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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에 퇴근하는 직장인도 임보를 쓸 수 있을까요?

23시간 전

안녕하세요.
천천히, 그러나 중단 없이 가고 있는 프로야근러 이키입니다.

 

가끔 동료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야근이 그렇게 많은데 언제 임보를 쓰세요?"
"어떻게 그 많은 루틴을 다 하세요?"
종종 방법이나 비결(?)을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제 일상을 돌아보면 특별한 비결이랄 게 없습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야근이 많습니다. 밤 10시에 퇴근하는 날도, 12시가 넘어서야 일을 마치는 날도 종종 있습니다.
어떤 시기에는 야근에 쩔어 살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회사가 제2의 집인지, 집이 제2의 회사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씻고 잠들기에도 빠듯한 시간.
하지만 써야 할 임보는 남아 있고, 두 눈 시뻘겋게 뜨고 있는 강의가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도 시간이 많은 사람이었다면 좋겠습니다. 
퇴근하고 여유롭게 저녁을 먹고, 책상에 앉아 임보를 쓰고, 강의도 듣는 하루. 
하지만 현실은 늘 계획과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바쁘다는 이유로 투자 생활을 미루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조금 바꿨습니다.

 

'오늘 계획한 걸 다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거창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많이 할 수 있는 날에는 많이 하고, 조금밖에 할 수 없는 날에는 조금만 했습니다.
그냥 그날 할 수 있는 걸 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공부를 이어온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재미있게
제가 찾은 방법 중 하나는 올뺌방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공부하는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이 힘이 됐습니다.
'이 시간에 나 말고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매일 올뺌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작은 목표가 됐고, 함께 공부하고 인증하는 과정에서 재미도 느꼈습니다.
혼자였다면 그냥 흘려보냈을 시간도 누군가와 함께하니 조금 달라졌습니다.
공부하기 싫은 날에도 일단 올뺌방에 들어가면 뭐라도 하게 됐으니까요.
물론 마음처럼 공부할 수 없는 날도 있었습니다.
월부 생활을 시작한 후 다리를 두 번이나 다쳐 깁스를 하고 임장을 다니기 어려웠던 때도 있었습니다.
마음은 임장지에 있는데 다리가 협조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저만의 올뺌방을 만들었습니다. 평소처럼 임장을 다닐 수는 없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인증했습니다.
임장을 가지 못했던 시기에는 매일 올뺌방에 인증하는 게 저만의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공부를 완전히 놓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잘하는 방법보다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씩 찾아갔습니다.

 

작은 약속을 지키는 연습
투자 공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작은 목표를 만들었습니다.
감사일기도 그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피곤한 날에도 감사한 일 한 줄만큼은 적어보려고 했습니다.
사실 처음 쓸 때는 어찌나 어색하던지요.
감사할 일을 찾다가 '오늘도 무사히 퇴근했다'는 사실에 감사한 날도 있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괜찮았습니다. 그날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한 일을 하나라도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힘든 날일 수록 저에게 ‘특급 칭찬’을 하려고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불 하나 정리하는 일이 무슨 대단한 목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하루를 시작하며 작은 약속 하나를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하루의 첫 번째 미션 성공! 이불 정리하고 나면 나름 뿌듯해하는 사람, 접니다.

 

올뺌방에 들어가 인증하기, 감사일기 한 줄 쓰기, 아침에 이불 정리하기.
어느 것 하나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이 하루 이틀 쌓이다 보니 어느새 제 일상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해야 했던 일들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된 것이죠.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우고 잘 해내려고 했다면 오히려 오래가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니 부담이 적었고, 하나씩 해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다음 날에도 다시 해볼 수 있었고요.

 

매일 잘할 수는 없어도
물론 지금도 쉽지는 않습니다.
야근이 이어지면 체력이 떨어지고, 계획한 만큼 진도가 나가지 못하는 날도 많습니다.
다른 동료들의 속도를 보며 조급해질 때도 있고요.
그렇지만 이제는 하루에 얼마나 많이 했는지만으로 저를 평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이 할 수 있는 날에는 많이 하고, 조금밖에 할 수 없는 날에는 조금만.
도저히 공부할 수 없는 날에는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사실 저도 한 달에 한 번쯤은 저만의 동굴로 들어갑니다.
그 동굴은 바로 침대 속입니다.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매트리스에 파묻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때만큼은 임보도, 강의도, 세상 모든 알림도 잠시 안녕입니다.
그럴 때는 그냥 쉽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날도 저에게는 필요하니까요.
예전에는 계획한 일을 다 하지 못하면 못한 것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하지 못한 일보다 오늘 해낸 작은 일에도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매일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건 내 상황에 맞게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하나만
저는 아직 부동산을 잘 아는 투자자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대단한 투자 노하우를 알려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어떻게 공부를 이어왔는지, 하기 싫고 지치는 날에 어떤 작은 행동들이 저를 다시 움직이게 했는지는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특별히 의지가 강했던 것도 아닙니다.
그냥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 안에서 작은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일주일이 한 달이 됐습니다.

 

혹시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투자자로의 시간이 부족해 속상한 동료분들이 있다면,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오늘 임보를 여러 페이지 쓰지 못했다고 해도 한 페이지는 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마저도 어렵다면 내일 다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도, 처한 상황도 다르니까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 하나. 그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매일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날은 한 걸음, 어떤 날은 반 걸음. 때로는 잠시 쉬어가더라도 다시 걸으면 되니까요.

 

천천히, 그러나 중단 없이.

 

이 말은 제가 스무 살 때부터 마음에 간직해 온 말입니다. 어떤 사진가의 책에서 처음 만난 문장인데요.
남들만큼 빠릿하지 못해도 괜찮다. 천천히라도 앞으로 나아가자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간직해 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 마음에 품고 갈 말이기도 합니다.

혹시 저처럼 남들보다 느리다고 생각하는 동료가 있다면 이 말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우리, 멈추지만 말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5

도니트리
23시간 전

BEST | 와이걸 어떻게 다하지 하고 생각하다가 조금씩 포기하는 저를 돌아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키님 ~~~~

딱 제가 그러고 있어요ㅠ 첫 지투실에 우당탕하면서 건강, 본업, 개인 일 다 겹쳐서 휴강 각 인가 하루 쉬면 되는가 하던 차에 이키님 글을 운명처럼? 만났으니 좀 쉬면서 천천히 빨리 해야겠죠?! 켁 그리고 햄찌님 의견처럼 정말 잠은 주무세요~ 이키님 보고싶어요! ㅎㅎ 화이팅

행동하기s
23시간 전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너무 필요한 글이네요 이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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