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면 아껴야 한다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아껴야 할까요?
재테크를 처음 시작하면 가장 먼저 소비를 줄입니다.
매일 사 마시던 커피를 줄이고,
배달음식 대신 집에서 밥을 먹고,
사고 싶은 옷이나 물건이 있어도 한 번 더 고민합니다.
저 역시 재테크를 처음 시작했을 때 그랬습니다.
그리고 제가 재테크를 하면서 자산을 쌓아가는 분들을
지켜보며 느낀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결국 저축을 잘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투자를 잘한다고 해도
정작 투자할 돈이 없다면
자산을 불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1억을 모으는 일이
생각보다 금방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달 200만원을 모아도 1억까지는 4년이 넘게 걸리고,
300만원씩 모아도 3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몇 년을 계속 버티려면
무조건 많이 아끼는 것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이 정도도 아끼지 않으면 돈을 못 모으는 걸까?”
가족과 외식을 하면서도 가격부터 보게 되고
여행을 생각했다가도 이게 맞는지 망설이고
나를 위해 무언가 하나 사려고 해도
괜히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돈을 쓰는 것 자체가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돈을 쓰지 않기 위해 재테크를 하는 걸까?
아니면 더 잘 살기 위해 돈을 모으는 걸까?

#돈은 이렇게 써야 합니다
최근 배우 선우용여님의 소비에 관한 기사를 읽고, 관련 유튜브 영상까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위해 호텔을 찾기도 하고 건강이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는 비교적 과감하게 돈을 씁니다. 그런데 재밌었던 점은 모든 곳에 돈을 많이 쓰는 분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수백만 원짜리 명품 옷을 사기보다 직접 원단을 골라 옷을 만들어 입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에는 오히려 돈을 쓰지 않습니다. 반대로 건강이나 경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기꺼이 돈을 씁니다.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5성급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왜 비싼 옷에는 돈을 쓰지 않을까?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기준을 갖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돈을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는 쓰고 어디에는 쓰지 않을지를 정해놓은 것입니다.
제가 그동안 재테크로 자산을 만들어간 분들을 보면서 느꼈던 모습도 비슷했습니다. 분명 저축을 잘했고 필요할 때는 소비를 줄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모든 돈을 아끼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돈을 모으는 방식과 쓰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1. 내 상황을 먼저 알고 오래 지킬 수 있는 기준을 만든다
1억을 모으려면 많이(저축액) 혹은 길게(기간) 저축을 해야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을 그대로 내 목표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월급의 70%를 저축한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70%는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월 500만원을 벌더라도 각자가 처한 상황은 다릅니다.
부모님 집에 거주해 주거비가 거의 없는 사람도 있고 아이 둘을 키우며 대출 원리금을 갚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군가에는 가능한 저축률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두달도 유지하기 어려운 숫자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봐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저축률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부터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주거비는 얼마인지, 보험료와 대출 상환액은 얼마인지,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은 얼마인지, 고정비와 생활비 가운데 줄일 수 있는 돈은 무엇인지 등 이걸 알아야 ‘현재 내 상황에서 얼마까지 모을 수 있는가’ 를 정리해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편한 수준까지만 저축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돈을 모으려면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모을 수 있는 돈이 있는데도 생활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는 이 정도가 최선이야”라고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 상황에서 최대한 많이 모으되 몇 달 만에 포기할 정도의 목표는 세우지 않는 것입니다. 1억은 한두 달 아껴서 만드는 돈이 아닙니다. 몇 년 동안 반복해서 모아야 하는 돈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높은 저축률보다 중요한 것은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저축률입니다.
2.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비보다 저축부터 늘린다
그렇다고 처음에 정한 저축률을 계속 유지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재테크를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뀝니다. 월급이 오르기도 하고, 성과급을 받기도 하고, 부수입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들어가던 비용이 줄거나 대출이 줄어들면서 매달 남는 돈이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생활수준을 올리고 싶어집니다. 월급이 300만원일 때는 3만원짜리 외식으로 충분했는데 500만원을 벌기 시작하면 5만원, 10만원짜리 식사를 찾게 됩니다.
