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소개
관계에서 늘 내가 먼저 잘못한 것 같고, 사소한 말에도 오래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 원인은 ‘성격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미세 트라우마』는 반복되는 관계의 피로와 설명되지 않는 불안의 원인을 ‘작고 미묘하게 쌓여온 상처’에서 찾는 심리 교양서다. 독일 슈피겔 논픽션 분야 1위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책은, 독일을 대표하는 트라우마 전문가 베레나 쾨니히의 20년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관계 갈등의 뿌리를 새롭게 해석한다. 저자는 우리가 겪는 많은 감정 반응이 현재의 상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며, 보이지 않게 축적된 경험들이 어떻게 지금의 관계 방식을 만들어왔는지를 차분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트라우마를 거대한 사건이 아닌 ‘몸이 기억한 반응’으로 바라본다. 유년기의 방임이나 일상의 부정적 경험처럼 쉽게 지나쳤던 순간들이 스트레스의 임계치를 넘을 때 신경계에 흔적으로 남고, 그 반응이 성인이 된 이후의 관계 속에서도 반복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창안한 ‘NI 신경시스템 통합(Neurosystemische Integration®)’ 접근법과 다중미주신경이론을 바탕으로, 왜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불안해지고 갈등 앞에서 얼어붙거나 과도하게 반응하는지를 심리적·신경생리학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스티븐 W. 포지스 교수가 이 책을 두고 “트라우마가 관계를 흔드는 방식을 명확히 꿰뚫는다”고 평가하며, 신경과학적 통찰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베레나 쾨니히는 관계의 실패와 이유 없는 불안의 뿌리를 ‘트라우마’에서 찾으며, 그것을 인지하는 순간 치유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관계를 잘하는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왜 같은 상황에서 같은 방식으로 반응해왔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독자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을 고쳐야 할 문제로 보기보다, 지금까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해온 방식으로 바라보게 된다. 『미세 트라우마』는 반복되는 관계의 패턴 속에서 자신을 탓해온 독자들에게 새로운 언어와 시선을 건네는 심리 교양서다.
'작고 미묘하게 쌓아온 상처'로 인한 불안의 원인을 찾아보고 관계나 갈등을 풀어내기 위해 축적된 경험들을 풀어낼 수 있도록 하는 책
2. [본]
프롤로그
트라우마에는 다양한 면이 존재한다. 아주 포괄적이며 그 영향도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트라우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트라우마의 영향은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 몸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 그리고 삶과의 관계. 그러므로 트라우마 통합의 해결책 역시 이런 관계 속에 들어 있다. 우리는 매우 사회적인 존재다. 우리가 반드시 찾아내야 할 엄청난 치유력은 건강한 대인관계 속에 숨어 있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1부 인생은 관계의 연속
참고 견디는 게 너무 괴롭다 보니 우리의 내면은 이것들과 얽힌 고통에서 우리를 지켜내고 방어하고자 애쓴다. 그런데 이 무의식적 방어기제를 너무 오래 사용하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의식 수준에서 떨쳐냈다고 해서 무의미해지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트라우마 치료에서의 핵심은 통합이다. 트라우마 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을 때, 즉 통합하지 못했을 때 계속해서 삶에 영향을 미친다. 억압, 해리, 보상은 결과적으로 통합 실패의 결정적 요인이다. 따라서 행동 패턴이나 특성, 증상을 제거하는 게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치료는 더 어려워지고, 심지어 방해까지 받을 수 있다. 핵심은 언제나 통합이다. 불편하고 불쾌하고 짜증 나는 것들을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일과 그 영향들도 나와 내 삶의 일부다. 이를 제거하고 싶은 마음은 살아 있는 자신의 일부를 파괴하고 싶다는 의미도 된다.
우리의 생존 전략과 보상기제가 틀리지 않았고 유익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싸움은 끝난다. 즉, 통합 과정이 시작된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유대감 형성은 트라우마 치료책이자 방어책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유대관계를 지향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제일 먼저 무의식적으로 활성화되는 생존 반응이 애착 추구 행위다. 도피와 투쟁 반응 전에 나타난다. 생존을 위해, 성장하기 위해, 가장 좋은 모습의 내가 되기 위해, 사람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세상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임을 깨닫기 위해, 또 그렇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서로에게 서로가 필요하다.
