은지 수도권이 나은지 집중해서 듣고 이해하려고 했다. 심지어 궁하면 답이 나온다고 열반기초 단체 카톡방에서조차 이 동네랑 저 동네 중에 어디가 더 좋은 거냐고 직접적으로 묻기도 했다. 물론 이런 행동은 안 하느니만 못하긴 하다. 튜터님이 답을 해주실 수 있을 리가 없잖은가.
동시에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혔더니 신기하게도 오히려 투자하려는 물건에 대해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모두가 아는 서쪽의 비규제 지역(부천)과 북동쪽의 비규제 지역(구리)에서 내 투자금으로 할 수 있는 단지를 정말 매일 전수조사했다. 매일 전수조사하면 어차피 그 단지가 그 단지고 그 가격이 그 가격이라 뻔한 단지들 보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더라.
물건마다 전화하기도 시간이 나지 않았다. 계속 했던 말 또 하는 것도 지쳤고. 그래서 그때부터는 그냥 화면을 캡처해서 사장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내다 보니 한밤중에도 네이버 부동산을 보게 되더라. 어떻게든 사야 하니까. 새로운 물건이 올라왔다 싶으면 바로 화면을 캡처해서 예약 문자를 보냈다. 10명에게 보내면 한 2명 정도 콜백, 2명 정도는 답 없음, 나머지 6명이 문자로 투자 가능하다, 상태가 어떻다고 간단하게 답문을 준다.
배운 점: 범위를 좁히면 오히려 집중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문자는 효율적인 도구다.
5. 시장의 벽 - "이미 10월에 다 쓸어갔어요"
애초에 투자해야겠다고 본격적으로 평생 안 해본 매물 털기를 시작한 게 10월부터였기 때문에 이미 왠만한 곳들은 다 가격이 상승했더라. 어딜 가도 부동산 사장님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 "이미 10월에 임장족들 한창 와서 공부도 하고 최저가 매물도 다 쓸어갔다. 지금은 투자할 수 있는 매물이 없다." 아 이 물건은 비싸다 하면서 투자를 말리더라.
그렇게 한창 지쳐가던 중 12월에 열반기초를 듣다 보니 오프라인 강의를 모집하더라. 원체 가격이 난립하고 물어볼 곳도 하나 없었던 지라, 더군다나 투자코칭에서 느낀 실망감 때문에 매물코칭 해봐야 뭐가 의미가 있겠나 생각해 이번에는 오프모임 강의에 가서 질문을 해볼 요량이었다. 내가 원하는 답을 못 들으면 개인적으로 찾아가서라도 물어볼 심산이었다. 그 정도로 절박했으니까.
배운 점: 타이밍은 중요하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6. 희망의 끈 - 동료가 알려준 비법
그런데 정말 두드리면 열리는 것인가. 지난 서울투자기초반에서 같이 부천을 임장했던 동료가 그 전 달에 실전반에서 부천을 동료들이 왕창 털었다면서 털 수 있는 매물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다.
듣고서 눈물이 나더라. 고마움 반, 억울함과 아쉬움 반. '이게 환경에 들어있다는 것의 강력함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다시 부정적인 온갖 종류의 생각의 소용돌이에 붙잡혔다. 그런데 옛날 같았으면 그 부정적인 생각에 매몰되어서 그냥 그로기 상태에 빠져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땐 달랐다. 어떻게든 투자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활활 타오른다기보다, '그래 뭐 물건 없으면 어때, 수도권에 꼬다리라도 마음 편하게 하지 뭐, 다른 대안이 있잖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전수조사와 비교 평가를 통해 나에게 앞마당이 많지 않았다면 정말 좌절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안이 없었을 테니까. 그런데 이미 수도권에 앞마당이 다양하게 10개 넘게 있었던 지라, 이거 아니면 저거, 저거 아니면 요거라는 식의 백업 플랜이 엄청나게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아... 비록 광클의 벽에서 실전지투반을 4년 동안 못 가고 좌절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임장을 해온 결실이 이런 식으로 맺어지는구나.'
배운 점: 꾸준히 쌓아온 앞마당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대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버틸 수 있다.
