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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더웨일] 멋모르던 0호기 하나로 시작해서, 3호기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_남양주시 다산동_아파트 투자 성공 복기(2부/3부)

14시간 전 (수정됨)

4부. 매물 사냥 — 다산을 찾아 헤매던 시간


▶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는 것
여기서 잠깐, 매물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내가 이 결정을 어떤 원칙으로 내렸는지 먼저 적고 싶다. 나는 수익을 더 크게 만드는 것보다, 벌어질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줄여놓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시세 하락이 아니라 정부의 세금 정책이었다.
주변에서도, 그리고 커뮤니티에서도 지금은 세금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았으니 정책 방향이 좀 더 분명해질 때까지 추가 매수, 심지어 2주택 자체를 미루자는 이야기가 많았다. 나도 그 신중함은 이해한다. 다만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계산해봤다. 내가 지금 벌어들이고 있는 종잣돈 규모, 그러니까 유사시 메꿔넣을 수 있는 역량자산이 이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되는지를 먼저 따져본 거다. 이게 가능했던 건 평소에 종잣돈이 얼마나 모이고 있는지, 내 현금흐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늘 정리해두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다음엔 세금 리스크 자체를 최악의 가정으로 몰아붙여봤다. 과거 정부에서 나왔던 가장 강한 수준의 다주택 규제 정책까지 전부 반영하고, 거기에 요즘 나오는 정책 방향 뉴스와 유튜브에 떠도는 여러 시나리오까지 다 얹어서, 내가 맞닥뜨릴 수 있는 가장 나쁜 경우를 다 가정해봤다. 그렇게 최악을 다 쌓아놓고도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전국에 나보다 훨씬 비싸고, 입지도 좋고, 주택 수도 많은 사람들의 절대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표 수가 중요한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 굳이 나 같은 규모의 투자자까지 징벌적 세금 정책의 타깃으로 삼는 건 정치적으로도 리스크가 크다. 그러니 이 정도 규모에서는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3호기 매수를 과감하게 결정했다.


내가 갖고 있는 투자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안에서, 살 수 있는 것 중에 제일 좋은 것을, 싸게 사는 것. 이 세 가지다. 다산은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딱 하나 걸리는 건 다산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 왜 하필 긴 잔금이어야 했나
다산을 긴 잔금 구조로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앞서 정리한 세금 구조 때문이다. 구리를 취득한 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난 뒤에야 다산 등기가 일시적 2주택 특례를 만족하는 비과세 요건을 채울 수 있었고, 그 1년 시점이 계약을 진행하던 시점 기준으로 아직 여러 달 남아 있었다. 즉 다산의 등기일 자체가 세금 구조에 의해 미래의 한 시점으로 못 박혀 있었고, 계약일부터 그 등기일까지의 간격이 자동으로 긴 잔금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잔금 기간을 짧게 잡고 싶다고 짧게 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세금 요건이 등기일을 먼저 정해놓고 나머지 거래 조건이 거기에 맞춰 설계되는 순서였다.
문제는 매도인 입장에서 이 구조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는 거다. 계약금만 받고 몇 달에서 반년 넘게 소유권을 넘기지 못한 채 기다려야 하고, 그 사이 관리비나 세금도 계속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특히 제일 큰 부담감은, 빨리 명의를 넘겨야 본인도 덜 오른 지역의 매물을 살 수 있다고 여기는데, 그 시간을 내가 긴 잔금으로 통째로 뺏는다는 걸 납득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만나는 매도인 상당수가 젊은 층이었고, 요즘 유행하는 "현금은 쓰레기"라는 인식을 신앙처럼 믿는 분위기였다. 그러니 협상 테이블에서 나는 태생적으로 열위에 서 있었다. 이 조건을 받아줄 매도인을 찾는 것 자체가 첫 번째 난관이었다.


