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전문가칼럼

새학기 맞는 엄마를 위한 가이드: 워킹맘 하기엔 내 그릇이 너무 작은가?

안녕하세요.

잔쟈니입니다.




강의나 코칭, 모임 등에서 저를 만나면

비슷한 상황에 계신 엄마 수강생분들이

유난히 반가워하실 때가 있습니다.




"투자하면서 회사에, 육아까지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해오셨나요?"




제가 시간관리 강의도 하고

실제로도 회사 엄마 투자자

세 가지 역할을 해왔다보니

저는 뭔가 다를거라고,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 거라며

질문을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라는 자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버겁고 어려운데

회사와 투자라는 영역까지 같이 가져가려니

이걸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이번 달은 어찌저찌 견뎌내도

과연 이 생활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그 간절하고 답답한 마음이

눈빛에서부터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워킹맘투자자로 생활하는 동안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한계"와 "댓가"입니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다보면

꼭 나머지 영역에서

말썽이 생겼습니다.




투자에 몰입하면 엄마가 흔들리고,

직장에 몰입하면 투자가 흔들렸습니다.

그렇다고 엄마를 잘 해낸 것도 아니었어요.




세 개의 공을 위태롭게 저글링하는 기분이었고

어떤 날은 그 모든 공이 깨진 유리공같아

한없이 작아지고 속상하기만 한 적이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때 필요한 마음가짐이

한계를 인정하는 것과

댓가를 감수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글링을 위태롭게 했던 위기는

한계를 인정하지 않을 때 찾아왔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의 자리에 있을 땐

엄마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아이와 놀아주면서 한 쪽 귀로는

전자책을 듣고 있을 때,

아이의 하원과 저녁육아를 하느라

투자공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아쉬워했을 때,

그 어느것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만 버린 것 같아 현타가 왔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제한적임을

인정하지 않고

왜 내 상황은 이러냐고,

집중할만 하면 꼭 무슨 일이 생기냐고

불평해봐야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걸 받아들이고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부터

성장이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 그치면

목표치를 낮추고

낮은 수준의 성취에 만족해야 합니다.

사실 투자자로서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엄마의 영역을 일부 내려놔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 지점에선 속상해 하는 것보다

댓가를 치르는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워킹맘분들은 아이를 낳고

복직하거나 재취업을 해보신 분들입니다.

사실 우리의 회사생활도 마찬가집니다.

육아를 하다 출근했을 때

너무 너무 힘들지 않았나요?

그렇다고 아이와 시간도 보내면서

회사도 가는 옵션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던가, 아니면

아이를 내 손으로 보지 못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아이 맡길 곳을 찾을 뿐이지요.

투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열반스쿨 강의를 수강했을 때

너바나님께서 투자자의 삶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인생은 not A but B라고,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고요.

그 이야길 들었을 땐

살면서 대가를 안 치른 적 없었지 않냐고

그건 당연한 얘기고 나는 감수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그 대가가 내 피부에 와 닿을 땐

사무치게 아프고

내 아이도 대가를 치르는 걸 볼 땐

마음이 찢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 시기엔 엄마들의 관계가

아이들의 친구 관계로도 이어집니다.

그런데 제가 일과 투자공부를 병행하다보니

엄마들 모임에 낄 수가 없었습니다.

둘째의 경우, 활달하고 밝은 아이임에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동안

친구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서야

겨우 한글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던 어느날,

제가 투자활동으로 밖에 나와 있는데

남편으로부터 사진 한 장이 날아왔습니다.



받침있는 글자를

틀리지 않고 잘 썼다는 대견함보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먼저 와닿아

핑 하고 눈물이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투자공부 초반엔

이렇게 제가 내려놓아야 하는 부분이

너무 아팠고, 참 힘들었습니다.

투자자로서의 성장이 즐거운 것과 별개로

이런 부분들이 많이 속상했기에

이 생활을 어떻게 계속하나

이번 달은 어찌저찌 버텼지만

다음 달은 어떻게하지... 라고 생각하며

한 달 두 달이 지났고

1년 2년이 지났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한계를 온전히 인정하고

내가 택한 길의 댓가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을때서야 비로소

제 주변에 널려있는 행복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는

결코 인생의 걸림돌이 아니었습니다.




초보 투자자로서 한창 좌충우돌 할 땐

육아에 매여있느라

더 성장하지 못하는 것 같고

에너지도 두 배로 쓰는 것 같아

늘 뒤쳐진다,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듯,

좌충우돌하는 시기기 지나면

반드시 익숙해지는 시기가 옵니다.

그 사이 엄마도 아이도 성장하구요.




임보 써야 하는데 아이가 아파서 힘들다

임장 가야 하는데 아이 봐줄데가 없어서 힘들다

주말에 임장 나가기 전

가족들 반찬까지 미리 준비해두려니 힘들다...

힘들다고 생각하니

저를 더 힘들게 하는 것들만

눈에 들어왔었지만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가까운 곳 도처에 있는

작지만 알찬 행복들이

눈에 들어오는 시기가 옵니다.

아이랑 땀흘려 배드민턴 치고

집 근처에서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같이 도서관에 가서 아이는 독서를,

엄마는 시세트래킹을 하는

그런 시간들이요.




내가 익숙해지고

내 눈을 가린 힘듦이라는 프레임이

벗겨지는 시기가 반드시 오니

이 글을 보시는 엄마들이

부디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과 에너지의 한계는 있지만

엄마투자자가 갖는 장점은

무궁무진합니다.



우선, 엄마들에게는

강한 동기가 있습니다.

아빠들의 부성애와 가장의 책임도

물론 엄마들 못지 않습니다만,

우리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다는

엄마들의 마음과 동기부여는

거의 동물적인 본능에 가깝습니다.

단언컨대, 저는 아이들이 없었다면

절대 절대 절대로

잠을 줄이고 발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투자공부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 아이는 나보다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

이 고생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내가 하고말지

우리 애들은 이 길을 안 걷게 하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 투자자들의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나아집니다.

아이도 크고 엄마도 크기 때문이죠.

투자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두돌을 조금 지난 아기였던 우리 둘째가

이제 초등학생이 되고

누나랑 단둘이 도서관에 가서

세 시간 넘게 책을 보고 오기도 합니다.

그만큼 엄마의 숨통도

조금씩 트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를 데리고 종종 임장을 가는데요,

부동산 사장님들도 대부분 워킹맘이시다보니

아이를 데리고 가면

굉장히 호의적으로 맞아주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반나절이 지나면 힘들어했는데

최근에 가보니 하루 풀타임도 잘 따라오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엄마들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기가 막히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차를 사려고 하면 도로에 다니는 차만 보이고

배가 고프면 길에 있는 밥집만 눈에 보이죠.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애 키우기 좋은 곳들이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부동산 투자자로서 갖는

엄청난 장점입니다.




https://youtu.be/N77IUZvYoVY?feature=shared





제 아이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나를 위해 당신의 많은 것을

미루고 희생한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의 꿈을 좇고 더나은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모습이길 바랍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마음도

저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부디 엄마가 갖는 한계와 어려움보다는

도처에 놓인 작은 행복들과 장점에 집중하며

하루 이틀 시간을 쌓아 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