7. 험난한 12월 - 그래도 계속 뛰었다
하나의 또 다른 무기를 동료로부터 얻고서 다시 현장을 나갔다. 하지만 절대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12월 역시 1015 대책의 영향이 아직 커서 집주인들은 문의만 많이 왔던 임장족에게 지쳐서, 혹은 많이들 매물을 10월에 물으러 와서 '내가 왜 팔아'라는 생각으로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고, 투자할 수 있는 매물들이 쏙 들어가 버린 상황이었다.
얼마나 억울했던지. 그리고 원망스러웠던지 모른다. '안 살 거면 건들지를 말든지...' 라는 생각들과 함께. 그런데 그것 또한 내가 참여한 부동산 시장의 생리이자 어쩔 수 없는 수요와 공급의 시소게임에서 생기는 과정이라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거진 10월 말부터 시작해 수개월을 부천과 구리를 오가고, 동료 이야기를 들어서 매코도 수어 번 도전해 봤지만 광클의 벽 앞에서 또 떨어지고. 정말 세상이 날 억까 하는 것 같았고.
회사가 분당인데 매일 마치고 부동산 털러 현장에 밤에 가고. 가는 중에 매물이 계약 체결되었다고 2번이나 듣고. 심지어 마지막 매물을 1시간 반 걸려서 분당에서 버스 타고 가다가 먼저 번 매물이 계약되었다는 말을 듣고 중간에 내렸는데, 다시 매물 보러 가려고 판교에서 줄 서서 빨간버스 힘겹게 타고 땀 삐질거리며 졸면서 부천에 거의 도착했는데 사장님에게 전화 와서 계약되었다고 말을 듣고...
이 현상에 분노한 나머지 백송마을 사장님에게 전화해서 틱틱거리고. 아주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었다. 그러다 위로를 받으러 내가 원했던 마을보다 좀 더 하급지 마을로 그냥 내려가서 마음을 위안받고 오기도 했다. 또 부천에서 매물이 없거나 조정이 안 되면, 또 구리를 털고, 산본을 털고.
토요일이면 무조건 현장에 가서 부동산을 다 돌면서 투자 가능한 매물이 있냐고 물어보고. 지치면 메가커피에 들어가서 그냥 눈 감고 할메리카노의 당분을 벗 삼아 눈 감고 자다가 나와서 다시 또 부동산에 들어가고.
그런데 웃긴 게 나만 이런 거 아니더라. 사장님도 원체 나 같은 친구들을 많이 보셨는지, 본 부동산에 또 갔는데 내 얼굴을 기억 못 하는 경우가 다반사더라.
배운 점: 현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발품 팔며 쌓은 시간은 결국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8. 혼자서 우당탕 - 그리고 동료들과 진담튜터님 특강의 도움
4년 동안 월부에서 기초반만 주로 전전했던 탓인지 임장, 임보만 하지, 결론에서 뭘 어떻게 하는지는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게 다였다. 그걸로 어떻게 해서든 결론을 만들어서 투자 가능성을 높여 보려고 비교 평가니, 가치 평가니 이런 것들을 혼자서 우당탕거리며 마구 해보았다.
월부에서 오래 활동하며 얻었던 동료 인맥을 통해 정말 거적데기처럼 누덕누덕 적은, 앞뒤 맞지도 않고 혼자 착각하고 앉아있는 결과를 동료들에게 물어보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월학에 다녀왔던 마파님과 으히님, 그리고 징기스타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으히님은 몸도 안 좋으시고 다른 업무 하시느라 한창 바쁘신데도 내가 전화 드리면 제깍제깍 다 받아주시면서 해결책이나 생각을 아낌없이 나눠주시고.
마파님은 결혼 준비 하시느라 정신없으실 텐데도 꼭 콜백을 주셔서 가치 평가와 입지 가치를 판단하는 데 도움 되라고 월학에서 정리하셨던 강의 내용 정리 노트를 아낌없이 찾아서 나에게 캡처해서 보내주셨다. 정말 이 노트가 없었으면 난 가치 평가 정말 엉터리로 하고 다니면서 어디서 또 이상한 거 사왔을지도 모른다.
