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업맘에게 아이의 방학은
곧 엄마의 시간이 사라지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
학교에 가던 시간이 없어지니
자연스럽게 제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특히 공부나 자기 일을 하고 있는 엄마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아이 방학 동안에도 내가 하던 것을 계속할 수 있을까?’
저 역시 그랬습니다.
지난 겨울학기에 이어 이번 여름학기까지,
두 번의 아이 방학과 제 투자 공부 기간이 겹쳤습니다.
임장도 가야 하고, 강의도 들어야 하고, 임보도 써야 하는데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아이까지 잘 챙길 수 있을까 걱정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 방학 동안 만큼은
제 공부를 조금 내려놓아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의 방학을 보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이의 방학이라고 해서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내려놓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모든 것을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났고,
아이에게 자신의 시간을 돌려주면서
저에게도 제 시간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시간을 엄마가 관리하지 않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저는 사교육을 많이 시키는 것보다
생활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썼습니다.
필요한 곳에는 돈을 잘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에
학원도 아이에게 꼭 필요하거나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중심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은 학업에 아주 큰 관심이 없는 엄마라 그런지
저학년인 지금은 공부를 많이 하는 것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스스로 해보는 것’
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서는 학교 알림장을
‘목표&실적 기록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9살 아이도 성장하게 만든 목실감, 이래도 안 하실 건가요?)
전날 저녁, 다음 날 해야 할 일과 학원 스케줄을
아이가 직접 적습니다.
매주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일정이지만
일부러 매일 직접 적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 오늘 뭐 가야 해?”
“몇 시에 가야 해?”
계속 물어봤습니다.
그럴 때 바로 답해주기보다
자기가 적어놓은 알림장을 먼저 확인하게 했습니다.
아직 핸드폰도 없어서 제가 집에 없으면
스스로 시계를 보고 움직여야 합니다.
처음에는 헷갈려했지만
매일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핸드폰 없이도 시간을 확인하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법 잘 챙깁니다.
엄마가 아이의 시간을 관리하는 대신
아이가 자기 시간을 관리하는 연습을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시키지 않기
물론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 생활습관을 만들어줄 때는
하루 문제집 한 장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한 장도 하기 싫어서 하루 종일 미루다가
자기 직전에 붙잡고 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지금 하라고 할까?’
‘옆에 앉아서 시키는 게 빠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인내심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도 많았습니다.ㅎㅎ
그래도 가능하면 아이가 직접 경험하게 두려고 했습니다.
미뤘다가 자기 전에 하면서 힘들어도 보고,
먼저 끝내니 하루가 편하다는 것도 느껴보면서
스스로 자기 방법을 찾아가게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한 장에서 시작한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서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능하면
하기 싫은 일부터 먼저 끝내려고 합니다.

제가 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아이가 한 번 직접 경험하는 것이 훨씬 강했습니다.
작은 성취감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기
저희 아이는 아직 정기적으로 받는 용돈이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부모가 판단해서 사주고 있어서
굳이 용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요.
어느 날 친구들은 다 용돈을 받는다며
자기도 받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용돈을 주기보다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보는 경험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하루 목표를 모두 완료하고,
아이가 잘하지 못하는 책상 정리와
가족 구성원으로 함께했으면 하는 현관 정리까지 끝내면
하루 500원을 받습니다.
집에서 풀고 있는 문제집 한 권을 끝냈을 때도 500원을 받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모은 돈을 현금으로 주는데
신기하게도 자기 노력으로 번 돈이라 그런지
쉽게 쓰지 않더라고요.
어느 정도 모이면 직접 은행에 가서 저금도 합니다.
생활습관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자연스럽게
노력하기 → 성취하기 → 보상받기 → 모으기
까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도
‘내가 해냈다’는 작은 성공 경험이 하나씩 쌓이고 있습니다.
엄마가 없는 시간도 조금씩 경험하게 하기
지난 겨울방학 처음 월학을 보내면서는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이 방학인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부터 앞섰지만
그냥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어찌어찌 한 번의 방학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이에게 또 하나의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혼자 밥을 챙겨 먹는 것입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내가 없는데 밥은 어떻게 하지?’
‘미리 다 준비해놓고 가야 하나?’
‘혼자 잘 먹을 수 있을까?’
