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생활에서, 배우자의 반대보다 더 무서운 것을 극복한 한 달. (feat. 남편에게 찾아온 무기력.)



안녕하세요 비싼붕어빵입니다.


저는 아너스가 되고 올해 수강하는 모든 강의는 '조장'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1, 2, 3월 연속 3개월 강의를 듣고, 조장을 맡았습니다.

매달 원씽으로 정했던 목표를 달성하면서 순조롭게 24년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가족의 지지, 특히 남편의 적극적인 협조와 응원으로 투자공부하는데에 걸림돌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저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생기면서

결국 올해 모든 강의의 조장지원이라는 목표는 한템포 쉬어가면서

처음으로 '강의only'로 내집마련 중급반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투자공부를 지지하던 남편이 바로 저의 투자생활에 걸림돌이 되어버렸습니다.

10억 달성을 그 누구보다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던 남편이 갑자기 투자공부를 반대하기라도 했을까요?


아니요.

제가 1월, 2월, 3월 연속 3개월 강의를 듣고,

조장을 맡으면서 최고의 기버 2번과 MVP를 달성하는동안

알게모르게 남편은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무기력'이라는 놈이 찾아왔습니다.





남편은 내향적이라서 대인관계보다는 여러가지 운동을 하면서 삶의 재미를 찾아가던 사람입니다.

개인 시간을 기대하기 힘든 대기업 건설사에 다니면서도

새벽 6시부터 수영을하고 남양주에서 강남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한다거나,

주말마다 수영이나 철인3종을 하고 때때마다 한강수영, 바다수영, RC카, 족구, 당구 등등

삶에서 본인의 즐거움을 찾아가면서 활력을 찾으며 살아가던 취미부자였습니다.


5년전, 퇴사를 하고 함께 자영업을 시작하게되었고, 오토바이 배달까지 하면서도

본인의 삶에서 늘 즐거움을 만들기위해

인건비를 더 쓰더라도 휴식을 챙기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고,

최소한의 취미활동을 하며 삶의 즐거움을 챙기며 살아야한다는 남편을 보면서

돈에 연연해하기보다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 삶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언인지를 알고, 채우며 자존감을 잃지않았고

저는 그런 남편에게 삶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를 늘 배우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대기업 건설사를 다니면서도 '내집마련'조차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저희 부부는

월부를 알게되고 '자본주의'를 깨달으면서

노후의 소득 절벽을 '부동산투자'라는 방법으로 대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게되었고,

남편은 저의 투자생활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습니다.


혼자 하거나 알바 한명 더 쓰면 된다며 저의 투자시간을 확보해주기도하고,

어린 아들들의 수면습관 잡아주듯이 일찍자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수면의 중요함을 늘 인지시켜주던 남편이었지만, 새벽까지 공부하는 저를 이해해주고,

늦게까지 배달일을 하면서도 집안일도 거들고,

못일어나는 저 대신 아침일찍 일어나서 아이들 등교를 봐주었습니다.

강의도 함께 들어주고, 저의 이야기에 항상 귀기울여주고,

시간이 날때마다 임장도 함께 해주면서 지역을 보는 눈, 단지를 보는 눈이

월부 초보 투자자 이상의 실력으로 늘어나기도 하고, 즐겁게 저의 장단을 맞춰주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들어 남편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비수기이다보니 직원이 줄고, 투자공부하고, 조활동한다고 제가 출근해서 함께 일하는 시간도 줄어들다보니 매장에서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손님도 뜸하니 결국 늘 매장에서 혼자 있었습니다.

제가 출근을 한다고해도 늘 저의 뇌구조의 대부분은 조활동과 조장모임, 월부뿐이었으니,,

함께 있는다고해도 남편은 혼자였을겁니다.

집에오면 30분정도 간단히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빼고나면 저는 또 급하게 책상에 앉고,

올해 중학생이 된 둘째마저도 이젠 아빠를 찾지않으면서

퇴근 후 1~2시간도 혼자 티비를 보다가 혼자 조용히 들어가서 잠이들었습니다.


토요일 새벽 지인들과 스크린 골프가 유일한 삶의 낙이었는데

투자코칭 이후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마저도 2주에 한번으로 약속을 줄이는 남편이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 결국, 남편은 말수가 줄어들고,

출근전 저와 함께하던 산책이나 러닝, 등산도 마다하고

잠을 잔다거나, 조용히 영화를 본다거나

함께 일하는 시간에도 기운이 없어보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3년전, 저는 어떤 계기로 '공황장애'를 겪을뻔 했습니다.

순간, '내가 왜이러지?', '이러면 안돼. 이 수렁에 빠지기전에 빨리 발을 빼내야해!', '여기에서 벗어나야해!', '내가 이러면 우리애들은 어쩌지?', '안그래도 힘든데 내가 이러면 남편은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이런 나를 잡을 수 있게 잡아준 남편과 아이들이라는 존재마저도 너무 감사했고,

언제나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남편에게 이런 상황이 온다면 정말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저에게 지난 4월. '남편의 마음이 힘들어지는 그 상황'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

24년 1호기 달성이라는 목표,

올한해 모든 강의 조장지원이라는 목표, 이 모든 것이

남편과 행복한 노후라는 목표보다 더 중요하지 않습니다.