징기스타님은 뭐든 전화할 때면 무조건 받아서 어떻게든 투자할 수 있게 모든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고. 게다가 저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잘 아셨고 월부 강의나 어떤 규범에 매여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누구보다 더 아낌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이야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직접 구리에 사셨던 경험을 바탕으로 냉정하고 주관적, 객관적인 최고의 시선을 모두 반영한 진심을담아서 튜터님의 구리 특강은 정말 강추한다. 그 강의를 한 번 들었고, 거기에 더해서 수일간에 걸친 실시간 단체 카톡방 운영은 정말 미쳤다는 표현밖에 할 게 없다.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진담 튜터님이 정말 내 옆에서 직접 말해주는 기분이었다. 이 분 강의는 꼭 다음에라도 들어보고 싶다.
배운 점: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동료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깨달았다.
9. 겨울 실전반 광클 - 그리고 운명적 만남
그러다 운 좋게 겨울 지투실전반 광클이 결제되더라. 그 순간 무슨 생각 했는지 아는가? '아... 그냥 수도권은 내 인생에 없는 건가... 진짜 억까 씨게 하네...'라고 생각했다. 지방에 투자하라는 건가 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래도 실전반 시작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으니, 계속 매물을 털던 중, 구리에서 지금 부동산 사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밤되면 네이버 부동산, 아침에는 사장님 통화를 줄창 나게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 와중에 사장님에게 문자가 하나 달랑 오더라. 이미 그 왜 느껴지는 알싸한 뉘앙스 있잖은가. '또 투자자야? 아 진짜... 귀찮게 시리... 또 임장족이지?' 라는 불신의 뉘앙스가 느껴졌다.
그때 한창 해당 마을에서 떨어지는 단지의 제일 안 좋은 동 주인이 올수리 했다는 이유로 실거래가보다 3천만 원 더 비싸게 받으려고 6.1억으로 올린 가격에서 100만 원도 안 깎아주려고 하던 중이었다. 사려고 하면 가격을 올리고, 간보고 하는 행태가 꼴 보기 싫어 부천을 오가고, 500만 깎아 달라, 100도 못 깎는다는 등 여러모로 지쳐가던 가운데였다.
그런데 해당 단지보다 조금 위에 있는 단지의 가격이 6.35억으로 올라와 있었다. 급한 마음에 크게 거들떠보지 않던 단지였는데, 가격으로 여기저기 다 쑤시고 다니다 보니 여기가 딱 눈에 들어오더라.
배운 점: 운명적인 만남은 준비된 자에게 온다.
10. 진심이 통하다 - 부동산 사장님과의 신뢰
방문하던 날 사장님이 내 얼굴 보더니 첫마디가 내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딱 한 번에 맞혔다. 오늘 오기로 했잖아 하면서 나한테 첫 질문. '너도 임장족이니?'
"아니라고. 저 진짜 지금 살려고 저 앞에 있는 동에 이거로 며칠 밤낮을 씨름하고 다니고 있다. 가서 부동산 사장님한테 물어봐서 나 좀 어떻게 살려달라. 진짜 나 여기 살 건데 지금 지친다 아주." 하면서 하소연을 했다.
그제서야 사장님이 진짜 얘는 살 건가 보구나 하고 맘이 동했던 것 같다. 그러더니 정말 물건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더라.
그런데 와, 이 사장님. 말빨이 장난 아니다. 말도 엄청 빠르거니와,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어서, 일단 이 사람을 이겨야겠다고 한 번 스위치가 켜지면 딱 말을 잘라서 본인이 내용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타입이더라.
본능적으로 이 페이스에 말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30개 가까이 되는 임장지를 다니면서 앞마당에서는 사장님에게 내 돈을 쓰면서 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가상 훈련을 많이 해왔었던 덕택이었던 것 같다.
사장님이 입버릇처럼 하는 '그냥 나만 믿고 딱 가면 돼.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알잖아.'라고 하면 늘 '아유, 저도 제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니까 이건 어쩔 수 없어요. 이해 좀 해주세요. 제 맘 아시죠? 사장님한테 어떻게든 계약하려고 이렇게 확인하는 거여요 ㅎㅎ.'라고 능구렁이처럼 넘어갔다.
집을 보고 나와서 근저당이 있는지 물었는데 잘 모르겠다고 하시고, 앞 베란다에 있는 곰팡이는 어떻게 알고 계셨냐는 것도 잘 모른다고 하고... 아 역시 내 건 내가 챙겨야 하네.