제가 먼저 걱정하고 준비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에게 맡겨봤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해냈습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는 연습을 했다면,
이번 여름방학에는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챙길 수 있는 영역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엄마에게는 별것 아닌 일처럼 보여도
아이에게는
‘엄마가 없어도 나 스스로 할 수 있어.’
라는 경험이 하나 더 생긴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 아이를 지켜보다 문득
요즘 제가 살아가는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면
해보기도 전에 걱정부터 앞서는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잘못하면 어떡하지?’
‘조금 더 준비하고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공부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
잘 모르더라도 한번 해보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해보고,
실수했다면 돌아보면서
조금씩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도 똑같았습니다.
처음부터 자기 시간을 잘 관리했던 것도 아니고,
하기 싫은 일을 알아서 척척 했던 것도 아닙니다.
미뤄보기도 하고, 실패해보기도 하고,
엄마와 티격태격도 하면서
조금씩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아이도 저도 각자의 자리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요.
잘하기 때문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해보면서 잘하게 되는 것.
누군가 계속 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해보는 것.
실패하지 않는 것보다
실패해보고 다시 해보는 것.
그리고 어제보다 할 수 있는 것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
제가 공부하고 도전하면서 배웠던 성장의 과정을
아이도 자신의 작은 일상 속에서
똑같이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가 무언가를 서툴게 할 때
예전보다 조금 더 기다려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지.’
저 역시 여전히 해보지 않았던 것에 도전하고,
실수하고, 다시 해보면서 배우고 있으니까요.
엄마가 다 해주는 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일까?
전업맘이다 보니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참 많습니다.
시간을 알려주고, 준비물을 챙겨주고,
밥을 차려주고, 숙제를 확인하고,
다음 스케줄까지 알려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두 아이를 사랑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하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투자 공부를 시작하면서
저에게도 해야 할 일이 생겼고,
예전처럼 아이의 모든 것을 챙겨줄 수 없는 순간들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미안했습니다.
‘내가 내 공부한다고
아이에게 너무 신경을 못 써주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반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시간을 알려주지 않으니 직접 시계를 보고,
제가 항상 옆에 있지 않으니
자기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갔습니다.
엄마가 한발 물러난 자리를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조금씩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대신 해주는 것보다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잘하지 못한다고 바로 개입하기보다
조금 기다려주는 것.
실패하지 않게 해주는 것보다
작은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해볼 수 있게 해주는 것.
어쩌면 그것도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방학이라고 엄마의 목표까지 방학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이의 방학에도
제 시간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더 부지런한 엄마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관리하던 영역을 하나씩
아이에게 돌려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루 할 일을 직접 적어보고,
시계를 보며 자기 시간을 챙기고,
자기 공간을 정리하고,
혼자 밥을 챙겨 먹어보는 것.
처음부터 많은 것을 맡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아이의 나이에 맞게
지금 혼자 해볼 수 있는 것 하나부터 시작하면 되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저에게도 제 삶을 살아갈 시간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방학을 앞두고 저처럼
‘이번 달은 아무것도 못 하겠구나.’
‘아이 방학이니까 내 공부는 잠시 쉬어야 하나?’
고민하는 전업맘이 있다면
꼭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내 시간을 확보하려 하기보다
아이에게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작은 영역 하나를 만들어주고,
엄마도 그 시간에 자신의 할 일을 해보는 것.
그렇게 조금씩 시작해봐도 괜찮았습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아이 방학에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구나.’
를 경험했다면,
이번 여름방학에는
‘내가 내 삶을 살아가는 동안
아이도 자기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구나.’
를 느꼈습니다.
엄마가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무언가를 해나가는 시간이
꼭 아이에게 미안한 시간만은 아니었습니다.
저도 처음이고, 아이도 처음이니까요.
서로 완벽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씩 해보면서
함께 성장해가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부터 개학입니다!ㅎㅎ
짧은 방학이었지만
아이에게도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늘었고,
저도 아이를 지켜보며 또 하나를 배웠습니다.
이제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
아이는 학교로,
저는 다시 투자자의 자리로!
방학 동안 흐트러졌던 루틴도 다시 잡고,
해야 할 것들 하나씩 해나가면서
남은 여름학기, 다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