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꿈꾸는사피엔스입니다.
투자를 하면서 가장 피가 마르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매수할 때도 떨리지만, 저는 잔금일을 앞두고 '전세 맞출 때'가 가장 긴장되더라구요..!
머리로는 '전세가는 욕심내지 말고 빠르게 빼야 한다'고 수백 번 다짐하지만, 막상 내 물건 앞에서는 그 욕심을 내려놓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제가 1호기에서 욕심을 부리다 호되게 당했던 뼈아픈 경험과, 그 교훈 덕분에 2호기 전세 위기를 간신히 넘겼던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1,000만 원 더 받으려다 손실 확정
저의 1호기는 경매로 낙찰받은 물건이었습니다.
명도를 무사히 마치고 공실이 된 상태였고, 시스템 에어컨까지 완비된 완벽한 로열동 로열층(RR)이었습니다.
제 눈에 너무 예쁜 집이다 보니 '이 정도 컨디션이면 무조건 최고가로 받을 수 있다'는 근자감이 차올랐습니다. 당연히 최저가로는 내놓지 않았죠.
당시 그 지역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생활권이 아니라 저쪽 후순위 생활권에 들어오는 공급인데 뭐 어때?'라며 아주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전세를 내놓은 지 며칠 안 되어 바로 연락이 왔습니다.
세입자분이 집이 마음에 드니 1,000만 원만 깎아달라고 하시더군요.
거절했습니다.

RR에 시스템 에어컨까지 있는데 아쉬울 게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곧바로 장마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거짓말처럼 아무도 집을 보러 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가 마른다는 느낌이 뭔지 이해했습니다.
결국 저는 처음 세입자가 깎아달라고 했던 1,000만 원보다 훨씬 더 큰, 무려 3,000만 원을 낮춘 가격으로 10월 말이 되어서야 간신히 전세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입주장이 소화되면서 전세금이 빠르게 오르긴 했지만,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수도권 전체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더라도, 내 단지 근처 후순위 생활권일지라도 입주 폭탄이 떨어지면 일시적으로 전세가는 무조건 끌려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요.
긴 공실 기간 동안 감당해야 했던 관리비와 이자는 고스란히 '영구 손실'로 남았습니다.
전세금은 어차피 돌려줘야 할 남의 돈인데, 수익률 욕심을 내다 아쉬운 결정을 한 셈이었습니다.
투자자가 몰리는 시장, 또다시 시작된 욕심
시간이 흘러 2호기를 매수할 때였습니다.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이 강력한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몰려들던 시장, 풍선효과를 정면으로 맞던 시기였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날아가는 와중에도, 운좋게 조건이 좋은 물건을 찾아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전세를 뺄 시간.
저보다 먼저 매수하신 주변 동료분들이 빠르게, 그것도 높은 가격에 전세를 턱턱 빼시는 걸 보면서 저도 모르게 또다시 욕심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시에까지 새로 넣고 도배도 해주는 조건이니까, 내가 제일 비싸게 내놔야지.’
게다가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인데 전세 매물이 딱 3개뿐이었습니다. 다른 것들은 저층이고, 제 물건 상태가 제일 좋으니 최고가로 받을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며칠 뒤 부동산 사장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현금을 쥔 세입자가 집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데, 2,000만 원을 깎아주면 바로 계약하겠다고요.
1호기 때 그렇게 호되게 당해놓고도, 욕심이 또 생기더라구요. 저는 사장님께 "조금만 고민해 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며 뜸을 들였습니다.
환경의 힘, 튜터님의 조언: “비용과 편익을 적어보세요”
정말 천운이 따랐는지, 마침 독서 T/F 번개 임장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험블튜터님과 제 전세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튜터님은 제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딱 두 가지를 짚어주셨습니다.
“종이에 선택에 따른 편익과 비용을 한 번 적어보세요. 그리고 최근 B 지역 투자자가 많이 들어와, 전세 빼는데 고생하고있어요. 그 지역도 최근에 투자자 많이 들어갔을거에요”
듣자마자 아차 싶었습니다.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로 투자자들이 쓸어 담았던 물건들. 잔금일이 다가오면 그게 다 100% 전세 매물로 나온다는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편익과 비용을 적어보았습니다. 답은 명확하더라구요.
다음 날 아침 일찍 사장님께 연락해 2,000만 원을 깎기로 하고 현금 세입자와 바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제가 계약을 마친 이후부터 그 단지 전세 물건이 적체되기 시작했고 일시적으로 전세금이 조정받는 하락세가 찾아왔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긴했지만, 잔금이 안되는 상황했기에 아찔했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Lessons Learned : 잃지 않는 전세 세팅 원칙 2가지
이 두 번의 롤러코스터 같은 경험을 통해 저는 전세 세팅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1.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1등 물건 만들기 :
무작정 내 집이 예쁘다고 최고가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비교를 통해 가격을 세팅해야 합니다.
- 단지 내 같은 평형 전세 가격/상태 확인 : 내 물건이 알맞은 가격대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합니다.
- 단지 내 다른 평형 전세 가격/상태 확인 : 30평대 전세가 저렴한데 20평대를 비싸게 내놓으면 절대 나가지 않습니다. 다른 평형의 가격이 내 전세가의 상한선을 만들어 줍니다.
생활권 내 전세 가격/상태 확인 : 세입자들은 우리 단지만 보지 않습니다. 같은 생활권 내 비슷한 가치의 단지들과 비교해 내 물건의 전세 가격이 합리적인지 가치 순서대로 나열해 봅니다.
2.공급 리스크 확인하기(미래의 적체 물량 파악)
보이는 매물이 전부가 아닙니다. 숨어있는 공급을 파악해야 합니다.
- 주변 신규 입주 물량 : 내 생활권뿐만 아니라 인접한 후순위 생활권의 입주 물량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 최근 단지/생활권의 매매 거래량 : 투자자가 많이 진입해 거래량이 폭발한 지역이라면, 2~3개월 뒤 그 물건들이 고스란히 전세 매물로 쏟아집니다.
만약 전세 물량이 쏟아질 조짐이 보인다면, 미련 없이 보수적으로 가격을 설정해 남들보다 1,000만 원이라도 싸게, 가장 빠르게 전세를 빼는 것에 온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투자는 결국 리스크 관리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전세금은 어차피 내 돈이 아니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리스크를 통제하는 이성적인 투자자가 되어야겠다고 복기하며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다들 모두 건강 관리 잘하시고 끝까지 살아남아 함께 목표 달성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