배운 점: 진심은 통한다. 하지만 믿되 확인하라. 내 돈, 내가 지킨다.
11. 근저당의 함정 - 그리고 매물코칭 광클
불안함에 집을 보고 나서 등기부등본을 떼어봤는데 그때 당시에는 을구에 근저당이 2억 1개밖에 보지 못했다. 그런데 천운인지 그다음 날이 월부 26년 상품권 판매하는 날이어서, 오프라인 강의장에 간 채 매물코칭 광클의 수요가 분산된 탓인지 매물코칭이 성공했다!
결제되자마자 곧바로 매물코칭을 접수했는데... 와... 보내고 나서 가만 보니, 을구 뒷장에 한 페이지가 더 있더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장을 더 넘겼더니... 근저당 채권최고액 1.2억 원이 하나 더 있더라.
허허... 이 뭔... 어이가 없었다. 매코까지 다 넣었는데...
정체를 확인했더니 마통을 쓴 거라서 문제가 없는 거라고 하더라. 안 썼으니까 문제가 없다길래, 급한 마음에 나는 이 말만 듣고 이해하기를 일반적인 신용대출로 마통을 쓴 건데, 그걸 갚기 위해서 주담대를 더 받은 거구나로 이해했다. 완전 실수한 거였다.
매코를 받고 나서 다시 확인해보니, 집을 담보로 마통을 당겨 쓴 거였고, 그 마통 역시 다 써서 전체가 다 근저당인 상황이었다.
배운 점: 등기부등본은 끝까지 꼼꼼히 확인하라. 한 장이라도 놓치면 큰일 난다.
12. 근저당과의 사투 - 그리고 새로운 기회
내가 원하던 것은 어떻게든 주담대를 내 돈이 들어가기 전에 상환하는 것이었다. 주담대가 상환되기 전에 내 계약금이 들어가게 되면, 만에 하나 나중에 주인이 변제 능력이 없어서든, 고의든 간에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내가 이 빚 담보까지 다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 때문이었다.
어떻게 방법을 찾아도 집주인이 스스로 변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 물건을 통해 근저당을 없애면서, 이 집주인이 나가고, 새 전세를 맞출 방법을 찾으려 했더니, 집주인은 또 집을 팔고 전세 가격을 낮춰서 후순위 생활권으로 이사 가려고 하더라.
그래서 난 그럼 전세를 낮춰 줄 테니 매매가도 조정을 해달라고 했더니 매매가 조정은 결단코 안 된다고 하더라.
차라리 전세자금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부동산 사장님이 근저당 때문에 내가 1주일 넘게 고민하고 방법을 같이 찾는 등 고생하고 있는 걸 보시고, 내 정성에 감복하여 같은 투자금에 매매가가 더 높고 선순위 단지, 로얄동 다른 매물을 보여주셨다. 근저당이 없다는 말과 함께.
배운 점: 때로는 포기가 새로운 기회로 이어진다. 집착하지 말고 유연하게.
13. 최종 결정 - 1등으로 만들자
처음에는 이 매물은 수리를 하지 않아도 4.8억 전세가 나간다고 하셨다. 그것을 튜터님께서 들으시곤 천금 같은 조언을 해주셨다.
'공실인 수도권 매물은 찾기가 어려우니, 여유가 된다면 올수리를 해서 1등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매도할 때까지 이 동네에서 우위를 가져갈 것 같다.'
부동산 사장님은 이해하지를 못하셨다. 어차피 바로 옆 라인에서 이쪽 라인으로 이사 온다는 세입자도 확정되어 있고, 그대로 들어오게 해도 되는데, 왜 굳이 고생해서 수리를 하고 돈을 들이냐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내가 했던 말. '사장님한테 나중에 1등으로 만들어서 매도할 때 더 수수료 많이 드리려고 그러죠.'
동시에 세입자에게는 어차피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것이니, 내가 올수리를 샤시까지 포함해서 화장실, 싱크대까지 모조리 다 해 줄 테니 2천 전세금을 올리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세입자는 승낙했다.
물론 이것저것 수리하는 가운데 총 비용은 예상했던 금액보다 1천만 원 정도 더 들게 되었지만, 지금 들인 천만 원이 나중에 결정적인 순간 더 큰 수익률로 나에게 돌아오리라 생각한다.
