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컨설턴트 생활을 오래했지만 조직관리에 대한 질문을 들을때마다 구체적인 대답을 사양 합니다.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계속 물으면 그냥 제가 생각하는 중소기업의 조직구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몇마디 드리고 끝냅니다.
연봉협상이나 인사이동 시기가 오면 회사 특성에 걸맞는 적절한 인사체계를 갖추지 못한 곳들은 많은 혼란을 노사 양측에서 모두 겪게 됩니다.
서로 인정 할 수 있는 기준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조직관리의 위기도 이때 많이 발생 합니다.
최악은 근무기간에 따라 연봉이나 승진을 결정 하는 것이고, 그 보다 더 최악은 개인의 능력에 대한 의존도 때문에 그저 붙잡기 위한 대응책으로 인사를 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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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얘기는 쉽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생각할때 좀 더 위기에 빠르게 대처하고 강력한 조직력을 갖추는 수직계열화의 전통적 직급에 대한 이야기만 몇마디 해보려 합니다.
요즘은 수평적 조직구조를 많이 강조하는 분위기 입니다. 그런 분위기가 어울리는 사회라서 그럴수도 있고 그런 문화가 자연스러운 업종 이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성 보다는 종합적인 업무 운영이 중요한 조직에서는 그러한 문화를 도입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종합상사나 건설회사, 유통업체들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같은 곳과 달리 일사분란하고 수직계열화된 뼈대를 갖춰야 원할하게 돌아가는게 사실이고 현실 입니다.
물론 이 또한 여러가지 이유와 근거로 반대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그리고 저처럼 이러한 수직계열화가 회사 조직에 더 효과적 이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는 전통적인 직급체계에서 각각의 직급에 대한 의미를 제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 내용을 잘 파악한다면 인사를 행하거나 조직관리의 형태적 기준을 잡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통적 직급체계는 보통 이렇습니다.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상무, 전문, 사장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그 각각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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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원(社員)
말 그대로 회사의 구성원이면 누구라도 다 사원에 해당 됩니다. 이것은 직급이 없음을 뜻 할 수도 있기에 가장 말단에 있는 사람을 사원이라 부릅니다. 사원은 선발이 중요하겠죠. 전문성 있는 특기를 제외 한다면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경영철학, 기업문화와 어울릴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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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임(主任)
말 그대로 주된 임무가 있는 사람 입니다. 일반 사원 중 회사생활을 하며 성실한 가운데 확실한 특기를 발휘하고 인정 받은 이들 중 그것을 주된 임무로 수행하는 역할을 맡길만할 경우 주임으로 승진 시킵니다. 적성에 맞고 잘하는 분야이므로 일을 하는 속도가 빠르고 남 보다 성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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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리(代理)
자기분야에서 최고 효율과 성과를 내는 가운데 경력과 업력이 쌓여 이제 유사시에는 부서장이나 회사를 대신할 수 있을만큼 회사와 회사가 시장에서 실현시키는 비지니스 구조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대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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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과장(課長)
총괄이나 영업이 아닌 지원이나 관리의 성격을 지닌 부서의 장을 가리킵니다. 자재과, 총무과등 군대로 치면 병참 영역에 해당 됩니다.
그리고 이 직급부터 뒤에 장(長)이 붙으며 인사의 기준에 조직관리 능력이 중요하게 자리잡습니다.
이 직급부터는 단순히 근무연수와 같은 선후배 서열이 아닌 업무 처리 능력과 회사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복수 인원의 업무관리 및 지휘능력, 보고능력이 함께 필요한 소대장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개별성과가 높은것만 가지고서 과장으로 승진 시켜서는 안됩니다.
여기서부터 노사관계의 경계선이 시작된다고 보면 되기때문에 조직원의 신망을 받거나 조직관리 능력을 갖추는등 업무 실력 이외에도 어느정도의 카리스마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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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차장(次長)
말 그대로 2인자란 뜻입니다. 참 애매한 직급 입니다. 그냥 부장 되기전 자리이고, 어쩌면 부장으로 올려야 할 상황이긴 한데 아쉬운 부분이 있어 대기 시키는 직급 이기도 합니다. 물론 드물긴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지나치게 빠른 승진을 하는 이들의 템포를 조절 하는데 쓰이는 직급 이기도 합니다. 부장을 보좌하고, 부장의 대행 역할을 하는게 주된 임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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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장(部長)
저는 부장을 사업부장, 즉 한 사업부의 장이라고 설명 합니다.
부장은 임원이 되기 바로 전 단계, 즉 사장이 될 자격을 부여 받기 바로 전 단계의 직급 입니다. 나름의 권한이 분명하고 책임의 범위도 보다 넓습니다.
왜냐하면 과장이 맡는 과와는 달리 하나의 독립사업체가 될 수 있는 부서의 총괄을 맡고 있는 것이기 때문 입니다.
따라서 사장이 될 인재가 이 직급에서 회사에 큰 성과를 만들거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나 브랜드를 탄생 시키는 업적을 만들경우 임원으로 승진 하는 것이고, 그러지 못할 때 흔히 말하는 만년부장이 되는 것이죠.
7. 임원
임원은 임시직원 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습니다만, 이 말의 뜻을 잘 헤아려 보면 이런 뜻도 됩니다. 임원은 위의 모든 단계를 거쳐 회사의 영업적, 경영적 역량을 가장 많이 갖춘 사람을 가리키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최고 책임자가 될 수도 있고, 경쟁사 또는 창업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칼 끝을 겨눌 수도 있음을 뜻하기도 하는 것이죠. 때문에 임원은 회사 입장에서 파트너와 같습니다. 때문에 비전과 사업 전반에 대한 권한과 책임의 공유 뿐만 아니라 성과에 대해 유무형의 분배도 특히 신경 써야 합니다. 조직 입장에서는 가장 신뢰해야 하기도 하고, 가장 경계해야 하기도 하는 인물이기에 서로의 이익을 고려하는 합리적 계약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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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글에서는 여기까지만 설명하고자 합니다.
사실 재미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은것 같은 긴 글입니다.
헌데 저는 위와 같이 직급에 대한 정의와 역할을 파악함으로써 그에 따른 인사 기준과 조직관리의 또다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각 직급에 맞게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하고,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부여해야 하고, 성장의 방향을 어떻게 제시해야 할지를 알 수 있기도 하지요.
연말 연초가 되면 신입사원 선발, 연봉협상, 인사이동등 조직관리 주요 업무들이 진행 됩니다. 이때 보다 나은 판단을 위해 저런 잡담 같은 지식도 조금은 필요하지 않을까 써봤습니다.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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