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브잉입니다.
저는 결혼 3년차 신혼부부입니다.
연애 때부터 월부를 시작해 어느새 결혼 3년차가 되었어요.
저희 부부는 연애할 때 싸운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주제만 나오면 말다툼이 시작됐습니다.
바로 ‘돈과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서로의 경제관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남편은 돈을 ‘사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형 차 사고 싶다.”
→ “지금 타는 차 계속 타자.”
“휴대폰 새 모델로 바꾸고 싶다.”
→ “그냥 고장 나면 사자.”
이런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돈과 소비에 대한 대화는 자연스럽게 투자 이야기로 이어졌고,
결국 서로의 생각을 설득하려다 싸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남편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돈과 소비 이야기만 하면 싸우니까 이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도 않고,
더 이상 월부라는 곳에 대해서도 듣고 싶지 않아.”
그 말을 듣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싸우는 게 아닌데, 왜 돈 이야기를 할 때마다 싸우게 될까?’
그때부터 생각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했던 방법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서로의 경제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에서 말씀드렸듯 저희 남편은 전자기기와 차에 대한 열망이 늘 있는 사람입니다. ㅎㅎ
사실 아직도 완전히 이해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냥 그런 사람이 내 남편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듯이 남편에게도 남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기계나 차를 잘 모르지만 남편에게 도움을 받아 필요한 물건을 가성비 좋게 구매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남편이 저에게 가장 잘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같이 출근할 때 제가 나가야 한다고 말한 시간보다 매일 2~3분 늦더라도 남편은 화내는 법이 없습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받아주는 것. 어쩌면 그것이 부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서로가 원하는 것을 하나쯤은 마음 편하게 누리게 해주기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남편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ㅇㅇ이만큼 널 이해해주는 사람 없다. 너도 이해해. 저 좋다는 거 해주고 너무 쪼지 말어~”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습니다.
결혼 전 남편과 한달 용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남편이 용돈 “쪼들리면서 살기는 싫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제 용돈 10만원을 남편에게 얹어주었습니다.
대신 남편이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사실… 배달음식을 시킬 때는 거의 남편 용돈으로 시키고 있어요. ㅎㅎ
“이거 먹고 싶지 않아? 사줘~” 하고 부탁하면서요.
모든 소비를 줄이는 것보다 서로에게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소비를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넉넉한 용돈을 주고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들어주니,
남편도 “그래도 숨통이 트인다”고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무엇을 위해 돈을 쓰고 싶어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3. 내가 왜 이렇게 돈을 쓰고 아끼는지 설명하기
얼마 전 발표된 세제개편안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받게 될 전세 상승분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돈도 아끼고 저축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사고 싶은 것이 있다고 이야기했고, 그 과정에서 굉장히 서운해하더라고요.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가 돈을 아끼는 행동이 ‘나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남편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구나.’
하지만 당연한 것은 없었습니다.
제가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으니 남편 입장에서는 충분히 서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절약하고 투자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돈을 쓰지 않는 것 자체에서 만족을 얻는 것이 아니다.
지금 소비하지 않는 것은 소비를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더 큰 마음의 여유를 주고,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소비를 조금 늦추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돈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을 통해 우리 부부가 조금 더 여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한참 듣던 남편이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투자한 것도 그렇고, 난 네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 말을 듣는데 참 고마웠습니다.
경제관이 달라도,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으니까
부부라고 해서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지금의 행복을 위해 돈을 쓰고 싶고,
누군가는 미래의 안정을 위해 돈을 모으고 싶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맞는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요즘 저는 먼저 남편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다’라고 인정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왜 절약하고, 왜 투자하고, 무엇을 위해 돈을 모으는지도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남편도 저를 이해해줍니다.
결국 돈 때문에 싸우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경제관이 같아졌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경제관을 가진 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설명하고, 함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돈을 잘 버는 것, 잘 모으는 것, 잘 투자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갈 사람과 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