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을 조금 내려놓으면 보이는 것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 양귀자, 『모순』
감사하게도 이번 학기 월부학교를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4월부터 시작한 월부학교가 어느덧 마지막 달인 6월에 접어들었고,
이제 남은 시간도 2주가 채 되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해 달려왔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 더 챙길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드는 것 같습니다.
지난 3개월을 돌아보면 참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운영진으로서 우리 반 사람들도 챙겨야하고,
바쁜 회사 일정도, 가족도 챙겨야 했고,
건강도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야 했고,
투자자로서 해야 할 일들도 계속 해내야 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마음은 앞서가는데 몸은 따라주지 않고,
잘하고 싶은데 현실은 늘 제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서 선택한 투자자의 길이지만,
그럼에도 몸이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몸이 힘들어지면 마음도 쉽게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몸이 지치고 여유가 없어지니
어느 순간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꾸 올라왔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조금 더 잘 살았다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돈이 더 많았다면 투자도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조금만 더 일찍 투자를 시작했다면 더 좋은 기회를 잡았을 텐데.’
‘가족이 조금만 더 응원해주면 좋을 텐데.’
‘내 상황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웠습니다.
때로는 억울하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 출발선이 다른 것 같고,
누군가는 선천적으로 좋은 머리를 타고난 것 같고,
누군가는 투자금도 충분한 것 같고,
누군가는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반대로 저는 회사도 바쁘고, 가족도 챙겨야 하고,
체력도 부족하고, 투자금도 넉넉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왜 나는 이렇게 해야 할까.’
‘왜 나만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런데 그런 생각을 계속하다 보니 몇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상황이 힘들다고 느낄수록
저는 점점 저만 보고 있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내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참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손해 보고 있는지.
그것만 크게 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힘든 것은 힘든 것입니다.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마음에 오래 머물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나를 기다려주는 가족의 마음.
나를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들의 마음.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옆에서 함께 버텨주는 동료들의 마음.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의 마음.
그 마음들은 보지 못한 채 내 힘듦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월부학교 안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과제를 하느라 힘들 때, 임장을 다녀와 몸이 지칠 때,
회사 일과 투자 사이에서 마음이 버거울 때,
저는 제가 힘든 것만 크게 느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 안에는 늘 함께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답변해주신 튜터님.
같은 고민을 나누며 함께 버텨준 동료들.
조용히 응원해준 반원들.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알려준 사람들.
그리고 제가 다시 해볼 수 있도록 마음을 잡아준 사람들.
억울함이라는 감정은 참 강한 것 같습니다.
한번 그 마음이 올라오면 내가 가진 것보다 없는 것이 먼저 보입니다.
내가 받은 도움보다 받지 못한 것이 먼저 떠오르고,
내가 해낸 것보다 놓친 것들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억울함에 오래 머물수록 마음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나를 도와줘도 그 마음보다 내 힘듦이 먼저 보이고,
누군가 나를 기다려줘도 그 기다림보다 내 상황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내가 바라보는 방향이 조금 바뀌면 마음의 무게도 달라집니다.
내가 잃은 것만 바라보던 시선이 내가 받은 것들을 보기 시작할 때,
내 고생만 붙잡고 있던 마음이 함께 고생해준 사람들을 떠올릴 때,
그때부터 마음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상황을 완벽하게 바꾸는 것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기억하고,
내 어려움만 먼저 바라보기보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도 함께 바라보려 할 때,
억울함보다 감사함이 조금 더 먼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혼자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흔들릴 때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이 있었고,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조용히 알려준 사람이 있었고,
제가 다시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응원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도움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도움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도움은 아니어도 됩니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괜찮냐고 한 번 더 물어봐 주는 것.
조용히 뒤처져 있는 사람을 한 번 더 바라봐 주는 것.
내가 먼저 겪었던 어려움을 누군가에게 조금 더 쉽게 나눠주는 것.
혼자 버티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받은 도움을 기억하고
그 도움을 다시 누군가에게 흘려보낼 수 있다면,
이번 시간은 단순히 힘들었던 시간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해가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월부학교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저도,
그리고 우리도 한 번쯤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내가 힘든 것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
사실은 누군가 내 곁에서 나를 도와주려 애쓰고 있는데
그 마음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내가 받은 도움을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지.
투자는 혼자 하는 것 같지만,
결코 혼자 하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나를 잡아준 사람이 있었고,
내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이 있었고,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힘들 때 옆에서 함께 버텨주는 사람.
누군가 흔들릴 때 다시 해보자고 말해주는 사람.
내가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그 마음을 다시 나눌 수 있는 사람.
남은 시간 동안 우리도 서로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억울함보다는 감사함을 조금 더 바라보면서,
받은 마음을 다시 나누는 사람으로요.
남은 6월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 )
댓글
저희가 넘 조용하게 응원했쥬?ㅋㅋㅋ 운장님!!! 화이팅!!! 화이팅!!! 저도 일찍? 시작하고 행동해 성과를 낸 반장님이 부럽고 하면 된다 생각하는 반장님이 부러웠어요!! 힘든 일들 많으셨고, 아쉬움도 많으시겠지만 반장님 덕분에 우리 모두 든든하고 행복한 3개월 보냈습니다! 돌아오실 때까진 자리 지키고 있겠습니다!! 얼른 오셔요😆 오랜 못 기다려요!!ㅋㅋ
운조님 글읽으니 뭉클하네요.. 저도 억울함이 많았던 시기가있었는데 그때 운조님을 만나서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감사해요 운조님. 우리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함께 해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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