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주알입니다 🥚
[고주알]은 지금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마인드셋과,
주식 초보자에게 어려운 용어들을 풀어서 설명해 드리는 코너예요.
지난 편에서는 워런 버핏이 은퇴하면서까지 지킨
세 가지 장기투자 원칙, '장기투자', '잃지 않기', '가격이 아닌 가치'를 살펴봤는데,
오늘은 요즘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흐름, '국장에서 미장으로'를 다뤄보려고 해요.

미리 말씀드리면, 국장에서 미장으로 시장만 바뀌었을 뿐,
'한 종목에 몰아서, 레버리지로 크게 거는' 습관은 그대로 따라가고 있어요.
* 레버리지(Leverage)는 지수나 개별 종목의 가격 변동을
보통 2배~3배로 증폭시켜 수익 또는 손실이 커지도록 만든 투자 상품입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실제 데이터로 짚어볼게요. (2026년 8월 16일 기준 자료예요.)
지난 7월,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가 사들인 돈은
14조 1,660억 원으로 6월(56조 5,330억 원)보다 75%나 줄었어요. (출처)
그런데 이 하락에는 정말 흥미로운 일이 하나 더 있었어요.

같은 달,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사들인 미국 주식 규모는 46억 4,200만 달러(약 6조 5,900억 원)로,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어요. (출처)
국장에서는 발을 빼고,
미장에서는 반년 만에 가장 많이 사들였다는 거예요.
서학개미, 정말 국장을 떠나는 걸까요?
서학개미란 해외 주식,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를 부르는 말이에요.
'서쪽(미국)으로 건너간 개미(개인 투자자)'라는 뜻인데요,
이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을 사들인 금액을 달마다 보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꽤 뚜렷한 흐름이 보여요.

4~5월에 판 돈이 더 많았던 이유는 국내 정책과도 관련이 있어요.
당시 정부가 해외로 나간 돈을 국내 시장으로 되돌리려고,
연말까지 국내 주식으로 다시 돌아오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깎아주는 제도를 운영했었거든요.
그런데 7월 들어 미국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
반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다시 튀어 올랐어요.
국장이 6월 고점 이후 크게 흔들리고 무너지면서,
그 실망감이 그대로 미장으로 향한 것으로 보여요.
사실 저도 이 무렵 국장이 무서워서 미국 주식 앱을 켜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인기 검색 순위 1위가 낯선 이름의 레버리지 상품이라, 다시 창을 끈 기억이 있어요.
최근 주변에서도 "SOXL 얼마 넣었어?"라는 말을 부쩍 자주 듣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미장으로 다시 이동한 그 돈, 다 어디로 갔을까요?
7월에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을 자세히 보면,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요.

