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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모으는 동안 내 얼굴이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26.06.21

일요일 아침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손이 먼저 핸드폰을 찾았다.

경기 침체가 온다.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 집값이 또 오른다, 또 떨어진다.

 

아직 이불 속인데, 벌써 마음이 무거웠다.

너도 그런 적 있지 않아? 

정보를 본 게 아니라, 불안을 한 컵 마신 아침.

 

 

우리는 돈이 아니라 불안을 마시고 있었다

 

그날 브런치에서 글 하나를 읽었다. 

짧은 글이었는데, 한 줄이 종일 안 떠나더라.

 

사람들은 돈이 부족해서 불안한 게 아니라, 불안하니까 돈을 찾는다는 이야기였다.

 

부동산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가슴 한쪽이 묵직해졌다.

좋은 건 선택이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 

 

그런데 공포는 생존처럼 다가온다.

"지금이 매수 적기입니다"보다 "지금 안 사면 영영 늦습니다"가 더 잘 팔리는 이유.

같은 시장, 같은 데이터. 표현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우리 반응은 정반대다.

시장이 파는 건 정보가 아니라 공포고, 우리가 사는 건 정보가 아니라 안심이었다.

 

 

사실, 그건 내 이야기였다

 

그 글이 그렇게 아프게 박힌 건, 결국 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얼마 안 되는 종잣돈으로 시작하던 시절. 

주말부부로 떨어져 지내고, 구축 전세를 전전하고, 종잣돈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고 일부러 파견을 자원하던 때.

그때 나는 매일 아침 시세부터 켰다. 

한 채를 사면, 두 채를 채워야 안심이 됐다. 

옆 사람 자산이 오른 날엔, 하루가 통째로 흔들렸다.

 

통장의 숫자는 분명히 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점점 좁아졌다.

 

 

10억을 모으는 동안, 한 번도 평안하지 않았다

 

나는 10억을 모으면 평안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10억을 모으는 동안, 단 한 번도 평안한 적이 없었다.

채워도 채워도 부족했고, 오를 때도 불안했고, 내릴 때도 불안했다.

 

한참 뒤에야 알았다.

내 동력은 안심이 아니라, 불안이었다는 걸.

불안을 연료로 달리면, 도착해도 쉴 수가 없다. 

도착한 자리에서 또 다음 불안이 시작되니까.

 

 

어느 날, 얼굴이 달라졌다

 

언제부터 바뀌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시세를 일주일에 한 번만 보게 됐다. 

비교의 기준이 옆집이 아니라, 우리 가족과 내 시간이 됐다. 

 

가진 한 채가 주는 안정이, 생각보다 충분하다는 걸 알았다.

신기하게도, 그러고 나니 자산이 늘 때 마음도 같이 넓어지더라.

15년 다닌 회사를 떠나던 날, 두려움보다 담담함이 컸던 것도 아마 그래서였던 것 같다.

자산은 비슷한데, 얼굴이 달라져 있었다.

 

 

안심은 세 곳에서 온다

 

그래서 요즘 나는, 안심을 자산보다 먼저 챙긴다. 

안심은 세 곳에서 온다고 믿는다.

 

첫째는 가족. 

오늘 저녁 식탁에 같이 둘러앉아 있다는 것. 

그게 제일 단단한 바닥이다.

 

둘째는 동료. 

월부에서 만난 동료, 회사 동료, 인생의 친구들. 

자산을 비교하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의 시간을 응원하는 사이.

 

셋째는 사회. 

새벽에 빵 굽는 사람, 한겨울 전봇대를 점검하는 사람, 응급실 야간 당직을 서는 사람.

이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내 통장의 숫자도 의미가 있는 거더라.

 

자산은 내 것이지만, 안심은 사회의 것이다.

순서가 거꾸로였다. 

자산이 안심을 만드는 게 아니라, 안심 위에 올라간 자산만 오래 간다.

 

그래서, 너에게

 

부동산 공부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더 잘하자는 얘기다.

다만 오늘 하루는, 통장을 열기 전에 가족 얼굴을 한 번 보면 좋겠다. 

이번 주에 동료와 나눈 대화를 한 번 떠올려 보면 좋겠다. 

우리 동네 어딘가, 불 켜진 창문을 한 번 바라보면 좋겠다.

 

같은 1억을 모으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불안을 동력으로, 한 사람은 안심을 동력으로.

통장은 같아도, 10년 뒤 두 사람의 얼굴은 정반대다.

 

너는 어느 쪽이 되고 싶어?

 

나는 한참을 불안 쪽에 서 있었던 사람이다. 

그러니까 너도, 분명히 옮겨갈 수 있다.

 

오늘은 통장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하루이길. 

다음 주에도, 평안하길.

 


댓글

국동이
26.06.21 07:04

불안이 아닌 안심을 동력으로 나아가기! 단단한 바닥이 되어주는 가족 얼굴 한번 더 보고 미소짓고! 동료들 그리고 사회의 제자리를 지켜주는 사람들! 좀 더 단단하게 살아 10억달성한 얼굴이 평온할 수 있게 나아가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라클맘
26.06.21 07:13

안심을 동력삼아 사람을 먼저 보는 투자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애몽이
26.06.21 07:22

자산은 내 것이지만 안심은 사회의 것~ 오늘은 통장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하루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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