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의 하늘입니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내가 과연 나눔글을 쓸 만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투자를 정말 잘했던 사람도 아니고,
빠르게 성과를 냈던 사람도 아닙니다.
오히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한 지역을 두 번씩 임장하고, 수십 개의 임장보고서를 찾아보면서
‘임장보고서를 완벽하게 써야 좋은 투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는 투자자가 아니라
‘임장보고서 논문 학자’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임장보고서를 잘 쓴 것도 아닙니다.
정확히는 학자 지망생이었습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나고 보니
제가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하게 된 것’보다 하나의 환경을 떠나지 않고 오래 지속해본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끈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헬스장을 등록하면 몇 번 가지 않았고,
취미생활도 수강료만 열심히 내고
사회에 기부하듯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제가 처음으로
하나의 환경 안에서 몇 년을 버티고, 다시 돌아오고, 계속 해봤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알게 됐습니다.
사람을 바꾸는 건
어떤 특별한 환경 하나가 아니라,
하나의 환경을 오래 경험하면서
넘어지고, 배우고, 다시 해보는 시간 자체일 수도 있겠구나.
저에게는 그것이 투자공부라는 환경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운동일 수도 있고,
일일 수도 있고,
공부나 취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어떤 환경이냐보다
그 환경 안에서 내가 얼마나 오래 부딪히고 배우느냐였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투자 실력뿐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방식과 삶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했던 시간
20살부터 운영했던 가게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그 가게가 제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점이 들어오고 매출이 떨어지면서
2024년 결국 치열하게 매장을 매도했습니다.
당시에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22년 말에는 아파트가 아닌 분양권을 고점에 분양받았고,
그 분양권이 생각처럼 매도되지 않으면서
제가 계획했던 투자금도 계속 바뀌었습니다.
업을 바꾸고,
투자금이 바뀌고,
투자 방향도 계속 수정해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열기에서 들었던 한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습니다.
“잘하는 것보다 오래하는 것이 더 대단하다.”
그래서 저는 잘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오래 있어보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린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장을 갔고,
숙소를 직접 인테리어했고,
환경이 바뀌면 다시 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돌아보면
투자하기 좋은 때도,
투자 공부하기 좋은 때도 따로 없었습니다.
모든 상황이 정리된 뒤 시작하려고 하면
아마 평생 시작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하는 것.
그게 제가 배운 첫 번째 마인드였습니다.
2.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기까지
저는 투자뿐 아니라 삶도
가능하면 완벽하게 잘하고 싶어 했습니다.
잘하는 동료의 임장보고서를 보며
“저 정도는 해야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 더 빠르게 성장하면
“나는 왜 저렇게 못하지?”
계속 저 자신을 비교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완벽하게 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투자생활을 오래할 힘은 줄어들었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어느 순간 저를 앞으로 가게 하는 힘이 아니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벽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투자도 삶도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삶도 완벽하지 않아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잘되는 날도 있고,
무너지는 날도 있고,
갑자기 계획이 틀어지는 날도 있습니다.
투자생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조금 늦어지고,
남들보다 못해도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됐습니다.
예전에는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
지금은 ‘계속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가장 어려웠던 것은 ‘수용하는 것’
저는 에고가 굉장히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두 번의 투자코칭을 받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돈을 내고도
제가 듣고 싶은 정답을 들으러 갔던 사람이었습니다.
서울 4급지를 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대구에서 가치투자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내 상황에서는 안 되는 이유’
를 먼저 찾았습니다.
동료를 보면서도
좋은 점을 배우기보다는
제 방식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를 알게 됐습니다.
가장 빨리 성장했던 사람은
처음부터 실력이 가장 좋았던 사람도 아니었고,
임장을 가장 잘했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배울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알고 있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 을요.
예전의 저는 누군가 조언을 해주면
속으로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게 정말 맞나?”
“내 상황은 조금 다른데?”
요즘은 조금 바꿔보려고 합니다.
‘이 말이 맞나?’를 판단하기 전에
‘이 사람에게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
저에게는 이 변화가
투자 실력이 느는 것보다 더 큰 성장이었습니다.
4.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능력이다.”
일공일오 튜터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능력이다.”
예전의 저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할 수 없는 이유부터 찾았습니다.
“내 투자금으로 가능할까?”
“내가 저 지역까지 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서울 4급지를 투자하라는 이야기도,
대구에서 가치투자를 해보라는 이야기도
결국 제가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이나 돈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능력이 생겨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행동했고,
그 행동들이 쌓이며 능력이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목표를 세울 때
일부러 저에게 말합니다.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잘해내는 사람이다.
오늘도 해낸 나는 대단하다.
