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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왕] “넥스트 시티” 독서 후기 (feat. 부동산 문제의 해답은 ‘더 많은 집’이 아니라 ‘더 좋은 도시’였다)

26.08.24 (수정됨)

안녕하세요^^

인생이란 위대한 항로에서

원피스를 찾아 항해 중인

행복한 투자자 해적왕입니다😁

 

최근 교보문구에 전시된 책중

제목과 표지가 끌려

이헌욱 저자의

《넥스트 시티》를 펼쳐 들었습니다.

 

 

우리는 부동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주택을 얼마나 공급해야 하는지,

대출과 세금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어느 지역을 규제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집값이 오르면 규제를 강화하고,

시장이 침체되면 다시 규제를 완화하며,

주택이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오면

새로운 공급계획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수많은 정책이 반복됐음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사람과 일자리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넥스트 시티》는 여기서

익숙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부동산 문제의 본질이 정말

주택의 수와 거래의 문제일까?

어쩌면 사람들이 선택할 만한 도시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대한민국 국토공간의 구조적 문제가 아닐까?

 

공급과 규제라는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부동산 문제를 도시와 국토공간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결방안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를 만들자는

저자의 접근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집값이 아니라 도시를 설계하라

 

책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메시지는

‘집값이 아니라 도시를 설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부동산 문제는 주로

주택이라는 개별 상품을 중심으로 다뤄졌습니다.

 

몇 가구를 공급할 것인지,

분양가는 얼마인지,

대출과 세금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정책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물론 적정한 주택공급과

시장 과열을 방지하는 규제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공급과 규제만으로는

사람들이 왜 특정 지역에 몰리는지까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집 한 채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일자리와 교육의 기회,

편리한 교통과 의료시설,

다양한 문화와 소비생활,

그리고 더 나은 미래의 가능성을 찾아 이동합니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집만 있는 공간이 아니라,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도시입니다.

 

수도권에 주택을 계속 공급하더라도

일자리와 교육, 문화와 자본이 함께 집중된다면

수도권 과밀이라는 구조는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방에 주택만 대량으로 공급하고

사람들을 머물게 할 일자리와 교육,

문화와 생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 도시는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집을 어디에 얼마나 지을 것인지에 앞서,

사람들이 왜 그곳에서 살고 싶은지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좋은 부동산은 결국 좋은 도시에서 나온다

 

투자 공부를 하면서

아파트의 가치는 건물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비슷한 연식과 상품성을 가진 단지라도

어떤 도시와 생활권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의 선호와 가격은 달라집니다.

 

직장까지 얼마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아이를 키울 교육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생활에 필요한 상권과 의료시설이 가까운지,

쾌적한 환경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지가

주거 선택에 함께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넥스트 시티》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주거와 교통, 교육과 일자리,

금융과 투자, 문화와 소비생활이

각각 분리된 정책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요소들은 서로 맞물려

도시를 움직이는 하나의 시스템입니다.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야 상권과 문화가 발달하며,

좋은 교육과 생활환경이 갖춰져야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계속 선택하는 도시에서

좋은 부동산도 만들어집니다.

 

결국 아파트의 가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아파트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도시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기회와 시간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을 따라가는 도시가 아니라,

세계가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자

 

대한민국의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지방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서울보다 선택지가 부족한 곳으로 이동해

불편함을 감수하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의 자발적인 선택을 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지방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서울의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따라가는 도시가 아니라,

서울과 비교하지 않아도 선택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입니다.

 

좋은 일자리와 창업 기회가 있고,

세계적인 교육과 연구환경이 갖춰져 있으며,

주거와 교통, 문화와 생활의 질까지 뛰어난 도시라면

사람과 기업은 정책의 강요가 없어도 움직일 것입니다.

 

책에서 제안하는 AI 미래도시도

단순히 첨단기술을 전시하는 스마트시티가 아닙니다.

 

집과 직장, 교육과 의료, 문화생활을

가까운 거리에서 누릴 수 있는 15분 생활권,

이동시간을 줄이는 자율주행 교통망,

도시의 에너지와 안전, 교통과 행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AI 운영체계,

기업과 인재가 모여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혁신 생태계가 결합된 도시입니다.

 

이는 지방에 아파트와 공공기관을 옮기는 수준을 넘어

사람들의 삶과 기회가 작동하는 시스템을

새롭게 만드는 일입니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값을 직접 누르려고 하기보다,

서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줄이고

서울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인상 깊었습니다.

 

 


여러 개의 위대한 도시를 가진 나라

 

수도권 집중은

서울이 너무 좋은 도시이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서울을 대체할 만한 도시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심해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주거와 교통, 일자리 문제는 물론

저출생과 지역소멸 문제 역시

공간 구조와 떨어뜨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높은 주거비와 긴 통근시간을 감당하며,

안정적인 주거와 가족 형성을 미루는 현상은

각각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기회가 한곳에 집중된

국토공간 구조에서 비롯된

서로 연결된 문제입니다.

 

책은 수도권이라는 하나의 중심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도시가 각자의 경쟁력을 갖추고,

그 도시들이 교통과 산업으로 연결되는

다핵 네트워크 국가로 전환하자고 제안합니다.

 

한 도시의 성장을 빼앗아

다른 도시에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각 지역에 새로운 성장의 중심을 만들고

서로 연결하여 대한민국 전체의 가능성을

확장하자는 것입니다.

 

위대한 국가는

하나의 거대한 도시만 가진 나라가 아니라,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위대한 도시를

여러 개 가진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대한 비전일수록 실행의 힘이 필요하다

 

물론 지방에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를 만들자는 제안은

말처럼 쉽게 실현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주택과 도로를 건설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사업도 아닙니다.

 

기업과 대학, 인재와 자본이 이동하려면

도시에 충분한 권한과 재원이 주어져야 하며,

정부가 바뀌어도 이어갈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의 공공성,

시민의 참여와 통제라는 원칙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도시를 만드는 주체가

공급자의 논리로 건물을 먼저 짓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삶을 중심으로

도시를 설계해야 합니다.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담대한 비전이

단순한 구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주거와 교통, 교육과 일자리라는 각각의 엔진이

실제로 함께 작동하도록 만드는

치밀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익숙한 방법만 반복하기보다

문제의 원인을 더 큰 구조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생각이라고 느꼈습니다.

 

 


글을 마치며..

 

책을 덮으며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을 얼마나 더 지어야 하는가’에서

‘사람들은 왜 이곳에 몰릴 수밖에 없는가’로,

‘집값을 어떻게 누를 것인가’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인가’로

질문을 확장해야 합니다.

 

공급과 규제는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수단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공간 구조가 그대로라면

정책의 강도와 모습만 달라질 뿐,

비슷한 문제는 계속 반복될 수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삶의 기회를

전국의 여러 도시로 확장하고,

사람과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집값을 넘어

저출생과 지역소멸, 성장 정체라는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더 크고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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