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평수를 원한 신랑과 새 아파트를 원한 저. 경기도 외곽에 청약으로 갖게 된 중대형 0호기.
집앞에 초등학교가 늦게 지어지는 바람에
저희는 다른 지역에 전세로 살며 이 집은 전세를 주었습니다.
저희 세입자는 60대 후반 부부였는데, 남편분이 법 관련 일을 하시고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있는 베테랑이셨습니다. 전세 만기는 26년 6월이었습니다.
작년 10월 말, 저희가 살던 전셋집 주인이 집을 판다며 나가 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동네에 전세가 씨가 마른 상황이라 갈 곳이 마땅치 않자, 조금 이르지만 0호기를 매도하기 위해 세입자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거주지를 옮겨야 해서 매도하거나 안 되면 실거주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만기가 많이 남았는데 죄송하다며 혹시 매수 의사가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차가웠습니다. 매수 의사는 없으며, 나쁜 임대인들이 임대차보호법을 피하려고 직접 들어온다며 연장 계약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으니 현재 살고 있는 집의 매매계약 사본을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계약 때 저희가 집이 2채라고 생각하셨고 "오래 계셔도 된다"고 했던 말 때문에, 세입자는 저희가 전세금이 많이 올라 본인들을 내보내고 새 세입자를 들이려 한다고 오해한 것입니다.
📌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 (BM)
실거주 가능성 언급의 기술: 향후 실거주가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 되더라도, 세입자 앞에서는 "절대 안 들어간다, 못 들어간다"는 말은 아껴야 협상의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
- 연령대에 맞는 소통 방식: 연세가 있으신 임차인분들께는 민감한 대출·이주 문제를 문자로 툭 던지면 오해를 사기 쉽다. 먼저 전화를 드려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결국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고 세를 끼고 내놓거나, 내년(26년) 2~3월에 나가주시면 사례금을 드리겠다고 조율했습니다.
다행히 계약자인 여자 세입자분이 허락해 주셔서 3군데 부동산에 '세 끼고'와 '매매' 둘 다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에서는 세를 끼면 안 팔릴거 같았는지 네이버에 '매매'로만 매물을 올려놓으셨습니다.
저는 포털을 확인해서 매매로만 올라와 있는 걸 인지하긴 했지만, 부동산에 전화로 두 가지 경우 모두 거래해 달라고 신신당부했으니 사장님들이 알아서 잘 소개해 주겠지 하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수정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제 큰 실수였습니다.
이 매매 문구 때문에 나중에 세입자는 화면을 캡처해 두고 "당신이 세 끼고 팔 생각이 전혀 없었다"며 기분 나빠 하셨습니다. 제가 부동산에 확인해 보셔도 된다고 해명했지만 "그건 모르겠고~"라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셨습니다.
게다가 세입자는 본인들 기간이 많이 남았다며 집을 보여주지 않겠다며 말을 바꿨고, 결국 26년 1월까지 진행을 못 했습니다.
그 사이 다행히 저희가 살던 전셋집은 현금으로 전세금을 올려주고 매수자를 투자자로 맞춰 이사 가지 않고 살 수 있게 해결되었습니다.
26년 2월, 전세 만기 4개월을 앞두고 부동산 매물을 다 내려달라 한 뒤 세입자에게 연락했습니다.
이때도 부동산 한 곳은 매물을 내리지도 않아 세입자에게 또 오해의 빌미를 주었습니다.
저희는 이사비로 400만 원을 제안했으나 세입자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예전에 50평대에서 이사 올 때 650만 원이 들었다며 그 돈으론 이사 못 가니, 차라리 그냥 살던 대로 더 살다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8년 6월 만기까지 채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저희가 실거주로 들어올 거라면 28년 2월에 빼줄 테니 그때 들어오라고 ,아니면 세를 끼고 팔 거라면 새로운 매수인에게 갱신권을 사용하는 조건으로만 매도하라는 엄격한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여자 세입자분은 잘 모르겠다며 남자 세입자분과 통화하게 되었는데, 큰 목소리로 저를 '아줌마'라 부르며 하대하듯 하셔서 전화할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렸습니다. ㅠㅠ 통화가 끝나고도 30분 넘게 진정이 안 됐지만 정신을 붙잡고 깍듯하게 대했습니다.