4개월 장사로 1년을 먹고 살아야하는데

이대로라면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남편은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마음이 힘든 남편을 보듬어줘야한다는 생각 말고는 더 중요한 게 없었습니다.

3월 열기반에서 받은 MVP로 신청해둔 실전반도 포기할 생각까지 했습니다.

이대로 실전반가서 공부하다가는 집안도, 매장도 엉망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남편이 우울증으로 더 깊게 들어갈 것 같았고,

그런 남편을 보는 저또한 쉽지않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 뻔했습니다.


남편의 무표정과 무기력이 감지된지 한달여,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로 시간을 채웠습니다.

최대한 남편과 많은 시간 갖고, 수다를 떨었고,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을 함께 보고,

아무것도 안하고싶어하면 그냥 같이 누워서 늘어져있었고,

그 좋아하는 운동도 나설 채비를 하지않고 침대에 누워있으면 그냥 조용히 책을보며 기다렸고,

좋아하는 음식들을 해주고, 혼자 주방에서 도시락을 먹는 남편과 함께 저녁도시락을먹고 퇴근하고,

손님이 적고 알바가 있는 시간엔 데리고 나가 산책도 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쇼핑도 나가보고, 맛집도 데리고가고

힘들어도 최대한 밝은 표정과 목소리로 남편이 하고 싶은 것을 함께 했습니다.


그렇게 밝은척, 괜찮은척,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인척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음속에는 실전반 가기 전에 꼭 해두고싶었던 공부들과

올해말 1호기를 위한 임장과 임보가 아른거려 마음이 급했습니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이고,

괜찮다고 괜찮다고,, 이 한달을 어쩌면 저는 정말 가식으로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동료들과 카톡을 나누는 시간을 줄이고, 카페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임장을 못나가는 대신, 시세트레킹을 하거나 독서를 했습니다.



남편과 '행복 십계명'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때

남편은 제가 행복하고 기분 좋을 때 행복하다는 말을 첫 번째로 얘기했었습니다.

공부도 힘든데 내가 이렇게 비위까지 맞춰가면서 해야하나.

경제적 자유를 만들면 나만 좋은 것도 아닌데 내가 이렇게 눈치봐가면서 해야하나,

차라리 설득이라도 할 수 있게 투자공부를 반대하는게 더 쉽겠다.

하면서 야속한 마음, 답답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 역시, 남편이 기분좋고 행복하니, 비로소 평안을 찾고 행복한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좋으려고 그렇게 힘들게 한 달을 보냈나봅니다.


이런 제 노력과 제 마음을 느꼈는지

감사하게도 남편은 다시 텐션을 찾았습니다.

말도 많아지고 기분도 좋아지고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읽었던 '더해빙'의 내용을 이야기해주면서 '감사일기'를 추천해주었더니

남편도 매일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투자생활에서 분명 더 큰 시련을 만나게 되겠지만,

그때마다 힘들지만 그 고비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이겨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결국 성공이라는 것은 내가 좋아서, 나 좋자고 선택한 일이고, 내가 극복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힘듦을 견뎌내면 결국 궁극적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원하는 삶으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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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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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리코user-level-chip
24. 05. 19. 07:02

비붕조장님 ❤️ 역시 비붕조장님답게 현명하고 세심하게 잘 해결해가시고 계시군요~ 비붕조장님이 행복하다면 행복하다는 남편님은 찐사랑꾼이시네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고민이 있었는데 비붕 조장님 글에 다시 힘을 얻고 갑니다 💜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토치user-level-chip
24. 05. 19. 22:03

어려운 시간을 잘 이겨내셨네요 생각해 보면 우리 자실조를 여름부터 겨울까지 몇 달간 계속 지속하다가 올해 봄에도 조활동도 지속적으로 시간을 쓰시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투자에 집중하기도 어려우셨을 텐데 지금까지 너무나 잘 해오셨으니 한 템포 쉬면서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시는 거 정말 잘하신 것 같습니다 남편분도 붕어빵님의 노력을 잘 아니깐 잘 극복하신 것 같습니다 올해 1호기를 위해 우리 힘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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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엄user-level-chip
24. 05. 19. 22:26

비붕 조장님 어려운 상황에서도 놓지 않고 현명하게 시간 보내신 것 같아요..다 알 순 없지만 글을 통해서 어떤 마음이셨을지 알 것 같아요.. 어떤 시련이 와도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실 수 있어요 충분히 할 수 있는 분♥ 남편분께서 다시 텐션 찾으신것도 감사한 일이에요..! 앞으로도 함께 힘내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요 응원할게요💕