처음에는 상가와 인프라가 몰려 있는 중심 상권에 붙은 단지를 목표로 했었다. 그런데 내가 처음 보러 다니던 단지가 가격대에서 2억 가까이 호가가 뛰는 걸 보고,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미련 없이 포기했다. 그러고 나서 그보다 후순위 단지들, 혹은 같은 생활권 안에서 조금 더 낮은 가격대의 물건들로 시선을 넓혔다.
이 지역을 볼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본 입지 요소는 강남 접근성을 뒷받침하는 지하철역 거리, 단지 브랜드 가치, 그리고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단지) 여부였다. 어떤 곳은 바로 옆에 경기행복주택 같은 공공주택이 붙어 있는 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반갑지 않았지만, 이 정도 연식대의 단지가 이미 갖고 있는 강남 접근성이라는 입지 가치 자체를 훼손할 정도의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 절대적으로 싼가, 상대적으로 싼가
매물을 비교할 때 실제로 했던 건 복잡한 통계 분석 같은 게 아니라, 절대적 비교평가와 상대적 비교평가였다. 지금 다산의 가격이 절대적인 측면에서 저렴한지, 그리고 다른 지역들과 견줬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지를 따로따로 판단하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지역들의 가격과도 비교해봤고,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이게 정말 최선인가"를 계속 되물었다. 그러다 입지가치 위주로 볼 때 동일한 가격대에서 계속 비교선상에 올랐던 곳이 만안구의 래미안 메가트리아였다. 업무지구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그 생활권안에서 1등급인 단지와, 택지 자체는 좋으나 그 안에서는 아쉬운 단지를 두고서 여러 요소를 계속 저울질했다. 결국 수요 측면과 업무지구 접근성에서는 다산이 훨씬 압도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래서 다산 쪽 단지를 우선순위에 뒀다. 지역 자체를 "여긴 아예 안 돼"라고 제쳐놓고 시작한 게 아니라, 다른 지역이라도 조건이 더 나은 단지가 있는지, 그 가치 대비 가격은 어떤지를 끝없이 비교하는 과정이었다.


▶ 긴 잔금 기간이 매물 세 개를 삼켰다
이렇게 방향을 좁혀놓고도 실제로 놓친 매물이 세 개나 된다. 매물을 보러 가서 이 구조를 설명하면 사장님들 대부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조건은 매도인이 받아주기 어렵다"는 반응이 일반적이었다. 심지어 불과 4개월 전에 바로 옆동네인 구리에서 매수하면서 뽀찌도 넉넉히 챙겨드린 사장님에게 요청했는데도 최대한 협조해 주셨으나 방도를 찾을 길이 없었다. 결국 해결책은 무조건 사장인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결국 내가 매수하려는 이 자금운용계획을 사장님들에게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따로 정리했다. 어떤 순서로 말해야 오해 없이 전달되는지, 날짜는 어떻게 짚어드려야 헷갈리지 않는지 미리 준비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했던 건 중도금은 언제 얼마나 줄 수 있는지, 잔금은 어떻게 처리할지, 그리고 매도자가 더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나만의 협상 카드가 뭔지, 반대로 내가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었다. 반나절 정도 시간을 들여 시나리오와 조건을 최대한 간결하게 정리한 다음, 사장님 두 분 정도에게 매물을 보고 나서 이 설명을 드렸더니 금방 이해해주셨다. 물론 이해를 못 하는 사장님도 종종 있었지만 그건 그냥 인연이 아니라고 여기고 다른 매물을 찾았다. 굳이 부동산을 일일이 다 훑고 다니지는 않았다. 시장 자체가 워낙 급하게 오르던 중이라 매물이 네이버부동산에 뜨는 게 사실상 전부였고, 무엇보다 최저가 매물을 먼저 확인해서 거기에 닻을 내려야 그다음 주변 부동산을 순서대로 돌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끝없이 뒤져서 그 한 사람을 찾는 것
돌아보면 이 시기에 정말 중요했던 건 사장님을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드느냐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 조건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사장님을 만날 때까지 끝없이 부동산을 뒤지는 것 자체가 핵심이었다. 조건이 까다로운 매수인을 흔쾌히 받아줄 사장님은 결국 확률의 문제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확률을 최대한 많이 시도해보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여러 부동산을 계속 돌다가, 이 구조를 듣고도 고개를 젓지 않고 "그럼 이렇게 한번 해봅시다" 하고 나서준 사장님을 만났다. 나를 귀찮은 손님으로 보지 않고, 사정을 한 번 더 헤아려주는, 말 그대로 과거 오리지널블랙님이 강의 중 설명해 주신 것처럼, 나를 긍휼히 여길 줄 아는 분이었다. 이런 사장님은 미리 골라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계속 발품을 팔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그중에서 그런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에 가깝다. 그러니 사장님을 설득하는 기술보다, 그런 사장님을 만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매물을 뒤지고, 최저가 매물에 기준닻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열릴 때까지 방법을 모색하며 문을 두드리는 끈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팔면서 동시에 사는 일
매물을 뒤지고 다니는 동안 정말 다양한 사장님들을 만났다. 이 시기에 수지도 동시에 매도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도자 입장과 매수자 입장을 한 번에 두 개 물건에서 동시에 경험하게 됐다. 어떤 수업에서도 배울 수 없는 종류의 경험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수지는 그 지역의 리모델링 이슈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소위 꼬다리 단지인 내 집조차도 가격이 함께 올랐다. 다만 씁쓸했던 건, 길 하나 건너 다른 단지와 2억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나는데도 사람들이 여전히 조금이라도 더 깎으려 한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걸 팔아서 바로 다음 집을 사야 하는 입장이라 협상에서 여유를 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매도를 맡은 사장님은 매수 희망자에게는 "안 보고 사면 제가 100만원이라도 더 깎아드릴게요"라며 유혹하고, 정작 매도인인 나에게는 그런 말 한마디 없이 "매수인이 바로 살 것 같으니 100만원만 더 깎아주시면 안 되겠냐"고 협상 카드를 들이밀었다. 현장에서 오래 구른 사람은 절대 못 이기겠구나 싶었던 순간이다.