만성적 유대감 상실은 개인적 트라우마와 집합적 트라우마의 결과이며 모든 고통의 근간이다. 유대감이 산산조각 난 곳에서는 서로를 서로가 보호해 주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위협의 존재가 된다. 존엄, 존중, 호의 따위는 없다. 비건설적인 순환 관계들이 극으로 치달을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된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2부 초기 상처들
그런데 자율신경계도 이런 엄청난 스트레스를 끝낼 수 있다. 배측 미주신경을 활성화해 과잉 활성화 상태를 저각성 상태로 끌어내리면 된다. 그러면 몸은 에너지 활성화 상태에서 에너지 보존 상태로 전환되고, 교감 신경과 사회적 신경계가 억제된다. 상실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최소한으로만 관여하기 위해서다. 애착 체계는 비활성화 상태가 되고, 필사적이었던 애착 추구 행위는 잠잠해진다.
그 결과, 정반대의 행동이 나온다. 조금 뒤로 물러서거나 무관심해진다. 그러면 오히려 상대방이 몹시 당황하거나 상처받을 수도 있다. 이것이 어렸을 때 경험한 아주 고통스러운 일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임을 이해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이 파괴적 패턴을 깨닫지 못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낸 예전의 상처들도 들여다봐야 한다. 그러면 비로소 진정한 유대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되찾게 될 것이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사회 능력, 협상할 자세, 자기 의견을 내세울 능력,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것들을 갖추고 있어야 불화를 견뎌낼 수 있고, 일시적으로 생긴 거리도 성공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 화해를 위해 갈등과 마주하는 것은 인간관계에 더 큰 신뢰와 깊이를 더해준다. 이견에도 불구하고 함께 문제를 극복하며 서로 함께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을 해보기 때문이다.
초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마치 비현실적인 영화 같다. 장기간 과잉 활성화된 애착 체계와 불안정한 애착 유형에는 이런 능력들이 제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갈등은 아주 위험한 시나리오일 뿐이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당신의 생존 전략 이면에는 고통 그 이상의 것이 숨어 있다
보상과 생존 전략은 고통을 회피하거나 억누르거나 혹은 자의식 밖으로 내보내도록 만든다. 그 때문에 있는 것이다. 이들을 천천히 조금씩 없애보면 여태껏 보지 못한 예전 상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생존 전략 이면에는 그 이상의 것들이 숨겨져 있다. 거기에는 당신의 상처받지 않은 존재, 잠재력, 재능, 긍정적인 감정들, 그리고 무엇보다 유대감이 들어 있다.
자기 고통과 마주하는 일은 힘들다. 그렇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예전의 상처들이 모습을 드러내도 좌절하지 말자. 당신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렸을 때 가장 처음 맞닥뜨리는 대상일 뿐이다. 조금만 더 가보면 그 상처의 반대편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또 다른 것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자기 감정을 못 느끼는 사람은 진심으로, 창의적으로, 활발하게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 잠재력이 모습을 감추며, 설령 펼쳐지더라도 완전하게는 안 된다. 그러면 대부분 정신적인 세계로 도망친다. 비활성화된 애착 체계의 사람들은 흔히 자기 머릿속 생각과 상상 속에 빠져 있거나 주변 사람들과 동떨어진 몽환적인 영적 세계에 자기 감정을 발산한다.
<미세 트라우마>, 베레나 쾨니히 지음 / 이은미 옮김 - 밀리의 서재
3. 깨
월부에 안에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도움을 드리는 과정에서 한편으로 '왜 나는 타인에게 깊이 관여하거나 진심 어린 관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어려울까'라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혹시 내가 원래 남에게 관심이 없는 성향이고 냉정한 사람일까 싶어 자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무관심이 아닌 방어기제(비활성화 전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경험들로 내 마음의 과부하는 막기 위해 스스로 스위치를 내리고 선을 긋는 행동을 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생존 전략이 틀린 것은 아니며, 나를 지켜준 반응이었음을 인정함으로소 비로소 '통합'과 치유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려웠던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서 마음의 짐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 그것을 개선해낼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믿음으로서,
그런 마음이 올라올 때 마다 방어기제일 수 있음을 생각하고 그 감정들을 적어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4. 적
방어기제 인지하기 : 관계나 소통의 어려움을 느낄 때 선을 긋는 행동을 하거나, 피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인지를 하고 "방어기제가 발동되려고 하는구나" 인정해주고 그런 상황 및 트리거를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의사표현 연습하기 : 마음이 닫히거나 입을 다울게 될 때, 무작정 피하기보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함을 표현하기
경계를 인정하기 : 누군가를 완벽하게 도와주거나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 놓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유대감 쌓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