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하나 마련하려고
퇴근 후에는 매물을 찾아보고
주말에는 집을 보러 다닙니다.
마음에 드는 집은 예산을 넘고
살 수 있는 집은 어딘가 아쉽습니다.
지역을 바꿔보고 평형도 줄여보면서
모아놓은 돈에 대출을 얼마나 보탤 수 있을지 계속 계산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후보를 좁혀가고 있는데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지금도 겨우 맞춰서 알아보고 있는데…
여기서 더 줄어든다고?”
그동안 알아본 집을 포기해야 하나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이 듭니다.
“대출이 줄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도 줄어들 테니
집값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그러면 기다리는 게 나을까?
그런데 집값은 그대로고 대출만 줄어들면 어떡하지?”
서둘러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답답한 마음에 부동산 관련된 유튜브를
찾아봤지만 이야기 다 달라서 오히려 더 헷갈립니다.
4억으로 한도를 축소하는 것은 확정된 정책이 아닙니다.
다만 LH 사장의 발언으로 가능성이 거론됐으며
LH와 국토교통부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가능성만으로도 어렵게 세운 계획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를 살펴보면 사실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집값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내 집 마련 계획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요?
오늘은 과거 대출 규제 이후의 시장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그 판단에 필요한 기준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과거에 우리는 이미 비슷한 게임을 해봤습니다
지난 상승장에도 대출은 점점 까다로워졌습니다.
시기 | 주요 변화 |
|---|---|
2018년 9·13 대책 | 규제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용 주담대 제한, 1주택자도 예외 요건을 충족해야 허용 |
2019년 12·16 대책 |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9억 원 초과분의 LTV 축소, 15억 원 초과 아파트 구입용 주담대 금지 |
2021~2022년 | 차주 단위 DSR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 |
규제가 나올 때마다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해졌고 소득과 부채에 따라 살 수 있는 집도 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대출을 제한한 뒤 집값은 계속 떨어졌을까요?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0년 3.01%, 2021년 8.02% 상승했습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이후에도 집값 상승은 이어졌습니다.
규제 직후 거래가 위축되거나 일부 가격이 조정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대출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만으로 상승 흐름이 끝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도 같은 모습을 보일까요?
이를 판단하려면 대출 한도와 함께 수요, 공급, 금리를 살펴봐야 합니다.
1) 수요의 움직임
전세로 조금 더 살려고 했는데 재계약할 때 보증금을 크게 올려줘야 한다면 어떨까요?
“이 돈을 더 보태서 전세로 사느니 살 수 있는 집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매수를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도 전세와 매매를 함께 비교하게 됩니다. 그런데 원하던 지역은 이미 예산을 벗어났습니다. 그러면 출퇴근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연식이나 환경이 조금 아쉽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립니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줄어드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비싼 지역의 인근 지역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요가 몰리면서 때로는 오히려 더 많이 오르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렇게 대안으로 선택받은 지역의 가격이 많이 오르면 다시 비교를 하기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가격 차이가 커서 포기했던 중심부와 가격 차이가 좁아지면서 자금 여력이 되는 사람들은 더 선호하는 지역을 다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즉, 외곽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중심이 오르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고 실제 이런 모습을 지난 상승장에서 보여줬고 현재는 외곽이 오르는 상황입니다.
물론 중심부와 외곽이 언제나 정해진 순서대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출이 줄어들더라도 집을 구해야 하는 필요가 남는다면 예산과 지역 간 가격 차이에 따라 수요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출이 줄면 살 사람이 없어지니 집값도 떨어지겠지”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전세로 계속 거주하려는 사람들이 충분한 선택지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매수를 고민하는 정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급 상황을 같이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현재와 미래의 공급
공급은 앞으로 새 아파트가 얼마나 입주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집이 얼마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아래는 현재 서울 25개구의 최근 3년간 전세 매물 추이입니다. 일부 입주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임차인은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을 준비하거나 다른 집을 찾아야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매수를 고민하고 일부는 인근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수요의 변화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다만 전세 매물 수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갱신계약이 늘어도 매물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실제 전세 계약가격과 현장의 상황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럼 앞으로 들어올 집은 어떨까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는 대로 역대급으로 부족한 상황이면 향후 3~4년 뒤의 입주 물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착공 물량 또한 굉장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향후 입주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현재 전세 선택지까지 부족하다면 매수를 미루는 동안의 주거 부담도 생각해야 합니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을 줄일 수도 있지만 임차인이 거주할 집을 늘려주지는 않습니다. 집을 사기 어려워지는 것과 전세로 기다리기 편해지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은 금리입니다.
