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토허제 지역을 살펴보면
통상 세가 껴있는 매물이 싸게 나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입주 가능한 매물보다 월등히 싸다보니
임차인 만기가 오래 남지 않았고, 매도자도 협조해주는 경우라면
약정금만 먼저 넣고 매도자 합의 하에 토허가 신청을 늦게 하는 방식으로 매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내가 실입주 하는 시기만 잘 맞아 떨어진다면 이 방법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크나 큰 함정이 하나 숨어있습니다.
그 함정은 바로 대출 규제 확대와 대출 한도 감소에 대한 리스크입니다.
이것을 무시한 채 그냥 약정금을 넣는다면, 약정금을 넣은 시점부터 토허가 신청 전까지의 공백기 동안 규제 변화나 한도 축소에 대해 보호받을 길이 없어집니다.


이번 글에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네 가지입니다.
- 규제가 나올 수 있는 시기에는 토허가 신청을 너무 늦추지 마세요.
- 늦출 수밖에 없다면, 약정서에 '규제로 대출이 막히는 경우' 특약을 반드시 넣으세요.
- 약정 전에 세입자와 이사 일정을 확인해서 잔금을 앞당길 수 없는지(토허가 신청 앞당기기 위해) 확인하세요.
- 대출이 한도가 축소되더라도 구제받기 위해 대출 상담은 반드시 전산상 기록으로 남기세요.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6년 6월부터 무주택을 유지하신 분이라면 세 낀 집을 사더라도 토허가 승인 후 4개월 이내 입주 의무가 임차인의 만기 때까지로 유예가 됩니다. 그렇더라도 잔금 후 3개월 이내에 임차인을 내보내야 주담대 한도가 1억으로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이 사실을 참고해서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1. 잔금을 늦추면 '공백기'가 생깁니다
토허구역에서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살 때는, 보호받지 못하는 기간이 생깁니다.
토허구역 매수는 보통 이렇게 진행됩니다.
- 약정서 작성과 약정금 송금
- 토지거래허가 신청
- 허가 후 본계약
-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입주
(26년 6월부터 무주택이었던 분들은 임차인 만기까지 입주 유예 가능하나, 일반 주담대 신청 기간은 잔금 후 일정 기간 이내에 해야 한도가 예상한만큼 나옵니다)
문제는 4번입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27년 5월 말에 나간다면, 토허가 신청은 신청도 빨라야 1월에야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26년 10월이기 때문에 만약 이 집을 매수한다면 약정금을 넣은 이후 27년 1월 토허가 신청까지 약정서 한 장만 있는 상태가 이어집니다.
그러나 약정서는 규제 앞에서 아무것도 지켜주지 못합니다.
토허가 전 약정은 법적으로 '유동적 무효' 상태입니다.
그래서 대출 규제가 바뀔 때도 계약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 25년도 6·27 대출규제
토허구역 매수자는 발표 전날까지 토지거래허가 접수를 마쳤어야 종전 규정을 적용받았습니다. 약정을 맺고 약정금까지 보냈더라도, 세입자 퇴거 일정 때문에 접수를 미룬 사람들은 6억 한도 규제를 그대로 받았습니다.
- 25년도 10·15 대책
토허가 대상 주택은 시행 전날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 접수한 경우에 종전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두 번 모두 기준은 같았습니다.
보호의 시작점은 약정일이 아니라 토허가 신청 접수일이었습니다.
공백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① 만기가 가까운 매물을 고르세요.
만기까지 4개월 안팎이면 약정 직후 바로 토허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② 구청에 처리 기간을 물어보세요.
구청마다 다르지만, 허가 소요기간 최대 15영업일 이내에서 입주 예정일에 맞춰 허가 기간을 고려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신청을 며칠이라도 앞당길 수 있으니 구청에 직접 확인해 보세요.
③ 규제 뉴스가 많은 시기라면, 공백기 길이를 가격만큼 따져보세요.
만기가 먼 매물은 싸게 살 수 있는 대신, 그만큼 긴 시간을 무방비로 버텨야 합니다.
2. 토허가 신청을 늦출 수밖에 없다면, 약정서에 이 특약을 넣으세요
대부분의 약정서는 '허가가 안 나오는 경우'만 보호하고, '대출이 막히는 경우'는 보호하지 않습니다.
(예시 : "제도상 문제로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약정금을 반환한다.")
그런데 토허가 신청 전에 규제가 바뀌어 대출이 막히면 어떻게 될까요?
문구만 보면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로 보고 약정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 기대기도 어렵습니다.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계약 해제는 실제로 인정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매매대금의 10% 안팎 위약금은 과다하다고 인정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약정서~토허가 신청 공백기 동안 갑작스런 대출규제 확대로부터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약정서 문구입니다.
넣어야 할 특약 예시
정부의 법령·규제 변경으로 매수인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불가하거나 잔금 여력이 변동되어 토지거래허가 신청 또는 본계약 체결이 불가능한 경우, 본 약정은 해제하며 매도인은 약정금 전액을 즉시 반환한다. 단, 매수인의 신용이나 개인 사정으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
만약 이런 특약 없이 이미 약정을 했다면 새 특약을 넣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 확인'으로 요청해 보세요.