1위인 SOXL 한 종목이 전체 금액의
80%가 넘는 몫을 차지하고 있어요. (출처)
SOXL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하루 기준 3배로 따라가도록 만들어진 상품이에요.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30개의
주가를 합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다음에 칼럼에서 더욱 자세히 다뤄보도록 할게요!
미장으로 옮겨간 돈 대부분이, 반도체라는 한 분야,
그것도 3배 레버리지 상품 한 곳에 다시 몰려 있는 셈이에요.
여기서 레버리지 ETF란, 지수나 특정 분야가
하루에 움직인 만큼의 몇 배로 수익(또는 손실)이 나도록 만들어진 상품을 말해요.
예를 들어 반도체 지수가 하루 3% 오르면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상 9% 오르지만,
반대로 3% 떨어지면 9% 떨어지는 식이에요.
오래 들고 있을수록 오르내림이 반복되면서
가치가 조금씩 줄어드는 특성도 있어서, 원래도 위험이 큰 상품이에요.
더 흥미로운 건, 사들인 금액 6위에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코리아 불(South Korea Bull) ETF'라는
상품이 두 달 연속(6월 1억 6,719만 달러, 7월 2억 9,259만 달러)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에요. (출처)
이건 미국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만, 한국 증시가 오를수록
돈을 버는 구조로 만들어진 레버리지 상품이에요.
즉 "국장은 지쳤다"면서 미국으로 넘어간 돈 중 일부가,
결국 미국 거래소를 거쳐 다시 국장이 오르는 데 돈을 걸고 있는 셈이에요.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 .. 🥹)
그런데 왜 이 흐름을 마음 편히 볼 수 없을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이유 1: 국장에서 겪은 실패를 미장에서 그대로 반복하고 있어요
이유 2: '국장을 떠났다'는 말도 정확하지는 않아요
이유 1. 국장에서 겪은 실패를 미장에서 그대로 반복하고 있어요
6월 고점 때, 국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고점 대비 최대 84% 떨어졌고, 약 36만 개 계좌가 강제로 처분당했어요.
빚을 내서 산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
증권사가 손실을 막기 위해
그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데, 이걸 '반대매매'라고 해요.
이 중 62%가 35세 이하 계좌였어요. (출처)
그런데 그 손실을 피해 건너간 미장에서,
가장 많이 산 상품이 또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예요.
손해 보고 나온 도박판 옆에, 새로 차린 도박판으로 옮겨간 것과 비슷한 셈이에요.
시장만 국장에서 미장으로 바뀌었을 뿐,
'한 종목에 몰아서, 레버리지로 돈을 거는' 방식 자체는 그대로인 거예요.

이유 2. '국장을 떠났다'는 말도 정확하지는 않아요
7월 사들인 금액 6위에 오른 '사우스코리아 불' ETF를 다시 보면,
이 흐름이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요.
국장이 무섭다며 미국으로 넘어간 돈 중 일부가,
같은 시기 미국에 상장된 한국
레버리지 상품을 두 달 연속 사들이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한국도 지난 5월 말부터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어요.
국내 상품 대신 미국 상장 상품을 굳이 찾는 것도,
결국 같은 '레버리지'를 다른 이름으로 사고 있다는 뜻이에요.
'국장이냐 미장이냐'를 따지기 전에, 오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최대한 크게 돈을 걸려는 마음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는 거예요.
국장에서 못 벌었다고, 미장에서는 더 화끈하게 벌어야 할까요
이상하게도 국장에서 손실을 본 다음엔,
그 손실을 미장에서 한 번에 되찾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잃은 돈을 되찾겠다는 조급함으로 고른 상품은,
대부분 '얼마나 오르고 있는지'라는 가격만 보고 고른 상품일 확률이 높아요.
지난 편에서 다룬 버핏의 원칙처럼,
정말 봐야 할 건 가격이 아니라 가치예요.
이 상품이 무엇을 담고 있고,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를요.
그런 순간엔 이 문장을 떠올려주세요.
"나는 지금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보고 있다."
그래서 지금, 무엇부터 해볼까요
☑️ 오늘 이야기, 핵심 3가지만 함께 정리해보아요
1. 개인 투자자는 대부분 시드머니(투자 원금)가 크지 않다 보니, 그만큼 수익률을 높게 가져가고 싶은 마음에 레버리지 상품으로 쏠리기 쉬워요. |
2. 하지만 국장에서든 미장에서든, '더 화끈하게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가격에 대한 기대보다 중요한 건 이 상품이 실제로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예요. |
3. 시장은 국장에서 미장으로, 또 어디로든 계속 옮겨 다닐 수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크게 버는 투자가 아니라 잃지 않는 투자예요. |
저도 이 데이터를 보면서 뜨끔했어요.
국장이 무서워서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안전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결국 어디에서 투자를 하든, '이거 사면 크게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하나만 보고 몰아서 거는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니까요.
저부터도 그 회사가 진짜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보다,
당장 얼마나 오를 것처럼 보이는지에
먼저 혹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씩 돌아보려고 해요.
다음엔 주식 투자자들이 마주치는 어려운
용어들을 설명하는 칼럼으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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