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고수 경험담 #3|드디어 실전, 실패하지 않는 투자의 원칙

통장에 처음 5천만원이 찍혔던 날
저는 이제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1편에서 몸값을 올렸고(재테크 고수 경험담 #1|12명의 대답이 같았던 이유)
2편에서는 늘어난 소득을 종잣돈으로 바꾸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재테크 고수 경험담 #2|연봉이 올랐는데, 통장은 그대로였습니다)
이제 남은 건 하나였습니다
투자
그런데 막상 돈이 모이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은 더 편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무서워졌습니다
예전에는 투자할 돈이 없어서 못 샀다면
이제는 정말 살 수 있는 돈이 생겼으니까요
5천만원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이걸 잘못 투자해서 잃으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주식을 사자니 고점 같았고
부동산을 사자니 더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서는 계속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이거 요즘 엄청 오른대"
"여기 지금 안 사면 늦는대"
"이 상품은 수익률이 이것보다 훨씬 높아"
돈이 없을 때는
수익률이 높은 것이 좋은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수들에게 실제로 투자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얼마 버느냐보다 먼저, 어떻게 안 잃을지를 생각하세요."
처음에는 이 말도 답답했습니다
투자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해서인데
왜 자꾸 안 잃는 이야기부터 하는 걸까요?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투자는 한 번 잘 맞혀서 끝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투자는 기술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우리는 흔히 투자를 '타이밍을 맞추는 게임'으로 생각합니다
싼 가격에 사서 무릎에 팔고 나오는 신묘한 기술이 투자라고 믿죠
하지만 수백억 자산가들이 공통으로 말한
투자의 본질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투자 대상이 제 가치를 찾아갈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행위'였습니다
자산의 가격은 일직선으로 우상향하지 않습니다
미친 듯이 널뛰기를 하며 올라갑니다
그래서 투자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원칙이라는 말은 어쩐지 거창하고 뜬구름 같습니다
그런데 투자에서는 이게 가장 현실적인 도구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투자는 확인할 수 없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 단계 | 걸리는 기간 | 성적표 확인 주기 | 흔들리는 이유 |
|---|---|---|---|
| 1단계 소득 | 1~2년 | 매달 급여명세서 | 성과가 눈에 보임 |
| 2단계 종잣돈 | 2~3년 | 매달 통장 잔고 | 숫자가 쌓이는 게 보임 |
| 3단계 투자 | 5~10년 | 없음 | 매일 가격만 흔들림 |
1단계와 2단계는 매달 숫자로 확인됩니다
이번 달에 잘했는지 못했는지가 통장에 찍힙니다
그래서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투자는 다릅니다
5년, 10년을 봐야 하는데 중간에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나요"를 확인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대신 가격은 매일 흔들립니다
그 흔들림 앞에서 사람은 반드시 무언가를 붙잡습니다
원칙이 있으면 원칙을 붙잡고
원칙이 없으면 뉴스와 남의 말을 붙잡습니다
원칙이 빠진 자리는 반드시 소음이 채웁니다
5천만원을 잃으면
5천만원만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그 돈을 만들기 위해 쓴
몇 년의 시간이 같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제가 배운 첫 번째 투자 원칙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원칙 1. 더 벌지 못해도, 잃지는 않는다
손실은 수익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의 문제입니다
100만원이 -50%가 되면 50만원입니다
여기서 +50%가 되면 얼마일까요?
100만원이 아니라 75만원입니다
한 번의 손실은 같은 크기의 수익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 손실률 | 원금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 |
|---|---|
| -10% | +11.1% |
| -20% | +25.0% |
| -30% | +42.9% |
| -50% | +100.0% |
| -70% | +233.3% |
-30%만 맞아도 원금으로
돌아오려면 +43%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그 +43%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몇 년입니다
그 몇 년 동안 저는 다른 아무것도 못 합니다
진짜 손실은 원금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고수들이 "잃지 마라"를
첫 번째로 꺼낸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등락에 반응하면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흥미로운 데이터가 하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약 70%가 올랐습니다
역사에 남을 상승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국내 인기 종목 50개 그중 절반은
투자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손실 상태였습니다
손실 투자자 비율은 평균 73%였고요
이 괴리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수익이 난 건 빨리 팔고
손실이 난 건 못 팔았기 때문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걸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라고 부릅니다
조금 오르면 "이거라도 챙기자" 하고 팔고
많이 내리면 "본전만 오면 팔자" 하고 붙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계좌에는 손실 난 것만 남습니다

(출처 - 삼성증권 인스타그램)
이건 실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이면 다 그렇게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는 감정으로 대응하면 지는 게임입니다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는 대상'에 투자해야 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인투자자 약 20만 명의
거래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코로나 국면에서 새로 시장에 들어온
신규 투자자 중 60%가 손실을 봤습니다
이유로 지목된 건 세 가지였습니다 보유 종목 수가 적고
거래 회전율이 높고, 변동성 큰 자산에 몰렸다는 것
출처: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김준석,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 투자행태와 투자성과」(2021)
세 가지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잘 모르는 걸, 남들이 번다니까, 급하게 샀다
저도 딱 그랬습니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안전한 것만 하세요"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설명할 수 있는 것에 투자하라는 뜻입니다
기준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지금 사려는 것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보세요
"나는 ○○을 ○○ 때문에 산다"
이게 안 써지면 아직 투자 대상에 대해 모르는 겁니다
모르는데 사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입니다
고수익 뒤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건 늘 수익률입니다
"작년에 40% 났대" "거기 두 배 됐대"
그런데 수익률 옆에는 항상 리스크가 붙어 있습니다
다만 리스크는 숫자로 표시되지 않을 뿐입니다
높은 수익이 났다는 건 누군가
그만큼의 위험을 감수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 질문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건 왜 이렇게 수익이 높지?"
여기에 답이 안 나오면 그건 수익률이 높은 게 아니라
제가 리스크를 못 보고 있는 겁니다

