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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비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인허가 물량이
2021년 11만 6,672가구에서 2025년 3만 3,061가구로 줄었습니다.
4년 만에 3분의 1 수준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걸 다시 11만 가구까지 늘리겠다고 합니다.

| 구분 | 2021년 | 2025년(착공은 2024년) | 변화 |
|---|---|---|---|
| 비아파트 인허가 | 11만6,672가구 | 3만3,061가구 | -71.7% |
| 비아파트 착공 | 10만7,176가구 | 3만1,215가구 | -70.9% |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4년 사이 비아파트 공급 물량은
인허가·착공 모두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화되며 벌어진 일입니다.
정부는 2027년까지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11만 가구의 비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도시형생활주택 건축규제 완화, HUG의 비아파트 전용 특례 PF보증·분양보증 도입 등이 함께 제시됐습니다.
이유는 속도입니다.
"아파트는 공급까지 통상 5~6년 이상 걸리지만,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는 공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공급 속도를 높이기 쉽다"며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주택 유형은 비아파트"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실거주 목적임에도 취득세가 일률적으로 4%인 오피스텔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면
공급 유인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작 현장에서는 "누가 분양받아 임대를 주겠느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아무리 규제를 풀어도, 전세사기 이후 실추된 비아파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사업자도 매수자도 나서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무회의에서 이 딜레마를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비아파트 침체를 고려하면 아파트와 달리 신축에 한해 금융·세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다주택 규제 형평성을 고려하면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것입니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정확히 같은 논리로 '도시형생활주택'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규제를 풀어 빠르게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3단계로 갈렸습니다.
1단계, 실제로 물량은 늘었습니다. 2012년 최대 12만 호까지 공급됐습니다.
2단계, 그런데 아파트 선호는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규제를 피해가는 투자 수단으로 성격이 변질됐습니다.
3단계, 부동산 PF 위기가 닥치자 그 공급량은 2023년 이후 5,000호 내외로, 24분의 1 수준까지 무너졌습니다.
규제 완화로 늘린 공급은 실수요 기반이 아니라 정책적 유인으로 늘어난 공급이라,
시장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꺾인다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다만 지금은 그때와 조건이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HUG의 비아파트 전용 PF보증·분양보증이라는,
2009년에는 없었던 안전판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사업 자금 조달 단계의 리스크를 국가가 일부 분담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장치가 실제로 15년 전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2009년 실험과 지금의 통계급감을 함께 놓고 보면,
비아파트 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시장에 큰 효과를 내지 못했던 근본적인 이유가 보입니다.
사람들이 원한 건 물량이 아니라, 아파트만큼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국토연구원이 청년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비아파트 거주자들은 직주근접이나 대중교통 접근성, 비용 대비 입지에서는 만족도가 높았지만
주차공간 부족, 범죄에 대한 불안, 상가 등 주변 소음 같은 생활환경에서는 만족도가 뚜렷하게 떨어졌습니다.
이는 공급 방식 자체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아파트는 단지 단위로 공급되며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함께 계획되고 전문 관리업체가 상주하는 반면,
비아파트는 소규모 필지에 개별적·비계획적으로 지어지다 보니 기반시설과 관리가 상대적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아파트 선호는 통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비아파트는 저렴한데도 '내 집 마련'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못하고,
오히려 결혼이나 자녀 양육 전까지만 머무는 임시 거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사들이면 되팔고 나가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자가 보유 자체를 꺼리는 악순환도 함께 지적됩니다.
단순히 물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만족하며 거주할 수 있는 질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첫째, "비아파트 공급 확대"라는 발표를 볼 때, 세제·금융 지원이 실제 법령 개정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하세요.
지금은 아직 계획 단계이고, 오피스텔 취득세 완화나 LTV 완화 같은 핵심 유인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비아파트 투자를 고려한다면 세제 혜택보다 실제 수요 기반을 먼저 보세요.
2009년 사례처럼, 정책적 유인으로 늘어난 공급은 위기 앞에서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셋째, PF보증·분양보증 같은 안전장치가 실제로 도입되는지 지켜보세요.
이 장치의 실효성이, 이번 비아파트 공급 확대가 15년 전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를 가르는 핵심 변수입니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는 아파트 공급의 완전한 대안이라기보다,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 처방에 가깝습니다.
이 처방이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낼지,
아니면 15년 전과 같은 길을 갈지는 앞으로의 세부 대책과 시장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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