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이번이 세 번째 돈독모였습니다.
이번 책은 홍춘욱 박사님의 책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런 책을 잘 못 읽습니다. 박사님들 특유의 서사가 길어서 역사책을 읽는 기분이 들고, 그 안에서 정작 핵심 메시지와 인사이트를 건져 올리기가 어렵습니다. 이 책도 두 번이나 읽었는데, 내용이 어려웠다기보다 전체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는 게 힘들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모임에서 그 책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삶은일기 선배님께서는 리딩을 정말 잘 해주셨습니다. 제가 흐름을 놓칠 때쯤이면 중간중간 이 책이 하려는 이야기를 다시 짚어주셨습니다. "과거를 교훈 삼아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투자자가 되자"는 메시지였습니다. 흩어져 있던 내용이 그 한 문장으로 다시 모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혼자 두 번을 읽어도 안 잡히던 것이, 좋은 리딩 한 번에 잡혔습니다.
돈독모는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가 누구인지, 누가 함께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갈립니다. 삶은일기님은 목소리가 차분해서 집중이 잘 됐습니다.
그런데 진짜 인상 깊었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모임 내내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계속 적으시더군요. 그리고 답하실 때는 질문한 분의 말을 먼저 인정하고 (인정), 그 말을 자기 언어로 다시 살려서 (재창조) 답해주셨습니다. 듣는 사람이 "내 말이 제대로 가닿았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그런 방식이었습니다. 답변 말미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해주셨습니다. (감사)
2019년에 랜드마크에서 황금카드로 듣기 훈련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인정 → 재창조 → 감사]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프레임을 느껴본적이 언제였던가.. 진짜로 상대에게 깨어 있고, 연결되어 있고, 1인칭이 아니라 2인칭 시점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 그 모습을 실제로 보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3시간 반이 내내 편안했습니다. 참여한 한 분 한 분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무슨 말을 해도 괜찮은 울타리 안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었고, 그것이 이 자리를 더 의미 있게 만들었습니다.
다음에 또 뵙고 싶습니다. 함께해주신 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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