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무엇을 샀는지 기억나는가?
나는 10년 전 두 가지를 샀다.
첫 차와 첫 부동산.
첫 차는 타는 동안 편했지만, 해가 갈수록 값이 떨어져
지금은 처음 값의 일부만 남았다.
반면 첫 부동산은
지금의 자산을 이루는 첫 시작이 되어줬다.
같은 해의 선택이었지만,
하나는 소비로 사라졌고 하나는 자산으로 남았다.
그리고 여기, 10년 전 넣어둔 1억 원으로
한남동 월세 생활을 끝내고 내 집을 마련한
가수 소유 씨의 이야기가 있다.

엄마가 그 1억 얘기를 꺼내셨어요
올해 5월,
씨스타 출신 가수 소유의 한마디가 화제가 됐다.
10년쯤 전 "주식 공부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억 원 정도를 넣어두고는,
거의 잊고 살았다는 것이다.
그 돈을 다시 떠올린 건 이사를 앞두고 어머니가
"그때 넣어둔 주식은 어떻게 됐니" 라고 물으면서였다.
소유는 그 수익금을 보태 새집을 매매했고,
6년간 살던 한남동 월셋집을 떠나 내집마련을 했다.
본인 표현으로는 '영끌'까지는 아니었지만,
그 돈 덕분에 원하던 집으로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출처: 뉴시스)
10년 전 3-4만 원대였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올여름 290만 원대까지 올랐다.
단순 계산으로 70배가 넘는다.
'아, 나도 그때 사둘걸'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같은 때 같은 주식을 샀다면,
우리도 지금 같은 결과를 얻었을까?
소유가 10년 동안 한 일은 사실 거의 없다.
대신 많은 투자자가 하는 한 가지를 하지 않았다.
소유가 하지 않은 한 가지
같은 종목을 샀다고 같은 결과를 얻는 건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SK하이닉스는 몇 번이나 크게 흔들렸다.
2018년 5월 9만5천 원대 고점을 찍은 뒤
7개월 넘게 내리막을 걸었고,
2021년 초 14만8천 원대였던 주가는
이듬해 여름 9만 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올여름에도 고점 이후 짧은 기간에 큰 조정이 왔다.
그 구간마다 수많은 투자자가 공포에 팔았고,
반등이 오면 뒤늦게 다시 올라탔다.
올해만 봐도 그렇다.
소유처럼 오래 묻어둔 사람들이 수익을 보는 사이,
급등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급락을 맞고
물타기를 거듭하며 손실을 키운 사례도 적지 않았다.
종목은 같았지만 결과를 가른 건
들어간 시점과, 흔들릴 때 어떻게 행동했느냐였다.
소유의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잊고 지낸 것'이다.
매일 시세를 확인하지 않았으니
하락장에 겁먹고 팔 일도,
조금 올랐다고 서둘러 차익을 챙길 일도 없었다.
연예계 대표 장기투자자로 꼽히는 배우 전원주가
"나는 주식을 절대 안 판다"
고 말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기투자의 가장 큰 적은 시장이 아니라,
매일 흔들리는 내 마음이다.
그럼 모든 주식이 사서 버티기만 하면 오르는 걸까
그렇지 않다.
팔지 않으려면, 먼저 오래 들고 있어도 될 자산이어야 한다
장기투자는 흔히 '오래 들고 있으면 오른다'로 오해된다.
시간은 모든 자산을 키워주지 않는다.
시간은 좋은 자산의 가치는 복리로 쌓아주고,
나쁜 자산의 약점은 복리로 드러낸다.
소유가 고른 두 종목은
당시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이었다.
업황에 따라 주가는 크게 흔들렸지만,
회사가 돈을 버는 구조와 산업 내 위상과 가치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AI 시대가 열리며
메모리 반도체의 위상이 달라지자,
10년간 쌓인 기업 가치가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됐다.
부동산도 원리는 같다.
사람들이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입지,
수요가 끊기지 않는 지역의 집은
시장이 출렁여도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
장기투자의 출발점은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오래 들고 있어도 될 만한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막연한 기대를 근거로 바꾸려면,
적어도 아래 질문에는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막연하게 생각했다면 | 주식이라면 확인할 것 | 집이라면 확인할 것 |
|---|---|---|
대기업이니 괜찮겠지 | 회사가 돈을 버는 방식과 경쟁력 | 사람들이 이 단지를 찾는 이유 |
오래 두면 오르겠지 | 지금 가격이 실적에 비해 적정한지 | 비슷한 조건의 다른 단지와 가격 차이 |
어떻게든 가지고 갈 수 있겠지 | 이 돈을 내가 언제까지 쓰지 않아도 되는지 | 보유하는 동안 감당해야 할 비용 |
남이 좋다고 해서 산 자산과 직접 비교하고 고른 자산은,
하락장에 투자자의 멘탈에서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사기 전에 정해둘 세 가지
마인드셋은 의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당장 필요한 돈, 전재산을 털어 투자하지 않는다.
소유가 10년을 기다릴 수 있었던 건 그때의 1억이 생활비이거나 전재산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1~2년 안에 꺼내 써야 할 돈이거나 전재산을 탈탈 털어 넣은 것이라면 하락장에서 지키기 어렵다.
'왜 샀는지'를 한 문장으로 적어둔다.
주가의 변동이 아니라 내가 산 이유가 없어졌을 때만 판다. 이유 없이 산 자산이거나 매도 기준이 없는 사람은 작은 하락에도 팔게 된다.
시세를 보는 횟수를 줄인다.
자주 볼수록 매매가 잦아지고, 잦은 매매는 대부분 수익률을 깎는다. 감정을 빼고 기계적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소유의 사례는
결과적으로 크게 성공한 경우다.
10년 전 '좋아 보였던' 종목 중
지금까지 제자리이거나 사라진 곳도 많다.
그래서 장기투자는 한 종목에 운을 거는 일이 아니라,
좋은 자산을 고르는 안목과 버티는 마음을
함께 갖추는 일이어야 한다.
좋은 자산, 그리고 잊을 수 있는 용기
소유는 그 시절을 돌아보며
"제가 운이 있나 보다"라고 웃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운은 좋은 자산을 고르고,
10년 동안 흔들리지 않았기에 수익이 될 수 있었다.
주식이든 집이든 다르지 않다.
남의 10년을 부러워하기보다,
내 10년을 맡길 자산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여러분이 올해 산 것 중,
10년 뒤 내 자산으로 남아 있을 건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10년 전 산 첫 집이 그랬어요.
여러분의 하나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