실제 코칭을 하다보면 21년 자산 폭등시기에
가치는 보지 않은채 주위 말 만듣고
내 돈에 맞는다는 이유로 투자를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비싼 가격으로 입지 안좋은
구축 아파트를 매수 한 후 많은 돈이 묶여
하락장과 상승장 시기를 놓친 분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찾아 오시곤 합니다
그 분이 마지막에 하신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중요한건 돈을 잃은 게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잃은 거였어요."
원금은 결국 회복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몇 년 동안 좋은 기회가 두 번 지나갔는데
손이 묶여 있었다고 하시더군요
잃지 않는 투자는 소극적인 게 아닙니다
다음 기회가 왔을 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지키는 겁니다
3년 뒤, 두 사람은 이렇게 갈립니다
같은 5천만원으로 출발한 두 사람을 그려보겠습니다
| 원칙이 없는 사람 | 원칙이 있는 사람 | |
|---|---|---|
| 살 대상을 고르는 기준 |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 내가 설명할 수 있는 것 |
| 가격이 급락한 날 | 밤새 앱을 켰다 껐다 | 내가 산 이유가 유효한지 확인 |
| 급등 소식을 들었을 때 | "나만 놓쳤나" 하고 추격 | 내 기준에 맞는지부터 확인 |
| 3년 뒤 계좌 상태 | 손실 난 것만 남아 있음 | 원금이 지켜져 있음 |
| 좋은 기회가 왔을 때 | 손이 묶여 있음 | 바로 움직일 수 있음 |
특히 이 장면을 그려보시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아침 뉴스에 큰 하락 소식이 뜹니다
원칙이 없는 사람은 그날 하루를 통째로 잃습니다

호가창을 들여다보고
커뮤니티를 뒤지고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겁니다
원칙이 있는 사람은 메모앱을 엽니다
거기엔 세 줄이 적혀 있습니다
자기가 직접 쓴 기준입니다
읽어보고 아직 유효하면 앱을 닫습니다
그리고 평소처럼 출근합니다
3년 뒤에 달라지는 건 수익률이 아닙니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느냐입니다
이번 주에 딱 세 가지만 해보세요
읽고 끝내면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① 지금 바로 (5분)
지금 마음이 가는 투자 대상 하나를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나는 ○○을 ○○ 때문에 산다"
써지지 않는다면 그건 아직 모르는 겁니다
그리고 모른다는 걸 안 것만으로도 오늘은 성공입니다
② 오늘 밤 (10분)
투자 원칙 세 줄을 메모앱 맨 위에 고정하세요
반드시 '안 사는 기준', ‘안 파는 기준’을 한 줄 넣으세요
- 나는 ○○한 자산만 산다
- 나는 ○○면 사지 않는다
- 나는 ○○일 때 판다
사는 기준만 있는 원칙은 원칙이 아닙니다
흔들리는 날 저를 잡아주는 건 두 번째 줄입니다
③ 이번 주 안에 (30분)
관심 있는 자산 하나를 골라
최근 3년 치 원본 숫자를 직접 확인해보세요
부동산이면 실거래가
주식이면 실적입니다
남이 정리해준 요약 말고 원본으로요
한 번만 해보시면 그동안 얼마나
남의 눈으로 봐왔는지 아시게 될 겁니다
세 개 다 어려우면 ①번 하나만요
지금 이 창을 닫기 전에 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절반입니다
소득 → 종잣돈 → 투자
그리고 투자의 첫 번째 원칙, "잃지 마라"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솔직하게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지키기만 해서는 자산이 늘지 않습니다
잃지 않는 것은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 아니라
자산을 늘릴 기회가 왔을 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조건입니다
수비를 잘한다고 점수가 나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두 번째 문장이 필요합니다
다음 편 예고
고수들의 두 번째 문장은 이거였습니다
"좋은 걸 사세요"
저는 이 말을 듣고 또 답답했습니다
좋은 게 좋은 줄 누가 모르나요(ㅋㅋㅋ)
문제는 좋은 자산은 늘 비싸다는 겁니다
5천만원을 들고 좋은 자산을 보면
십중팔구 자릿수가 안 맞습니다
여기서 사람이 두 갈래로 갈립니다
한쪽은 "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중에서 고릅니다
다른 한쪽은 "좋은 것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이 갈림길이 5년 뒤를 완전히 갈라놓더군요
다음 편 「재테크 고수 경험담 #4|'좋은 걸 사라'는 말, 5천만원으로 어떻게 실행할까」에서는
- 고수들이 좋은 자산을 판별하던 두 가지 기준
- 싼 것과 '가치 대비 싼 것'이 왜 완전히 다른지
- 좋은 자산을 실제로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의 3가지 조건
- 그리고 예전엔 통했는데 지금은 막혀버린 방법들
여기까지 풀어보겠습니다
특히 세 번째가 핵심입니다
같은 방법도 저한테 적용되지 않으면
그건 저에게는 없는 방법이더군요
이것 때문에 돌아간 시간이 꽤 됩니다
그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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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