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상승장에서 친구가 집을 산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걱정하며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꽤 올랐는데 이럴 때 사는거 아니야.”
“조금만 더 기다려봐, 다시 떨어질걸?”
“나같으면 절대 안 사”
사실 친구는 그 전에도 집을 사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을 때 마음에 드는 단지를 찾아뒀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출을 알아보니 규제가 나오면서
받을 수 있는 대출 금액이 줄어들었습니다.
생각했던 금액의 절반도 나오지 않아서 고민하던 사이
호가는 또 올랐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집값이 조정을 받기 시작했고 주변에서는 또 말렸습니다.
친구도 흔들렸습니다.
더 오를 것 같은 마음에 사고 싶기도 하고,
내가 사고나서 가격이 떨어질까봐 무섭기도 하고..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결국 외곽이지만 서울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 아파트는 매수가 대비 3억이 올랐습니다.

한 번 놓쳤고, 두번째도 무서웠는데 어떻게 살 수 있었던걸까요?
“가격이 너무 올랐는데 지금 들어가면 꼭지 잡는거 아닐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가격 떨어지지 않을까?”
주변 사람들의 영향도 있었지만
친구도 과거에는 똑같은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는동안 집값은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
분명 살 수 있던 집이 한두달이 지나고 나서 5천만원이 오르고
기다릴수록 점점 더 멀어졌다고 합니다.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를 알아야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걸 기다리는동안 살 수 있는 집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내집마련을 미루는 데도 비용이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만큼 전세 보증금은 올랐고
모아놓았던 종잣돈은 줄어들고 집값은 내 예산과 더 벌어졌습니다.
그때 친구는 깨달았다고 합니다.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지금 사면 꼭지 잡는거 아닐까?”라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렇게 기다린 대가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내집마련을 망설이는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원칙이 있습니다.
원칙1. 부동산은 결국 부동산으로 사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말이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갈아타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달랐어요.
친구는 지금 보유 중인 아파트의 시세를 기준으로 다음 단지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현금이 얼마냐”가 아니라
“지금 집을 팔면 어디까지 갈 수 있냐”로 계산하는 것이었죠.
현금만 들고 기다렸다면 이 계산 자체를 시작할 수 없었을겁니다.
게임을 좀 해보신 분들은 아실텐데,
낮은 등급의 장비를 계속 붙들고 있으면 상위 던전을 못 갑니다.
기존 장비를 팔거나 재료로 써서 상위 장비로 강화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죠.
시세차익에 추가 자금을 더해서 장비의 급을 올리는 것입니다.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23년부터 시작된 하락장에서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 중에는 유주택자가 많습니다.
보유한 주택을 매도하고 대출을 더 받아 상급지로 이동한 것이지요.
결국 부동산으로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는
시기가 언제가 되었든 내 자산을 들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칙2. 인플레이션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돈을 은행에 넣어두면 안전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전세금은 돌려받는 돈이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물가는 매년 오르고, 화폐의 실질 가치는 매년 줄어듭니다.
반면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물가만큼, 혹은 물가보다 더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성격을 가집니다.
“지금 비싸니까 전세 한 바퀴 더 돌리자"라는 선택은
사실 돈을 들고 인플레이션에 그대로 노출되는 선택과 같습니다.
원칙3. 자산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집니다.
상승장이 지날수록 가치 있는 자산의 상승 속도는 빨라집니다.
지금 아실 사이트에서 서울의 단지를 하나 찍어보세요.
아파트는 한 번 오르면 가격이 2-3배까지도 오르지만
하락할 때는 30%정도만 하락합니다.
다음 하락장이 와도 우리가 기대하는 가격까지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이 격차의 시작점에 서 있느냐,
관망하며 출발선 뒤로 계속 밀려나느냐가
10년 뒤 자산 격차를 결정합니다.
글 초반에 말씀드린 상승장에 내집마련을 한 친구는
이후 매매가가 하락하였지만,
전세금 상승 걱정 없이 가족들과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는 매수 직후 가격이 빠졌을 때 “그래도 이 집에서 살고 있잖아”라고 했습니다.
전세 만기 때마다 집주인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아이 학교도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다고요.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대출 원금은 약 3300만원 줄었고 집값은 3억이 올랐습니다.
총 자산 기준으로 보면 전세로 버틴 사람과 3억 3000만원 이상 격차가 벌어진 셈입니다.
만일 당시에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며 전세를 연장했다면 어땠을까요?
당장은 전세가가 하락해 잘 한 선택이라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전세가가 너무 올라 내집마련을 고민하며
“지금은 너무 올랐다”는 같은 고민을 반복할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싶으신가요?

그렇다고 무작정 아무 집이나 사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승장에서 내집마련이나 갈아타기를 할 때 반드시 아래 조건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첫 내집마련이라면
1. 대출 상환 계획에 무리가 없게 예산을 먼저 정하셔야합니다.
2. 그리고 그 예산 안에서 입지가 좋은 단지를 3~5개 추려보세요.
3. 출퇴근, 거주환경(평형, 초품아)을 함께 고려해 최종후보를 정하세요.
1주택자의 갈아타기라면
1. 마찬가지로 예산과 대출 계획이 먼저입니다.
2. 그 다음에 지금 보유한 집보다 더 가치 있는 곳인지를 따져봐야합니다.
3. 그리고 같은 생활권 내 대형평형이나 외곽 신축으로 이동하는 건 신중하게 보셔야 합니다.
집값이 오른 지금,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고민이 3년, 5년 뒤에도 똑같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타이밍이 아니라 결정을 미루는 행동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5년 전, 제 친구가 특별해서 그 집을 산 것이 아닙니다.
그저 ‘10년을 보고’ 결정했을 뿐입니다.
오늘 딱 20분만 투자해보세요.
네이버 부동산 앱을 켠 다음 지금 출퇴근 지역을 기준으로
① 내 예산 범위를 숫자로 적어 필터를 걸고
② 내집마련 후보 단지를 3개만 찾고
③ 세 단지의 2021년 가격과 현재 가격을 비교해 높은 가격 순으로 우선순위를 세우세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엄청난 결심이 아닙니다.
내가 살 수 있는 집이 실제로 어디인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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