"제도상 문제로 허가가 안 나오는 경우에, 규제로 대출이 막혀 신청을 못 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거 맞죠?"처럼 물으면 거부감이 훨씬 적습니다.
3. 약정 전에 세입자와 이사 일정부터 확인하세요
토허가 신청을 앞당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잔금일(입주일)을 앞당기는 것 뿐입니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집의 경우, 임차인이 먼저 이사를 나가야 이러한 방법이 유효합니다.
따라서 임차인에게 이사비를 지급하여 만기 전에 퇴거 요청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이전 같은 시기에는 통상 이사비 500만원 정도를 드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본인이 나가주면 이 집을 매수하기가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임차인들의 요구하는 금액이 수천만 원 단위로 커졌습니다.
따라서 임차인 매수하기 전에 먼저 임차인에게 조기 퇴거 의사가 있는지 여쭤보고,
만약 가능하시다면 소정의 이사비 지급을 제안드려볼 수 있습니다.
매도자의 사정에 따라 매도인이 지급할 수도 있고 (본인이 빨리 집을 팔아야 하면)
그게 아니라면 매수자와 매도자가 반 반 지급도 가능합니다.
전혀 급하지 않은 매도인이라면 매수인이 어쩔 수 없이 이사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사비를 반드시 지급해야만 하는 이유는
단순히 임차인이 퇴거하겠다는 말만 믿고 토허가 승인을 받았는데,
막상 나가겠다고 한 시점에 이사를 나가지 않으면 법적으로 명도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퇴거확약서도 명목상 서류일 뿐 법적인 효력이 없습니다.
반드시 퇴거확약서와 소정의 보상을 지급해야 명도할 권리가 생깁니다.
따라서 약정 전에 임차인의 퇴거 시기를 먼저 확인해야 하고,
그에 맞추어 토허가 신청 일정을 짜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을 하는 이유는 약정과 토허가 신청 사이의 공백기를 최소화 함으로써 그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대출 규제 확대로부터 보호받기 위함입니다.
4. 대출 상담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세요

금융기관 대출 상품은 예고 없이 멈추기도 하고,
은행 총량에 따라 대출 한도가 갑자기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올해 7월만 하더라도, 일시적이긴 했지만 국민은행에서 갑작스럽게 한도를 3억으로 줄였습니다.
다행히 이때는 국민은행만 일시적으로 은행 사정에 따라 줄인 것이었기 때문에 다른 은행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역사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전 상승장 때에도 은행 총량 관리 때문에 새마을금고에서는 주택구입 목적 대출 4종을 재개 시점 없이 중단했습니다.
반드시 대출규제로 정부에서 한도를 건드리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총량을 줄이도록 하거나, 또는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정책을 바꾸면 한도는 언제든 줄어들어 대출 실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보호해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상담 기록과 대출 신청 접수입니다.
만일 대출 신청 이전부터 꾸준히 은행에 방문해 대출 가심사를 받거나 혹은 상담을 받았던 이력이 있다면,
계약 이후에 갑작스럽게 은행 정책 변화로 한도가 줄어들더라도, 상담자료 전산 입력 여부에 따라 실행해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정부 규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10·15 대책은 시행 전날까지 금융회사 전산에 대출 신청이 접수된 건에 종전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즉, 상품이 멈추거나 규제가 바뀔 때 살아남는 건 '이미 기록이 있는 사람'입니다.
상담 이력, 이렇게 남겨 보세요
- 전산 등록을 요청하세요.
"상담 내용을 시스템에 등록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세요. - 가능한 범위에서 한도 조회나 가심사를 받으세요.
계약서가 있어야 신청되는 상품이라도, 소득·신용 기준 사전 확인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안내받은 내용을 문자로 남기세요.
날짜, 담당자 이름, 한도·금리·재개 예정일을 문자로 정리해 담당자에게 보내두면 그 자체가 기록이 됩니다. - 계약서가 나오는 날 바로 신청하세요.
서류는 미리 준비해두고, 하루도 늦추지 마세요.
토허구역 약정 전 체크리스트
만기가 4개월 이상 길게 남은 집을 매수할 때는 약정금을 보내기 전에 아래를 확인해 보세요.
- 토허가 신청 가능일(퇴거일 − 4개월 − 구청 처리기간)과 공백기 길이를 계산했다
- 세입자의 조기 퇴거 의사와 조건을 중개사를 통해 미리 물어봤다
- 쓸 대출마다 신청 조건(계약서 필요 여부)과 신청 가능 시점, 중단 이력을 확인했다
- 약정서에 '정부 규제로 대출이 불가하면 해제·약정금 반환' 특약을 넣었다 (토허가 신청 전 포함)
- 대출 상담 내용을 전산 등록과 문자로 남겼다
- 대출 하나가 막혔을 때 메울 플랜 B 자금을 숫자로 정해두었다
“리스크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비한 후에 남는 것이다.”
(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 中)
사실 이 모든 것을 대비하더라도 정작 우리가 알 수 없는 리스크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1%라도 발생 가능한 보이는 리스크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대비해야 합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분들은 약정금을 보내기 전에 이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성공적인 내 집 마련을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