📌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 (BM)
- 부동산 매물 정보의 즉각적인 정정 요구: 부동산에 내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더라도, 포털 광고가 다르게 올라가 있다면 즉시 정정 요청을 해야 한다. "알아서 잘해주겠지"라는 안일한 믿음은 임차인에게 거짓말쟁이로 오해받고 꼬투리를 잡히는 결정적 빌미가 된다. 매물 모니터링 후 정정 확인까지 임대인이 끝까지 챙겨야 한다.
- 매물 회수 더블 체크: 부동산에 매물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뒤에는 실제로 다 내려갔는지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한 곳이라도 누락되면 세입자의 불신을 키우게 된다.
- 대화 내용의 즉시 문서화: 세입자와 중요한 합의를 보았거나 대화를 나눈 후에는, "방금 통화한 내용대로 진행하겠습니다"라며 문자나 톡으로 내용을 확실하게 상호 확인하고 기록을 남겨야 말이 바뀌지 않는다.
-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용기: 화내는 세입자가 무서워 연락을 미루면 시장 흐름을 놓치게 된다. 당시 바로 연락해 설득하거나 안 되면 호가를 대폭 낮춰서라도 세 끼고 매도를 밀어 붙였어야 했다. (연락을 미룬 사이 호가가 4-5천 이상 하락함)
저희 0호기는 경기도 외곽 중대형 물건에 실거주 중심 시장이었고,
주변에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신축 약3400세대가 2년이 되어 매물이 나오는 시기였습니다. (주변 신축까지 하면 9800세대정도)
주로 신혼부부나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오는 지역이라 메인 입지의 34평 아파트가 인기가 많았고,
사람들은 비슷한 돈을 주고 굳이 저희 아파트처럼 인프라가 살짝 부족한 큰 평수로 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세입자가 요구한 대로 갱신권 조건으로 세를 안고 내놓는다면 갭이 너무 커서 팔리기 어렵다 판단했습니다.
결국 세안고로 매매가를 내려도 안 팔릴 바에는, 차라리 사례금을 더 주더라도 확실하게 내보내고 공실 상태로 매도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혹시 모를 리스크를 점검했습니다.
세입자가 먼저 나간다고 할 때 돈을 돌려줄 수 있을까 싶어 단톡방에 물어보니, 규제 전 등기라 전세반환대출이 전세금만큼 다 나올 거란 조언을 들었습니다.
여기에 만약 반환대출이 1억만 나온다고 해도, 신랑의 신용대출과 저의 신용대출, 그리고 저희가 가진 여유자금까지 영끌해서 합치면 어떻게든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계산이 서자 비로소 용기가 생겼습니다.
매도특강에서 배운 내용을 응용해서 세입자에게 전세 상승분(그동네 제일 비싼 전세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2년치 이자를 4%로 계산해 더 얹어 주겠다고 파격적인 제안을 하자, 완강하며 갱신권을 주장하던 세입자가 드디어 만나자고 연락이 왔고 미리 나가겠다고 협상이 되었습니다. (협약서를 쓰자며 본인 위주의 협약서를 써오시기도 하셨죠.. ^^:)
하지만 세입자가 전세를 알아보기 시작한 시점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당연히 나올 줄 알았던 전세반환대출이, 막상 은행 상담사와 은행에 연락하니 매도 목적이라는 이유로 “안 된다” 였습니다. (전세반환대출은 신규 세입자가 들어오거나 실거주를 해야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신축이라 KB시세 없는 것도 대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다시 대출을 수소문했고, 다행히 저희가 전세 살던 집의 전세자금을 활용해 대출이 가능한 타 은행 지점을 상담사분이 기적적으로 찾아내 주셨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이 해당은행 해당지점에서는 전세 계약 이후에도 가능한 형태)
조회할 때는 나온다던 신용대출도 막상 실행하면 안 나오는 건 아닐까 내내 불안했지만, 가능한 모든 대출 서류 작성을 마치며 가까스로 자금 계획을 확정 지었습니다.