▶ 조급함이 부른 실수
여기서 솔직하게 반성할 부분이 있다. 수지 매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산 계약금을 먼저 넣어버렸다. 왜 그런 순서가 됐는지를 정확히 짚고 싶다.
당시 나는 두 개의 통제 불가능한 변수를 동시에 안고 있었다. 수지에 매수자가 언제 나타날지 알 수 없었고, 동시에 내가 눈여겨보던 다산 매물도 언제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갈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정책 변수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극심한데다, 애초에 둘 다 내가 타이밍을 컨트롤할 수 없는 선택지였다. 그중에서 더 급박하게 움직이는 쪽, 그러니까 매수할 물건 쪽을 먼저 붙잡아서 변동성을 줄이려 했다.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매수할 물건에 계약금을 먼저 넣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지점이었다. 만약 수지에 매수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면, 혹은 내가 산 게 수지가 아니라 입지 가치가 애매하거나 수요가 약하거나 주변에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이었다면, 나는 정말 끔찍한 공포 속에서 몇 달을 보냈을 거다.
실제 과정은 이랬다. 수지를 처음 내놓은 건 6월이었다. 11월에 세입자가 퇴거하는 집인데도, 토지거래허가까지 받으려면 최소 4개월 전에는 내놔야 한다는 부동산들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내놓은 거였다. 그런데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두 팀이 집을 보러 왔고, 곧바로 계약금을 넣겠다며 조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때 나에게 아직 매수할 집이 없었다는 거다. 다산 쪽에서는 긴 잔금 조건 때문에 문의하는 매물마다 다른 사람에게 채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빨리 수지 매수자가 나타난다고? 당황한 나머지 수지 쪽 사장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8월 초까지 매도를 일시 중지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고 다시 다산을 뒤지기 시작했는데, 하필 매도를 홀드한 지 2주쯤 지나서 긴 잔금을 받아줄 수 있는 물건이 나타났다. 반가운 마음에 수지 사장님들에게 이전에 대기시켰던 분들이 아직 매수할 생각이 있는지 다시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다. 돌아온 답은 주택담보대출이 안 돼서 매수를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했다. 매도자가 한여름에 2주 넘게 물건을 홀드하고 있었으니, 다른 물건을 찾아 떠났겠구나 싶었다.
반면 내가 어렵게 잡아놓은 다산 물건의 매도인은 마냥 기약 없이 계속 기다려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장 대전에서 다른 매수 희망자가 보러 올 예정이었고, 주변 단지들은 한 주에 5천만원씩 가격이 오르던 상황이었다. 정말 패닉과 조급함 사이에서 정신이 없었다. 그 사이 치열한 검증까지 받은 결과 수지는 매도하고 다산은 매수해야 한다는 방향이 확실하게 정리된 상태였다. 그래서 다산 계약금을 급하게 넣었고, 그다음부터는 수지의 매수자를 다시 기다리는, 공포의 시간이 시작됐다. 천만다행으로 리모델링 호재 덕분에 사람들이 입지만 보고 수지를 사려고 몰려들던 타이밍이었고, 다시 매물을 내놓은 지 1주 반 만에 한 매수자가 집을 보지도 않고 사진만 보고서 약정서를 쓰기 위한 계약금 일부를 넣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자주 생각해본다. 

