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개별주식 분석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정말 막막했습니다. 주식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재무제표부터 공부해야 하는지, 강의를 들어야 하는지, 유튜브를 봐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미국주식 기초반을 수강하면서 조금씩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주식과 미국주식의 장단점을 배우며 투자할 시장을 좁혔고, ETF와 개별주식의 역할을 이해하면서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ETF를 중심으로 투자하면서 개별주식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공부할 수 있다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또한 기업의 성장동력을 판단하는 4가지 기준과 가치 대비 가격을 판단하는 6가지 필터링 기준을 배웠고, 중급반에서는 2가지 기준을 추가로 배우며 분석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배워가며 지금까지 10개 기업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개별주식 분석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기업을 분석하는 방법이 아니라, 바로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시작을 막았습니다
강의를 통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웠음에도 처음에는 쉽게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에게는 세 가지 욕심이 있었습니다.
- 처음부터 완벽하게 분석해서 좋은 기업을 저평가된 가격에 매수하고 싶은 욕심
- 아무 기업이나 분석하기보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좋은 기업을 골라 분석하고 싶은 욕심
- 배운 경제적 해자와 필터링 기준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하고 적용하고 싶은 욕심
결국 이 모든 욕심이 저를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정작 기업분석은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승자는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서 계산을 하지만 패자는 달리기도 전에 계산부터 먼저 하느라 바쁘다."
— 《세이노의 가르침》 중
이 문장을 떠올리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기업분석이 어려워서 못 하는 걸까? 아니면 처음부터 잘하고 싶어서 시작하지 못하는 걸까?'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하나라도 해보자.'
완벽한 기업을 찾으려는 생각을 내려놓고 일단 광화문 금융러님이 말해주신 10개 기업부터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궁금한 점들이 하나씩 생겼습니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생각들을 엉성하게라도 글로 적어보니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나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성취감은 다음 기업을 분석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작은 행동이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는 '2분 법칙'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 때는 처음 시작하는 행동을 2분 이내에 할 수 있을 만큼 쉽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개별주식 공부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관심 있는 기업의 기사 하나를 읽어보는 것도 좋고, 매일 2분 동안 경제기사의 헤드라인만 살펴봐도 좋습니다.
그렇게 작은 행동을 시작하다 보면 궁금한 것이 생기고,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막막했던 기업분석이 하나씩 실행하다 보니 조금씩 재미있어졌습니다.
'한 달 동안 무리해서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작더라도 5년 동안 꾸준히 하는 것이 더 큰 변화를 만들지 않을까?'
당장의 작은 행동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이 1년, 3년, 5년 동안 쌓인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꾸준함을 만드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환경이었습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습관이 뭔가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선 안 된다. 그에 따른 행동이 도전적인 것이 될 수는 있지만 첫 시작 2분은 쉬워야 한다.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첫째, 퇴근하면 바로 컴퓨터 책상 앞에 앉기.
저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기업분석을 한 시간 하는 것도, 경제기사를 여러 개 읽는 것도 아닙니다. 퇴근하고 책상 앞에 앉는 것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책상 앞에 앉으면 컴퓨터를 켜게 되고, 기사 하나라도 읽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업분석으로 이어지는 날도 있습니다.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싶다면, 아침마다 물병을 채워 집의 공용 공간들에 두어라. 어떤 습관을 삶의 큰 부분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신호를 자주 인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둘째, 공부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저는 출근하기 전에 서재의 문을 열어두고, 책상을 항상 깨끗하게 정리해 둡니다.
퇴근 후 별다른 준비 없이 바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작은 장애물들을 없애는 것입니다.
셋째, 꾸준히 자극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있기.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환경 중 하나는 미국주식 중급반 단톡방입니다.
다른 동료분들의 완강 소식과 과제 인증을 보면서 '나도 오늘은 해야겠다'는 좋은 자극을 받습니다.
혼자였다면 쉽게 미뤘을 일도, 함께 공부하는 환경 속에서는 조금 더 지속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커뮤니티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늘도 시작하는 것
처음 주식을 공부할 때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강의를 통해 분석의 기준을 배웠지만, 이번에는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시작을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부족하더라도 일단 시작해 보니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궁금한 것이 생겼고, 부족한 부분이 보였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물론 10개 기업을 분석했다고 해서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도 배워야 할 것은 많습니다.
그럼에도 처음의 저와 지금의 저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시작하지 못했다면, 지금은 부족하더라도 일단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기는 시작하기 전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시작한 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행동은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중
저는 앞으로도 작은 행동을 꾸준히 쌓아가고 싶습니다.
한 달 동안 무리해서 공부하고 지쳐버리기보다, 5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투자 공부 습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 달을 불태우는 사람보다, 5년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간다."
오늘도 완벽한 기업분석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퇴근 후 책상 앞에 앉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워크북 과제에서 배웠던 것들을 하나씩 더 적용해보는 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사도 잘 볼줄 몰랐던 제가, 이제는 경제적 해자를 파악해보고, 필터링 기준 8가지를 적용하면서 저의 생각도 하나씩 써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이 앞으로도 실적을 낼 수 있는지, 지금 가격은 저평가인지도 조금씩 판단하는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 시작은 ‘책상 앞에 앉는 것’ 이었습니다. 오늘도 역시 그것부터 해나가봐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