(나중에 이 대출은 은행에서 담당자가 바쁘다는 이유로 서류를 10일 이상 넣지 않았고, 그사이 매수자가 나타나서 결국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후 매물을 내놓을 때 가격을 고민했습니다.
저희 집은 로얄동에 로얄층이었지만, 빨리 팔아야 겠다는 생각과
수요가 적은 대형 평수라는 한계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과감하게 가격을 저층 가격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메인 입지의 인기 있는 34평 단지보다도 살짝 싸게 가격을 책정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매수자를 구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세입자는 여러 부동산에서 직접 전화가 오면 귀찮고 힘들다며, 앞으로 모든 집 보기 예약과 연락은 임대인인 저를 통해서만 진행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문의가 많이 오지도 않았지만, 어쩌다 오는 연락도 예약을 잡으려면 번거롭고, 까다로와서 부동산 사장님들도 조율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평일 저녁에 온 매수자를 두고는 퇴근 후 편히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보여줬는데 대충 보고 갔다며 불만을 터뜨렸고(부사님 말씀으로는 이미 다른집을 보고 와서 구조는 다 봤고 집 상태만 보면 되는 것이었고 10분은 봤다고 하시는데..ㅠㅠ), 앞으로는 평일 낮과 주말에만 집을 보여주겠다고 제한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부동산 사장님은 차라리 세입자를 먼저 빼고 공실 상태로 편하게 집을 보여주자고 제안할 정도였습니다.
주기적으로 부동산에 전화해 매수 문의 성향을 체크하며 기다린 끝에 매수자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매수자는 그 가격에서 추가 네고를 요구했습니다.
이미 위로금과 대출이자가 나가야 상황이라 심리가 쫓겼던 저는, 중도금을 빨리 받아 전세금 일부를 치르는 조건으로 매수자가 제시한 금액을 그대로 다 깎아주고 매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드디어 이번 달 초 세입자가 퇴거했습니다.
퇴거할때 집 확인도 전날이나 오전 10시 전에 와서 집을 확인하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짐이 다 빠져야 하는데 미리 확인 하라니요 ㅠㅠ)
다행히 신랑과 부사님이 동행해 준 덕분에 맘 편히 퇴거를 마쳤습니다.
실수도 많고 매 순간 심장이 벌렁거렸지만, 끝까지 예의를 차리며 노력한 덕분인지 마지막에 세입자분이 주머니에서 홍삼 캔디를 꺼내 쥐여주기까지 하셨습니다.
📌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 (BM)
- 협상의 단계별 카드 활용: 세입자가 갱신권을 주장하며 거절하자 조급한 마음에 처음부터 너무 큰 위로금(이자 4%)을 덥석 제안한 것 같다. 중개수수료 지원 등 조금 더 적은 금액부터 단계적으로 협상을 시도해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대출은 '카더라'가 아닌 실전 체크: 주변 사람들의 대략적인 조언이나 단톡방 정보만 믿고 자금 계획을 짜면 큰 코 다친다. 규제와 대출 가능 여부는 반드시 실행 전 임대인이 '직접' 은행 상담사를 통해 더블 체크해야 한다.
- 매수자 협상에서의 평정심: 위로금과 대출이자로 심리적으로 쫓기다 보니 매수자의 네고 요구를 너무 쉽게 다 들어주었다. 이미 가격을 많이 낮춘 상태였던 만큼, 조금만 더 버티며 네고 폭을 최소한으로 방어하는 뚝심이 필요했다.
이제 다음 달 잔금이 남아서 끝은 아니지만…그래도 나름 애는 썼습니다.ㅎ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겠죠? ㅎㅎ
부끄러운 실수들이 많아 복기글을 안 쓰려고 했지만,
글을 통해 복기하는 이 과정이 제 성장에 꼭 필요하다고 격려해 주신 나초단 튜터님께 감사드립니다.
월부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친구.. 너무너무 고맙다 친구..!!
그리고 많은 강사님 튜터님.. 동료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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