첫째, 매수하려는 지역에 다양한 물건이 넘쳐나는 시점을 먼저 맞이하고 내가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 아슬아슬하게 내 예산 범위에 걸리는 물건 하나에 목을 매면, 오히려 매수할 수 있는 여유 자체가 사라진다. 이 아파트가 날아가면 다음 아파트, 그것도 날아가면 그다음 아파트로 넘어갈 수 있게, 지역 전체가 매수 가능 범위 안에 들어오는 시점에 움직이는 게 첫 번째다. 그러려면 평소 시세 트래킹을 생활화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적어도 한 개 지역 전체가 내 매수 범위 안에 들어오도록 관리하고 있어야, 그 안에서 입지 가치와 가격순으로 줄을 세워 여러 대안을 동시에 갖고 움직일 수 있다. 아는 지역을 계속 늘리는 것보다, 이미 아는 지역을 촘촘하게 관리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것도 이때 깨달았다.
둘째, 매도하려는 물건의 예상 가격대를 매도 지역 부동산에 전화해서 미리 파악해두는 게 좋다. 직접 전화해서 확인하는 게 제일 정확했다. 그리고 매도 최소 기한보다 한 달 정도 여유를 두고 미리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엔 그렇게 했다가 오히려 매수자가 너무 빨리 몰려서 고초를 겪긴 했지만, 그래도 해보는 것과 안 해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미리 내놓아야 상황을 보면서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셋째, 내 상황이 불리할 때는 매수할 물건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매도 물건을 먼저 정리하는 게 원칙적으로는 맞다. 다만 이게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고, 매도 지역의 유입세가 지금 어느 정도인지 매수자인 척 다른 번호로 전화해서 미리 확인해보고, 상황이 괜찮다 싶으면 매수를 먼저 지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대신 매도 물건의 자금 수령 계획, 즉 계약금은 얼마로 할지, 중도금은 어느 선까지 가능한지(이건 매도 지역 사장님에게 요즘 통상 어디까지 받아주는지 물어보면 된다), 잔금은 언제까지 반드시 받아야 하는지는 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정확하고 촘촘하게 정해놔야 한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조건을 먼저 고정해두고, 나머지 조정 가능한 부분이 뭔지 명확히 알고 있어야, 갑자기 매수자가 나타났을 때 그 조건을 바로 제시하면서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솔직히 매도 계약금을 받는 동시에 매수 계약금을 넣는, 그런 유니콘 같은 타이밍이 현실에서 어떻게 가능한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매수할 물건이 나타나는 것도, 매도할 물건의 매수인이 나타나는 것도 둘 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인데, 이 둘을 딱 맞추는 걸 노리는 건 무리한 욕심 같다. 그래서 나는 그 대신, 지금 상황에서 더 급한 걸 먼저 처분하고, 처분한 다음 확실히 더 좋은 걸 살 수 있도록 지역 단위로 여러 대안을 뭉뚱그려 충분히 갖고 움직이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고 한다.