3) 금리
지난 상승장과 현재 상황에서 공급 다음으로 큰 차이 중 하나는 금리입니다. 2020년 5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0%까지 낮아졌습니다. 이후 2021년 8월부터 인상이 시작됐고 2022년에는 연초 1.00%에서 연말 3.25%로 높아졌습니다. 현재는 2026년 7월과 8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 3.00%입니다.
| 구분 | 기준금리 변화 | 주목할 차이 |
|---|---|---|
| 2020~2021년 상승기 | 0.50%의 초저금리 구간 이후 인상 시작 | 낮은 자금 조달 비용 |
| 2022년 | 연초 1.00% → 연말 3.25% | 한 해 동안 2.25%포인트 인상 |
| 2026년 현재까지 | 2.50% → 3.00% | 현재까지 0.50%포인트 인상 |
지금도 금리 수준은 높습니다. 다만 낮았던 금리가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과 이미 높은 금리에서 자금 계획을 세우는 상황은 다릅니다. 특히 당시에는 금리 인상이 매수자뿐 아니라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임차인의 부담도 빠르게 키웠다는 점을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대출 3억의 금리가 연 2%에서 5%로 오른다면 월 이자는 5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늘어납니다. 같은 집에 거주하는데 매달 75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면 임차인은 보증금이 낮은 집이나 월세를 함께 비교하게 됩니다. 기존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가 줄어들면 집주인도 보증금을 낮춰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2년 하락장은 전세가격이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매매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전세가격 하락은 매매가격에 하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매가격이 8억인 집의 전세가격이 6억에서 4억으로 내려가면 매매·전세가격의 차이는 2억에서 4억으로 벌어집니다. 재계약을 하는 상황에서 전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임차인이 이사를 나가는 상황이 생기면서전세금을 돌려줘야하는데 이런 비슷한 상황의 집들이 많아지면서 전세 가격은 더 하락하고 급하게 집을 매도해 버리고 매매 가격이 하락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도 같은 상황일까요?
2022~2023년 낮아진 전세가격으로 계약했다면 이후 시세가 올랐더라도 계약 기간에는 크게 다르지 않는 보증금으로 거주합니다. 갱신하면서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을 유지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금리라도 이미 낮은 가격 수준에서 받은 전세 자금 대출이라면 임차인이 느끼는 부담은 과거와는 다릅니다. 따라서 현재 금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 확인해야 하는 것은 금리뿐 아니라 그 부담으로 실제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는지입니다.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가격 변화가 없다면 전세가격 하락이 매매가격을 추가로 끌어내리는 상황은 생길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래서 높은 금리와 대출 규제만 보고 2022~2023년과 같은 하락을 예상하기보다 현재 전세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내 집 마련을 멈추기보다, 가능한 선택을 확인해보세요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출 규제는 매수 여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전세 부담 때문에 매수를 고민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습니다. 금리가 높아도 전세가격과 기존 보증금에 따라 임차인과 집주인이 받는 영향은 다릅니다. 앞으로 들어올 집이 줄어든다면 기다리는 동안의 주거 여건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한다면 시장이 어떻게 될지 예상하는 것보다 먼저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실제 대출 가능액과 감당할 수 있는 월 상환액을 확인한다
한도가 6억원이라고 누구나 그만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에서 가능한 금액을 확인하고, 생활비와 필요한 저축을 남기고도 갚아갈 수 있는 예산을 정해야 합니다.
둘째, 관심 단지의 매매·전세와 현재 매물을 함께 살펴본다
아실에서 실거래를 확인하고 네이버 부동산과 중개업소를 통해 매물이 쌓이는지 가격을 조정하는 집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서울 전체의 분위기보다 내가 살 집의 가격과 협상 조건이 중요합니다.
셋째, 대출 조건이 바뀌었을 때 필요한 현금을 계산한다
실제로 6억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을 보고 있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구분 | 현재 계획 | 집값과 대출 한도가 함께 내려간 경우 |
|---|---|---|
집값 | 10억 원 | 9억 원 |
대출 가능액 | 6억 원 | 4억 원 |
필요한 자기자금 | 4억 원 | 5억 원 |
집값은 1억이 내려갔지만 필요한 현금은 오히려 1억이 늘어납니다. 집값이 내려가는 것과 내가 집을 사기 쉬워지는 것이 항상 같은 일은 아닌 것입니다. 기존에 생각했던 단지가 여전히 매수가 가능할지 평형이나 지역을 조정해야 하는지 확인해보세요. 이때도 최근 오른 지역을 따라가기보다 같은 예산에서 선택할 수 있는 집들을 비교해야 합니다.
힘들게 집을 알아보던 중에 대출 규제 소식까지 들리면 지치고 막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지역과 단지, 계산해본 예산은 앞으로의 선택에도 도움이 됩니다. 바뀔 수 있는 조건을 반영해 다시 판단하면 됩니다.
대출 규제 소식만으로 내 집 마련 준비를 멈추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예산 안에서 오래 거주할 집을 찾고, 가격과 조건을 비교해보세요. 그렇게 준비해두어야 내게 맞는 물건이 나왔을 때 실제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