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이 들어오던 날이 기억난다.
통장 잔고가 갑자기 세 자리에서 여섯 자리가 됐던 날.
그날 뭘 했냐면.
고기 구워 먹었다.
동기들이랑 모여서 "야, 이제 우리 사회인이다" 하면서.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기억도 안 난다.
"야, 이번 달 딱 10만원만 넣어봐."
그 말 한마디.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아, 그때부터 했어야 했는데.
지금도 사람들이 나한테 묻는다.
"얼마 있어야 시작할 수 있어요?"
근데 그 질문 자체가 틀렸다.
10만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달에 '저축하는 사람'이 됐느냐, 안 됐느냐가 중요한 거다.
월급 300이든 500이든. 씨드가 500이든 2000이든.
단 하나. 지금 이번 달에 했느냐다.
복리는 금액이 아니라 시간이 만든다.
1년 먼저 시작한 사람과 1년 늦게 시작한 사람의 차이는, 10년 뒤에야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아이가 언젠가 첫 월급을 받는 날이 온다.
치킨 사먹어도 된다.
근데 그날 딱 한 가지만.
"10만원만, 딱 이달에, 딱 한 번."
그 말 해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나는 첫 월급날에 아무도 그 말을 안 해줬으니까.
지금 첫 월급날이 멀지 않은 누군가에게.
혹은 나처럼 그 타이밍을 이미 놓친 사람에게.
늦은 게 아니다.
이번 달이, 또 첫 월급날이 될 수 있다.
딱 10만원. 딱 이번 달. 딱 한 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