▶ 마침내 만난 매물
그렇게 몇 차례의 허탕과 경쟁 패배,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거친 끝에 다산의 한 아파트, 전용 84㎡대 매물을 만났다. 매도 호가는 10억원대 중반, 기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5억원대에 거주 중이었고 갱신 의사가 있는 상태였다. 실투자금(갭)은 5억원 초반대로 계산됐다.
가격 협상은 크게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소폭 조정해서 최종 가격을 확정했는데, 이 조정 과정에서 부동산 사장님이 본인 수수료라도 벌 생각이라며 넉살 좋게 이사비 명목으로 200만원 정도를 더 빼서 가져와 주셨다.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마음이 컸겠지만, 평소 사장님 마음속에 있던 나에 대한 긍휼함이 이런 결과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5부. 설계 — 세금이 거래의 뼈대를 결정하다


▶ 등기일은 협상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
다산 매수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가격이 아니라 등기 시점이었다. 구리를 취득한 날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시점 이후여야 다산 등기가 비과세 요건(1년 경과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여기에 하루 정도 여유를 더 두고, 최종 잔금일을 다음 해 3월 초로 확정했다. 법적 최소 요건보다 딱 하루 늦은 날짜다.
동시에 수지는 이 다산 등기(잔금) 전에 매도가 끝나 있어야 한다. 정확히는 다산의 최종 등록 전에 수지 매도가 완료돼야 비과세 특례가 유지되는 구조다. 이걸 놓치면 앞서 계산한 것처럼 약 1.9억원의 세금이 그대로 발생한다. 그래서 수지 매도는 되면 좋고 아니면 마는 옵션이 아니라, 구조상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마감이 됐다. 가격은 필요하면 낮춰서라도 기한 안에 파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 자금은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전체 자금 계획은 이렇게 짜여 있다.
1.    다산 계약금은 마이너스통장(협약 임직원신용대출)과 일부 현금으로 충당
2.    수지 매도 계약금,중도금이 들어오는 대로 마통을 상환하고 대기(애초에 수지 1차 중도금은 다산 금액 네고의 지렛대로 쓸 카드였는데, 수지 잔금일에 맞춰 다산에 중도금을 치면 되는 상황이 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가등기까지 함께 쳐야 하기 때문에 굳이 변수를 더 늘리고 싶지 않았다)
3.    수지 잔금(세입자 퇴거일에 맞춰 11월 중순)이 들어오면 다산 1차 중도금으로 그대로 투입
4.    다산 최종 잔금(내년 3월)은 소액만 남기고 나머지는 승계하는 전세보증금으로 충당
특히 11월 중순은 세입자 갱신계약 체결, 수지 잔금 수령, 다산 중도금 지급 및 가등기 접수가 사흘 간격으로 몰려 있는 구간이다. 수지 잔금 수령부터 다산 중도금 납입까지 버퍼가 이틀밖에 안 돼서, 이 시기는 따로 시간대별 계획까지 짜둘 생각이다.


▶ "거의 다 냈다"로 보이면 안 된다
전세보증금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사면 잔금일 전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이 전체 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여기서 걱정했던 지점은 "사회통념상 거의 전부를 지급한 것으로 보아, 등기일이 아니라 실제 대금 지급이 끝난 시점을 취득시기로 봐야 한다"는 국세청 실질과세 리스크였다. 이렇게 판단되면 일시적2주택 특례자격을 보유하기 위한, 구리 등기 취득시점 이후로부터 1년 경과 요건이 어긋나버린다.
이걸 확인하려고 국세청 홈택스 인터넷 상담과 사전답변, 서면질의, 그리고 개인정보를 지운 채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질문을 올려서 교차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잔금 전 미지급 비율을 충분히 확보(내 케이스는 50%대 후반 수준)하면, 기존에 문제가 됐던 판례들(미지급 비율이 거의 100%에 가까웠던 사례들)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답을 받았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방향성 참고용이고 최종적으로는 세무사와 다시 확인할 계획이다.


▶ 주민등록도 같이 정리했다
이 시기에 세대 판정 문제(주민등록상 세대 구성, 동거인 등재 등)도 함께 얽혀 있었다. 자칫하면 비과세 판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지점이라 별도로 세대 분리를 진행했는데, 이건 순전히 개인 사정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다만 내 자산을 제대로 지키기 위한 세금 설계는 부동산 계약서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이때 배웠다는 것만 남겨둔다.
 

(3부에 계속)

댓글

러브션
17시간 전

전세보증금승계방식으로 중도금을 전체대금의 많은 부분을 지불하면 대금지불한 기간이 취득시기가 될수도 있다는게 첨 알았어요!!!! 정말 꼼꼼하게 해야하네요!!! 잭님 덕분에 많은걸 배워갑니다!!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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