차도 바꾸고 싶고, 옷의 가격대도 조금씩 올라갑니다. 한 번의 소비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 소득이 늘어난 만큼 지출도 함께 늘어납니다. 그러면 분명 예전보다 많이 벌고 있는데 저축하는 돈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자산이 만들어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소득이 늘어났을 때 생활수준부터 높이지 않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와 슐로모 베나치가 진행한 유명한 연구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소비를 크게 줄이라고 하는 대신 앞으로 월급이 오를 때마다 인상분의 일부를 자동으로 저축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저축률은 처음 3.5%에서 시작해 약 40개월 뒤 13.6%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지금 소비하고 있는 것을 갑자기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서 저축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400만원일 때 150만원을 저축하고 있었다면 월급이 450만원이 됐다고 50만원을 모생활비에 더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중 30만원은 저축으로 20만원만 생활수준을 높이는 식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500만원이 되면 다시 한번 저축액을 높입니다.
현재 목표 저축률을 달성했다고 혹은 유지하고 있다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점차 소득이 늘어날때마다 저축의 크기를 조금씩 높이는 것입니다.
소득이 올라가는 속도보다 생활수준이 올라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그 차이가 결국 자산이 됩니다.

3. 정한 만큼 모았다면 남은 돈은 죄책감 없이 기준 있게 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 결국 계속 더 많이 모으라는 이야기 아닌가?” 하지만 반대로 쓰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정한 목표만큼 충분히 모았다면 남은 돈까지 쓰는 것을 어려워하며 아낄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상황에서 월 200만원을 꾸준히 저축하기로 정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월급이 들어오는 날 가장 먼저 200만원을 저축하고 투자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돈 안에서 하는 소비까지 매번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무엇이든 마음대로 쓰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때부터 필요한 것이 ‘현명하게 쓰는 기준’입니다.
그리고 이때 한 가지 질문을 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이 돈을 쓰고 나면 내게 무엇이 남을까?”
건강이 남는지, 시간이 남는지, 가족과의 경험이 남는지, 좋은 관계가 남는지, 아니면 단순히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였는지. 앞에서 이야기한 선우용여님의 소비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호텔 조식만 보면 비싼 소비입니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혼자 여러 식재료를 사고 요리하는 대신 다양한 음식을 먹으면서 건강과 시간을 챙길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반대로 보여주기 위한 비싼 옷에는 큰돈을 쓰지 않았습니다. 가격만 가지고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소비지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기준으로 보면 일관된 소비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소비·행복 연구에서는 물건을 사는 것보다 경험에 돈을 쓰거나,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돈을 쓰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방식이 삶의 만족과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해서 여행에는 돈을 써도 된다, 좋은 음식에는 돈을 써도 된다처럼 단순한 공식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여행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운동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시간을 아껴주는 가사 서비스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곳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그곳에는 마음 편히 돈을 쓰는 것입니다.
두 가지 기준을 정해보세요
1억을 모으려면 분명 아껴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느냐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지금 내 상황에서 지킬 수 있는 저축 기준을 만들고, 형편이 나아질수록 그 기준을 조금씩 높여가는 것.
그리고 내가 정한 만큼 충분히 모았다면 남은 돈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에 기준 있게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오늘 아래 세가지를 적어보셨으면 합니다.
첫째, 지금 내 상황에서 매달 얼마까지 꾸준히 모을 수 있는지
남들이 정해준 저축률이 아니라 내 소득과 지출을 기준으로 현실적인 숫자를 정해보세요.
둘째, 앞으로 소득이 늘어나면 그중 얼마를 추가로 저축할지
월급이 오를 때마다 소비부터 늘어나지 않도록 미리 기준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셋째, 그렇게 정한 돈을 모았다면 어디에는 기꺼이 돈을 쓸지.
건강인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인지, 경험인지, 나에게 중요한 세 가지 정도를 직접 정해보세요. 그래야 돈을 모을 때는 제대로 모으고, 쓸 때는 죄책감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재테크의 목표가 평생 돈을 쓰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아야 할 돈은 꾸준히 모으면서도 내게 중요한 곳에는 마음 편히 쓸 수 있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