배운 점: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하라. 지금의 투자가 미래의 수익을 만든다.
14.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사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것 같다. 1호기가 나에게 빨리 오지 않을 수도 있고, 내 절박함이 그 정도 수준이 아닐 수도 있고, 내 옆에 그런 귀인이 없을 수도 있고, 시장이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 매물을 보기 불가능할 수도 있고.
그런데 이렇게 세상이 날 억까 하는 듯이 느껴지면,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매수자 우위인 시장일 수도 있고, 귀인이 내 옆에 있을 수도 있고, 기적과 같이 매물을 내가 잘 만날 수도 있고.
비록 밤에 울면서 울컥거리며 매일 밤마다 매물을 볼 거라고 임장을 다녔고, 콧대 높은 집주인의 횡포에 가슴 졸이기도 했었고, 매일 밤마다 12시 거의 다 되어서 집에 돌아오는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를 만났었다.
그런데 이렇게 그게 이루어지는 나의 시간, 시장의 시간, 부동산 사장님의 시간, 매도인의 시간, 정책의 시간이 있더라. 그것을 만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임장하고, 임보 쓰고, 준비를 해야 한다.
해당 집은 지금 부동산 사장님이 직접 잘 아는 인테리어 업자들을 부분수리 형식으로 다 불러와서 엮어서 시키는 터라 업자들끼리 투닥거리면서 삐걱삐걱 공사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건설회사 출신으로 공사는 다 사람 대 사람이 만나서 행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상대방의 편의를 봐주고, 내가 직접 몸으로 뛸 수 있는 것으로 몸으로 대처하고, 정성을 보여주고, 웃음을 보여주며 최대한 모두가 나보다 더 행복할 수 있게, 더 만족할 수 있게 조율하며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최근에 튜터님의 추천으로 읽고 있는 <육일약국 갑시다>에 나오는 마음을 사는 경영 방법과 똑같은 느낌이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배운 점: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마치며 - 감사의 마음
이 모든 여정을 되돌아보면, 정말 혼자서는 절대 해낼 수 없었다.
1015 발표 2달 전부터 빨리 가서 사라고 겁나 몰아세우며 나를 깨워준 징기스타님, 으히님, 마파님.
몸도 안 좋으시고 바쁘신데도 제깍제깍 전화 받아주시며 해결책과 생각을 아낌없이 나눠주신 으히님.
결혼 준비로 정신없으실 텐데도 월학 강의 내용 정리 노트를 찾아서 캡처해서 보내주신 마파님. 그 노트가 없었으면 정말 엉터리 가치 평가로 이상한 거 사왔을지도 모른다.
무조건 전화 받아서 어떻게든 투자할 수 있게 모든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징기스타님.
부천 매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서울투자기초반 동료 마이리님.
근저당으로 고생하는 내 정성에 감복하여 더 좋은 매물을 보여주신 부동산 사장님.
천금 같은 조언으로 1등 매물을 만들 수 있게 해주신 제이든J튜터님.
본투비 구리맨 진담튜터님의 정성과 간절함이 가득담긴 강의와 그에 못지않은 실시간 카톡 단체 질문방!!!(이거 대체 누구 아이디어 인지.... 완전 고객감동. ㅠㅠㅠㅠ 진담튜터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매일 밤 12시 다 되어서 집에 돌아오는 남편을 묵묵히 기다려준 아내.
정말 감사드린다. 이 모든 분들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좌절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4년 동안 월부에서 기초반만 전전하며 광클의 벽에 막혔던 내가, 이렇게 1호기를 계약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이분들 덕분이다.
나중에 잔금 치고 나면 또 어떤 느낌일지... 그때 되어서 한 번 더 정리하는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다.
최종 깨달음:
투자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환경, 동료, 타이밍, 절박함, 준비, 그리고 끈기. 이 모든 것이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기회가 온다.
세상이 날 억까 한다고 느껴질 때가 바로 기회가 오기 직전이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준비하고, 계속 뛰어라.
그리고 절대 잊지 말자. 나를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Thanks to
#마이리 #으히 #징기스타 #진심을담아서 #필마여 #제이든J #마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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