처음에는 조금 민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자긍심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다시 행동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을 압니다.
5. 하나의 환경을 오래 경험하면서 얻게 된 것
4년이 지나고 보니
그때는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하나씩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부모님 집을 갈아타는 과정을 도울 수 있었고,
직접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현장에서 배운 경험은 이후 다른 집을 볼 때도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서울 시장을 계속 보면서
수요가 움직이는 과정과 급등장을 가까이에서 경험했고,
그 덕분에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의 틀도 조금씩 깨졌습니다.
투자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서울 시장을 보지 않았다면
그 수요가 왜 움직이는지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서로 전혀 관련 없어 보였던 경험들이었습니다.
가게를 매도한 일,
인테리어를 한 일,
숙소를 운영한 일,
서울을 계속 임장한 일.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경험들이 하나도 따로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의미 없는 순간은 단 한순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과정에서
하나의 환경을 오래 경험하는 것이
단순히 실력을 쌓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고,
잘 안되는 순간을 지나면서
내가 어떤 방식으로 무너지는지도 알게 되고,
다시 시작하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도 조금씩 찾게 됩니다.
어떤 환경이든
그 안에서 충분히 오래 머물러 본 사람만이
얻게 되는 것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혼자였다면 알지 못했을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올해 초 정말 지쳐
“이제 투자 그만하고 싶다”고
동료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 동료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하늘님, 가게도 팔아봤고
인테리어도 직접 해봤고
갈아타기도 도와드렸잖아요.
투자를 못 할 이유가 없어요.”
그 말이 참 오래 남았습니다.
저보다 저를 더 믿어준 말이었습니다.
때로는 혼자 아무리 스스로를 다독여도
내 힘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
내가 지나온 시간을 대신 기억해주고,
“너는 이미 많이 해왔어.”
라고 말해주는 힘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환경이란 단순히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과정을 보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관계가 있는 곳
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6. 결국 저를 오래 남게 한 것은 WHY였습니다.
처음 제 WHY는
‘나로서 홀로서는 것’
이었습니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고,
제가 부족한 부분을 알고,
제가 잘하는 것을 찾아
조금 더 단단한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성과가 없는 순간에도
이상하게 투자공부를 완전히 놓지는 못했습니다.
배우는 것이 재미있었고,
어제보다 조금 더 알게 되는 것이 좋았습니다.
지역 하나를 새롭게 알아가는 것도,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어느 순간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저에게는 꽤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가장 많이 성장했던 순간은
가장 잘했을 때가 아니라
가장 재미있게 했던 순간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의 WHY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꾸준함으로 자유를 만드는 것.
루틴을 만들고,
단기목표를 이루고,
그것을 장기목표와 연결하면서
언젠가는 돈뿐 아니라
제 시간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투자는 결국 긴 장기전이라는 것도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빠르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랫동안 시장에 남아 있는 사람,
넘어져도 다시 돌아오는 사람,
배울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
이 되고 싶습니다.
마치며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나는 왜 이렇게 느리지?”
“나는 왜 남들처럼 잘하지 못하지?”
“지금 상황에서 계속하는 게 맞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직 잘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난 4년을 돌아보면서
하나는 조금 믿게 되었습니다.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오래 남아 있으면
어느 순간 과거의 경험들이 하나씩 연결되기 시작한다는 것.
하지만 지금은
빠르게 가는 것만큼이나
끝까지 가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환경을 오래 지속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 가지 일을 오래 한다는 의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고,
실패했을 때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지 배우고,
누군가의 말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조금씩 나를 믿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것이 투자공부였지만
꼭 투자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이어도 좋고,
공부여도 좋고,
일이나 취미여도 좋습니다.
어떤 환경이든
내가 선택한 하나를 충분히 오래 경험해본다면
그 시간 안에서 분명 나에게 남는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원래 끈기 없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나도 하나를 오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새로운 모습을 알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할 때도 예전과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잘할 수 있는지보다
오래 해볼 수 있는지.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는지보다
그 과정에서 배우며 남아 있을 수 있는지.
하나의 환경을 오래 지속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안에서 나 자신을 조금씩 바꾸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지금
남들보다 느린 것 같아 조급하거나,
계속하고 있는데도 성과가 보이지 않아 지치거나,
‘나는 원래 이런 걸 오래 못 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 계시다면
제 경험이 아주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잘하지 못하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고, 잠시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완전히 놓지만 않는다면
지금의 시간도 언젠가는 분명 연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 뒤돌아보면
성과보다 먼저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나도 오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누군가에게도
이 글이
“조금만 더 해봐도 괜찮겠다.”
라는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